김인희 서울발레씨어터 단장

“공연에도 초대하고, 명절에는 함께 떡국도 먹으면서 정을 나누고 싶어요.”

아리랑국제방송이 10월23일 주최한 ‘외국인 근로자 어울림 한마당’에서 인도네시아 출신의 외국인 근로자 슈와르디(30)와 결연을 맺은 김인희(42) 서울 발레씨어터 단장.

그는 “80년대 초 발레를 배우기 위해 모나코에 머물면서 말과 문화가 맞지 않을 때 오는 불안과 공포를 느꼈던 적이 있다”며 “국내에서 일을 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작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노력을 하고 싶다”고 결연 취지를 밝혔다.

지난달 아리랑국제방송에서 외국인 근로자와의 결연을 권유했을 때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하겠다고 나선 것도 만리타향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근로자들의 비애가 가슴에 와 닿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단장과 결연을 맺은 슈와르디는 올 4월 입국해 전자부품 공장에서 일해오다 최근 실직,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었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슈와르디가 처해 있는 힘든 현실은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어요. 6ㆍ25 때 등 과거 우리나라도 이웃 나라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었는데 이제 조금 형편이 나아졌다고 외국인 근로자를 경시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국제봉사단체인 로타리클럽 회장으로 지난 10여년 간 장애아동 등 소외계층 돕기에도 앞장 서 온 그는 “(외국인 근로자와 결연의) 고귀한 뜻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예술인으로서 가능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김 단장 외에도 아리랑국제방송이 연 이날 행사에서는 류시화 시인, 박기현 한국오페라단장, 표완수 YTN사장, 송진섭 안산시장, 탤런트 여운계 등이 참석해 외국인 노동자와 결연을 맺었다.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