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공모 통해 2년간 초빙교수로 채용

중졸 학력이 전부인 소설가가 대학교수가 됐다. 주인공은 1996년 장편 ‘내게 거짓말을 해봐’로 외설 시비와 창작의 자유에 대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소설가이자 시인인 장정일(44)씨.

장씨는 3월부터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강단에 선다. 동덕여대는 지난해 말 공모를 통해 장씨를 계약기간 2년의 초빙교수로 임용했다고 밝혔다. 강의 분야는 ‘희곡 창작론’ 등 희곡 과목들. 장씨는 지난해 2학기부터 이 대학 시간강사로 출강해 강의 능력을 인정 받았다.

장씨는 “중학 시절 삼중당 문고 200여권을 독파하며 혼자 문학수업을 했는데 이렇게 교수로 강단에 서게 돼 감회가 새롭다”면서 “누구를 가르친다는 생각보다는 문학이 무엇이고 창작이 무엇인가를 복습하고 반추하는 마음으로 강단에 서겠다”고 말했다.

대학측은 “교육부의 학력 규정상 장씨를 전임교수로 임용할 수 없어 일단 초빙교수로 채용했지만, 일단 임기를 마치면 전임으로 발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 성서중학교를 졸업한 장씨는 84년 무크지 ‘언어의 세계’에 시 ‘강정간자’를 발표하며 등단한 뒤 87년 시집 ‘햄버거에 대한 명상’으로 최연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장편 소설 ‘너에게 나를 보낸다’(92년) ‘보트하우스’(99년)과 시집 ‘길 안에서 택시 잡기’(88년), 희곡 ‘해바라기’(96년) 등이 있다. 지난해 KBS 책 소개 프로그램 ‘TV 책을 말하다’에서 개그우먼 김미화와 공동 진행을 맡기도 했다.


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