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할머니 역으로 오랫동안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던 정애란(본명 예대임)씨가 10일 경기 용인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8세.

고인은 1943년 악극단 ‘유락좌’ 단원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한 뒤 1950년대 후반부터 영화배우로 활동해 왔다. 출연작품으로는 영화 ‘애수’ ‘난중일기’ ‘을화’ ‘미워도 정 때문에’와 TV 드라마 ‘연산군’ ‘옛날에 이 길은’ ‘TV문학관-길 위의 날들’ 등이 있다. 또한 200여 편의 연극무대에도 섰다.

MBC TV 장수 드라마 ‘전원일기’에는 1980년 10월 첫 방송부터 최불암의 어머니로 출연해 폐암 치료를 받는 기간을 제외하고 종영 때인 2002년 12월까지 장장 23년간 참여했다. 부음을 접한 최불암씨는 “막바지 촬영 때 어머니가 몸이 안 좋으셨는데 정신만은 흐트러짐이 없었다”며 “마치 친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처럼 착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1979년 영화 ‘을화’로 대종상 여우조연상을, 1991년엔 방송협회 방송대상 공로상, 1996년 상하이 TV 페스티벌 여우조연상 등을 수상했다.

고인은 환갑 이후 2차례의 폐암 수술과 당뇨로 인한 합병증을 앓아 왔다. 장례는 고인의 바람대로 수목장(樹木葬ㆍ시신을 화장한 뒤 유골을 나무 밑에 묻는 방식)으로 치뤄진다.

유족으로는 연극배우인 딸 예수정씨와 사위 탤런트 한진희씨가 있다.


조신 차장 shinch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