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일일극 '열아홉 순정' 주연 맡으며 당찬 포부 밝혀

“공식적인 자리라 칭찬만 할 줄 알았는데, 100% 만족은 못한다는 감독님 말씀에 ‘살짝’ 당황했어요. 사실 어떤 연기자가 자신이 연기 못한다고 생각하겠어요. 저도 연기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거든요. ‘그렇게 하면 안돼’ 하면 왜 그런지 이유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1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KBS 일일드라마 ‘열아홉 순정’(극본 구현숙, 연출 정성효ㆍ황인혁) 제작발표회에서 ‘얼짱’ 탤런트 구혜선(22)의 당찬 발언은 화제가 됐다.

그간 MBC시트콤 ‘논스톱5’, SBS ‘서동요’로 안방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내밀었지만, 연속극에서 주연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 여느 신인탤런트처럼 “무조건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상투적인 말 대신, ‘똑부러지게’ 답하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인터넷 ‘얼짱’ 출신으로 네티즌에게 먼저 얼굴을 알렸던 그는 2002년 컴퓨터 CF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후 쇼 오락프로그램의 출연이 더 잦았던 게 사실. 때문에 ‘연예인’으로서는 어느 정도 이름을 얻었지만,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지는 못했다.

“솔직히 오락ㆍ시트콤 이미지에서 어떻게 하면 벗어날까 많이 고민했어요. 2년 정도 잠적할까도 생각해봤죠. 하지만 꾸준히 연기 생활을 끌어가다 보면 시청자들의 기대치에 어느 정도 부응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때론 ‘얼짱’이라는 타이틀이 부담이 되지 않았을까. 미남배우 장동건이 연기생활 초기, 잘생긴 외모의 굴레(?)에서 힘들어 했던 것처럼.

“어려서부터 단역이나 잡지에 간간이 얼굴을 비치는 무명 생활을 했는데 ‘얼짱’ 타이틀로 연예계에 입성한 건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결코 부담되는 꼬리표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절친한 친구이자 또 다른 ‘얼짱’ 출신으로 요즘 주가가 치솟고 있는 탤런트 남상미와도 곧잘 비교가 된다.

“라이벌 의식은 전혀 없구요. 드라마에서 보이는 부분보다 그렇지 않은 개인 생활에서 더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전 감정 조절에 약한데 상미는 언제 어디서나 친절하죠. 친구로서 존경해요.”

시원하고 솔직한 말투다. ‘열아홉 순정’에서도 그는 이같이 밝고 씩씩한 ‘캔디’ 같은 역할을 맡았다.

옌볜 처녀 양국화 역. 미리 약속한 남자와 결혼하려고 한국으로 건너왔지만, 결혼식 전에 예비 신랑은 죽고 만다. 이에 좌충우돌하며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명랑 소녀 캐릭터가 그다.

생년월일: 1984년 11월 9일
키: 164㎝ 체중: 42㎏
가족사항: 2녀 중 막내
혈액형 : A형
출신학교: 서울예대 방송연예과
특이사항: 인터넷 '얼짱' 출신 연예인

시골이 옌볜으로 바뀌었을 뿐, 몇 해 전 장나라를 스타덤에 올려놓았던 ‘명랑소녀 성공기’와 캐릭터가 흡사하다. 동그랗게 큰 눈이 만화적인 인상을 풍긴다는 점에선 외적으로도 장나라와 비슷하다.

“어떠한 이미지건 전혀 새로운 건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다른 면이 분명히 있고, 또 저 자신한테 ‘유일함’이라는 가치를 넣어서 독특함을 만들어내려고 합니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그는 옌볜 사투리 구사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처음에는 옌볜 출신 친구로부터 사투리를 배웠어요. 하지만 이미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옌볜 사투리를 북한 사투리와 비슷하게 써왔기 때문에 일정부분 이에 맞추려고 노력했습니다.”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일일극 주인공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걸 꼭 잘 해내서 ‘떠야’ 한다는 식의 부담은 없다”며 “스스로 압박하지 않고 다른 배우들과 조화를 이루면서 성실한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스물두 살의 구혜선은 이제 ‘얼짱’이라는 꼬리표 대신 ‘배우’라는 이름표를 달 수 있을지 갈림길에 섰다.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