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남 홍파복지원장 국민훈장 수상… 삼성복지재단 등도 국민포장

“해마다 100명 이상의 자녀를 얻었지요. 이만큼 행복한 일도 없을 것입니다.”

7일 제7회 사회복지의 날에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한 박일남(63) 홍파복지원장은 무의탁 아동과 중증 장애인들을 돌보며 사회복지인으로서 지난 41년간 외길을 걸어온 보람을 이렇게 표현했다.

‘사회복지의 날’은 국민의 사회복지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사회복지사업 종사자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제정된 것으로 사회복지 발전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 정부 포상이 수여되고 있다.

박 원장은 시설 아동들이 사회인으로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했고, 중증 장애인시설 건립 등 복리증진에 앞장 선 공로로 상을 받게 됐다.

박 원장 자신도 몸이 불편한 4급 지체장애인이다. 한국전쟁으로 아버지를 떠나보냈고, 열일곱 살 때에는 어머니까지 여의었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에 있던 그가 사회복지의 길에 들어선 계기는 단순하다. 어려서부터 신앙심이 두터웠던 그는 교회에서 운영하는 고아원에 자주 봉사를 다니다가 “정식으로 근무해달라”는 요청을 받고는 그 일을 평생의 업으로 삼았다.

“이심전심이었을까요? 무의탁 아동들이 너무 좋았어요.”

그러나 사회복지란 개념조차 없었던 척박한 시절, 무의탁 아동과 장애인에게 헌신하면서 살아온 삶에 힘든 순간이 없었을 리 없다. 아이가 아프면 병원에 가서 진료비를 대신해 그와 아내의 피를 뽑아주고 왔던 일, 장성해서 결혼할 나이에 이르면 예비 배우자 집을 찾아다니며 눈물로 호소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당시에 비하면 우리 사회의 복지 수준은 눈부시게 향상됐지만 아직도 안타까운 점이 많다고 그는 말한다. 무엇보다 박 원장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하는 것은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 박 원장은 “그간 시설 생활인의 복지 수준은 상당부분 개선됐지만, 종사자의 처우는 여전히 열악한 상태”라며 “앞으로 사회복지사들이 좀 더 질 높은 서비스를 펼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한용회 삼정복지재단 사장.
▲ 한용외 삼성복지재단 사장.

박 원장과 함께 정부포상으로 국민포장을 수상한 한용외 삼성복지재단 사장은 우리나라 기업 복지재단의 모델을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 사장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기업들의 사회공헌이 많이 위축되었음에도 ‘작은 나눔 큰 사랑’ 사회복지 프로그램 지원사업을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추진했고, 삼성복지재단을 비롯한 5개 삼성재단을 체계적으로 이끌어왔다.

한 사장은 “기업의 사회공헌은 시혜적 의미보다는 기업의 경영 활동 자체”라며 “사회공헌을 하지 않는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는 각오로 앞으로도 사회 공헌활동의 확대를 위해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선친의 대를 이어 30여 년간 지역 사회복지를 실천해온 박흥석 마산종합사회복지관장(국민포장) 등 총 185명이 정부포상을 수상했다.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