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유혹할 '작업의 고수' "천성이 바람둥인가 봐요"

“감추지마, 서른 넷. 참 예쁜 나이테야.”

1월 16일부터 방영되는 MBC 새 월화드라마 ‘늑대’(연출 박홍균, 극본 김경세)의 한 장면. 최고 상위 클래스의 여성들만 상대하는 프로페셔널 바람둥이 배대철 역을 맡은 탤런트 에릭(26)이 작업 대상인 여자를 유혹하기 위해 날리는 대사다.

연기자로서의 출세작 MBC ‘불새’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향해 “나 한 발자국만 다가갑니다”라는 멋진 대사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달뜨게 했던 그가 이번엔 달콤한 미소 뒤에 야비한 의도를 감춘 ‘카사노바’로 나섰다.

“‘불새’에서의 사랑 고백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향한 진실한 마음의 표현이었다면, ‘늑대’에서는 제비 같은 인물로 작업할 때만 진실한 척해요. 그래서 ‘불새’ 때의 고백처럼 부끄럽게 느껴지지 않아요.”

‘늑대’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인(한지민 분)을 두고 성격과 환경이 대조적인 두 남성이 삼각관계에 빠진다는 내용. 에릭은 어려서 어머니에게 버림 받은 충격 탓에 여자를 믿지 않고 이용하는 바람둥이로 지내다가, 의도적으로 접근한 백화점 사장 딸을 만나 진실한 사랑에 눈 뜬다. 이러한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기 전에 그는 예행연습을 숱하게 한다. “키스 신이 많아요. 베드신도 있고. 웬만하면 가짜로 하고 싶었는데, 비오는 날 거리의 키스 장면에선 NG가 날까 봐 집중하지 않을 수 없어서 진짜 열심히(?) 했습니다.”

혈액형 B형의 에릭은 “실제로도 바람둥이 기질이 있다”고 대담하게 털어놓는다. “호감 가는 여자가 생기면 접근해서 내게 호감을 갖게 만들어요. 하지만 여자가 내게 호감을 보이기 시작하면 싫증이 나죠.”

탤런트 박시연과 풋풋한 사랑을 키워가고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터라 이런 그의 솔직한 발언은 다소 놀랍다. 그만큼 배역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역설적 표현으로 들린다.

“처음에는 귀여운 캐릭터를 맡은 엄태웅 형과 배역을 맞바꾸면 둘 다 잘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지난해 MBC 연기대상 최우수상을 안겨준 ‘신입사원’에서 친근하고 귀여운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은 뒤 처음 맡는 악역이라서 낯설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내면에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영혼의 순수함을 지닌 인물이라는 매력에 끌려 선택했다.

일본 최고의 스타 기무라 타쿠야가 나오는 일본 드라마를 보며 캐릭터를 준비했다는 그는 “초반에는 악역으로 나왔다가 드라마가 끝날 때쯤에야 차차 진실성이 드러나는 멋진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말로 배역의 이중적 매력을 강조했다. 특히 젊은 연기자들끼리의 찰떡 호흡은 배역에 대한 어색함을 쉽게 잊게 한다.

“사실 태웅 형은 워낙 그간의 배역 이미지가 강했던 탓에 친해지기 힘들겠구나 싶었어요. 하지만 작품에서와 달리 편하고 다정해요. 함께 하는 촬영이 재미있어 즐거운 경험으로 남을 것 같아요.”

자신감이 묻어 있는 그의 변신이 벌써 기대된다.

생년월일: 1979년 2월 16일

키:180㎝ 체중: 71㎏

학력: 동국대 대학원 연극영상학과 재학

수상: 2005년 MBC 연기대상 최우수상

소속그룹: 신화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