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모습으로 브라운관 누비는 30대 배우MBC 드라마 '있을 때 잘해'에서 유부남과 불륜 연기

생년월일: 1969년 12월 9일
키: 170cm 체중: 48kg
학력: 경원대학교 의상학과
수상: 1994년 제 30회 백상예술대상 여자 신인 연기상
데뷔: 1994년 영화 ‘투캅스’
도발적이고도 이국적인 ‘팜므파탈’. 12년 전 강우석 감독의 영화 ‘투캅스’(1994)는 한 신인 여배우를 일약 스타로 만들었다. 신선함으로 단번에 관객들을 매료시켰던 배우 지수원(36)이 그 주인공.

당시 20대의 풋풋한 매력으로 스크린을 가득 채웠던 미녀 스타 지수원이 어느덧 서른 중반을 넘어선 나이가 됐다. 그러나 강산이 변하고도 남을 그 세월이 믿기지 않게 지수원은 그때의 모습 그대로다. 뭇 남성들의 마음을 홀리던 늘씬한 다리와 상큼한 미소….

시시각각 변해야 하는 배우에게, 10년이 넘도록 한결같은 이미지는 더 없는 칭찬일까, 욕일까. 17일부터 방송된 MBC 새 아침드라마 ‘있을 때 잘해!!’(극본 서영명, 연출 장근수)에서 지수원은 ‘예전과 흡사하지만, 또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 앞에 나섰다. 유부남을 유혹해 불륜 행각을 벌이다 결혼을 하지만 결국 이혼하고 마는 모델 에이전시 회사의 커리어우먼 배영조가 지수원의 새 배역이다.

“투캅스에서 (박)중훈 오빠를 유혹할 때보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7월 13일 ‘있을 때 잘해!!’ 제작발표회장에서 만난 지수원은 이렇게 ‘특별한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투캅스 때의 이미지가 강해, 남자를 유혹하는 섹시한 여자로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기억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억울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한 번 검색해보세요. 남자를 유혹하는 역할은 ‘투캅스’ 이후 해본 적이 없어요. 아마도 제가 출연했던 작품 중 가장 성공한 캐릭터여서 그렇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도발적인 이미지가 너무 잘 어울리는 지수원의 실제 성향은 어떨까. 그녀 내면의 모습은 얼마나 투영된 것일까.

화면의 이미지와는 달리, 쑥스러움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그녀는 조심스럽게 입을 뗀다. 지수원은 “유부남은 네버(NEVER)”라고 단호히 잘라 말한다.

“나이가 들면서 법으로 금지하는 것은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짙어져요. 어렸을 때는 철 없어서 그렇다고 쳐도 지금은 아니잖아요. 하지만 맡은 역이 그러하니, (마음 속) 저 밑에 조금이라도 있을지 모르는 그런 부분들을 최대한 끄집어내어 표현하려고 해요.”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몸매 관리 비결에 대해서는 지수원은 “항상 사랑을 생각하며 살기 때문이다”고 소녀적 감성을 엿보이기도 했다.

“이성에게 예쁘게 보이려는 감정을 유지하면서 긴장하다 보면, 밥 두 그릇 먹을 것도 한 그릇 반만 먹게 돼요.” 자칭 진짜 ‘밥순이’라고 강조하는 지수원이 밝힌 다이어트 비결이다.

그런 그녀가 요즘 20대 때보다도 더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 전작 ‘사랑한다 웬수야’ 이후 “9개월 여를 쉬면서 일 욕심이 많이 생겼다”는 지수원은 15일부터 방영되고 있는 MBC 4부작 미니시리즈 ‘도로시를 찾아라’에선 딸을 잃어버린 전직 아나운서 서지수 역으로 안방극장을 찾고 있다.

밤샘 촬영에 지친 충혈된 눈으로 지수원은 “보양식으로 홍삼을 먹고 있어요.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는데, 이렇게 바쁜 날이 또 올까 생각하며 참아내요”하고 웃는다.

채시라, 하희라, 유호정 등 요즘 활발한 활동으로 ‘제 2의 전성기’를 열고 있는 30대 연기자들의 의욕적인 모습과는 어딘가 또 차이가 있다. 지수원은 그 무엇에도 연연하지 않는 듯한 ‘초월론’을 편다.

“한 살 씩 나이 먹어가면서 ‘이제 내가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하는 생각을 해요. 그저 아침에 촬영장에 나가면서 기분 좋게 발걸음을 뗄 수 있으면 만족이에요. 하루하루 즐겁게,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늘 즐겁게 사는 마음 덕인지 지수원은 영원한 젊음을 간직한 듯 싱그러워보였다.

드라마 제목 그대로 ‘있을 때 잘해’가 그녀의 인생관인가 보다.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