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클릭] 카리스마 넘치는 깔끔쟁이 반항아, 영화 '강적'서 박중훈과 연기 호흡

‘백수라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남자’
‘이미지 변신이 가장 기대되는 배우’

KBS TV ‘굿바이 솔로’에서 철없는 소년 같으면서 정이 많은 민호 역으로 호연 중인 천정명(26)은 최근 스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각종 설문조사에서 어김없이 인기 상위에 오르내린다.

언론들도 2006년 최고의 유망주, 기대주란 수식어를 빼놓지 않는다. 지난해 화제의 SBS 드라마 ‘패션 70’으로 ‘SBS 연기대상 뉴스타상’을 받은 데 이어 영화 ‘태풍태양’으로 청룡영화제 남자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

그야말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는 중. 2003년 SBS 시트콤 ‘똑바로 살아라’의 단역 연기자로 출발, 아직 신인 연기자 딱지를 떼지 못한 그에게 이런 폭발적인 관심이 부담스럽진 않을까.

“그런 거에 민감한 편이 아니에요.” 어눌한 말투, 짧은 답변. 그러나 그 속에는 거품과 같은 인기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진중함이 내포돼 있다. 게다가 사람들의 관심을 먹고 살면서도 그 시선에 무심한, 다소 기이한 남자다.

“사람들의 시선 받는 것, 좋아하지 않아요. 연예인이 됐어도 어디 나갈 때 차려 입고 나가는 스타일 이 아니에요. 청바지에 샌들, 그냥 편한 차림이 좋죠.” 그는 자유분방하다. 아이러니컬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먹고 사는, 연예인이 된 까닭도 여기에 있단다.

“회사라는 공간에서는 일하기 힘들 것 같아요. 갇혀 사는 거 싫어해요.”

그래서일까. 전작 드라마와 영화에서 ‘반항적인 눈빛’으로 사람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주었던 그는 트레이드 마크가 된 ‘짧은 머리’의 역사(?)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들려준다.

“고등학교 때부터 밀었어요. 머리 규제하는 것에 화가 나서요. 그런데 이마가 넓은 편이어서 의외로 반응 좋더라구요. 그때부터 짧게 자르고 다녀요.”

여기까지만 들으면 그는 터프가이 그 자체. 그러나 누나들만 있는 집의 막내(1남 2녀 중 막내)로 자란 그는 “집안에 먼지 하나 있는 것도 참지 못하는 깔끔한 성격에 소극적이고, 조용한 남자”라고 스스로를 평했다. “매우 꼼꼼하고, 깔끔쟁이”라고.

“반지나 목걸이 같은 액세서리를 즐겨요. 얼마 전에는 해골 모양 줄자 하나를 갖게 됐는데, 그처럼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디자인된 것이 정말 좋아요.”

야누스 같다.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그러나 ‘자기색깔이 뚜렷하고, 나아갈 길을 알고 있는 꽤 현명한 배우’라는 점만은 분명한 게 틀림없다. 그는 배우로서 자신의 매력을 ‘홍콩 배우’들의 벤치마킹을 통해 키워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요즘은 홍콩 영화 배우들에 꽂혀 있어요. 양조위, 장국영 같은 배우들이 너무 멋있게 보여요. 강한 카리스마도 있지만 슬픔이 녹아있는 깊은 눈빛이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5월에는 박중훈과 공동 주연을 맡은 액션영화 ‘강적’에서 새로운 카리스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선배 박중훈은 천정명을 두고 “오랜만에 만나보는 눈빛이 살아있는 배우”라고 극찬하며 그의 성장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극중 탈옥수 연기를 위해 몸무게를 7㎏이나 감량했다는 천정명. 그의 열정어린 땀방울들이 이번에는 또 어떤 매력으로 결실을 맺을지 자못 기대된다.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