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4일 참여정부 후반기 국정을 이끌어갈 새 총리 후보자에 장고 끝에 열린우리당 한명숙(62) 의원을 지명했다. 한 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국회 인준을 통과할 경우 첫 여성총리가 탄생하게 된다.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30여 년간 여성운동, 환경운동, 민주화운동에 진력해 오신 분으로 여성부 장관과 환경부 장관을 역임해 풍부한 국정운영의 경험을 쌓아왔고, 국회에서는 재선의원으로 여야 간의 대화와 타협을 주도하면서 균형잡힌 시각으로 정책을 조정하는 등 활발한 의정을 활동을 전개한 분"이라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한 총리 후보자는 30여 년간 진보적 재야 여성 운동가의 외길을 걸었으며 1979년 중앙정보부가 조작한 용공서클 사건인 ‘크리스찬 아카데미 사건’으로 2년간 투옥된 바 있다. 당시 남편 박성준(현 성공회대 교수)씨는 68년 ‘통혁당’ 사건으로 구속 중이어서 부부가 함께 감옥살이를 하였다.

한 총리 후보자는 2000년 16대 국회에 민주당 전국구의원으로 진출해 환견노동위원회에서 활동했으며 김대중 정부 때 발족한 여성부의 초대 장관(2001~2003년)을 맡아 2년의 짧은 기간에 여성부의 기반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재임 중 공보육 제도의 틀을 마련하고 여성 발전 5개년 계획을 완성했으며 호주제 폐지 공론화에 나서기도 했다.

참여정부 들어서도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환경운동을 열심히 한 것이 평가받아 2003년 환경부 장관에 발탁됐다.

한 총리 후보자는 정책 개발 단계부터 환경부가 참여하도록 해 환경보전에 힘을 기울였고 환경단체를 계획단계부터 참여시켜 문제를 협의해 나가는 등 업무의 민주성을 강조했다.

반면 환경부 장관으로서 환경적인 측면보다는 근로여성의 권익과 복지 향상을 위한 입법에 더 관심을 보였다는 지적이 있다.

환경부 공무원들은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해 “원칙이 분명하고 논리적이면서도 온화한 성품과 포용력을 갖추고 있었다”면서 “환경노동위 위원 시절 야당과 환경부 사이에서 갈등을 조정해주는 등 합리적인 스타일로 업무를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지방선거의 공정한 관리를 위해 한 총리 후보자의 열린우리당 당적 정리를 강력히 요구해 국회 인준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평양에서 태어난 한 총리 후보자는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한 후 70년대 민주화 운동 단체인 '크리스챤 아카데미' 활동을 했고, 93년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를 지냈다. 민주당 여성위원장,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 총선 선거대책위 공동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17대 총선에서 경기도 고양 일산갑에 출마, 홍사덕 전 의원을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으며 우리당 당혁신위원회 위원장, 최고위원을 지냈다. 슬하에 41세 때 낳은 아들만 1명 있다.


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