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l Change! 하모니카로 동서양 경계넘는 연주, 퓨전 재즈·일렉트로닉 가미한 2집
12월 13일 인터뷰를 위해 주간한국을 찾아왔을 때도 전제덕은 예의 그 모습이었다. 교복 같은 단정한 차림새에 깔끔하게 빗어 내린 헤어 스타일 등이 ‘착한’ 고등학생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그의 음악, 그의 이야기는, 예상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What is Cool Change’란 새 음반 제목처럼, 전제덕의 음악과 정신은 무엇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변화무쌍함의 예술이다.
“하모니카 안에만 갇히기 싫었다”는 그의 설명처럼, 새 음반이 들려주는 음악적 언어들은 놀라울 만큼 풍성하다.
2년 전 하모니카를 ‘옥수수 두 줄’의 추억을 넘어, 온전한 악기로서 세상에 새롭게 알렸던 전제덕의 또 하나의 ‘도전’이다. 2004년 10월 발매된 데뷔 앨범은 지금까지 국내 연주 음반으로서는 드물게 1만4,000여 장이 팔려나가는 선전을 하고 있고, 2005년 한국대중음악상 ‘재즈&크로스오버’상도 받았다. 사랑만큼, 부담도 컸다. 그럼에도 전제덕의 음악은 대중적 ‘입맛’만을 겨냥하지는 않았다.
“재미있는 실험이 많아요. 하모니카를 신디사이저에 걸어 보고, 이펙트 효과를 더하기도 했죠. 대중 음악인으로서 사람들 반응이 중요하겠지만, 혹 인정 받지 못하더라도 저는 나름대로 만족할 것 같아요. 정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그의 말대로 새로운 곡들에선 짙은 고민의 흔적이 역력하다. 1집이 따뜻한 어쿠스틱 감성적 색채였다면, 이번 음반은 퓨전 재즈, 일렉트로닉 등 차가운 감성을 짙게 표출한다. 특히 앨범 제목과 동명의 곡이자 마지막 곡인 ‘Cool Change’는 무려 7분43초에 달하는 대작으로 연주 음반의 ‘깊은 맛’을 전해준다.
재즈 음악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팝 음악과 국악 등 동서양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편식 없는 음악적 취향처럼 그는 일정한 ‘틀’을 거부하는 자유인이다.
“언론은 늘 제 이름 앞에 ‘시각장애’란 수식어를 붙여요. 사람들이 다 제가 앞을 보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데 굳이 그 틀 안에 가둬놓고 바라볼 필요가 있을까요?”
그에게서 피어나는 천진난만한 웃음을 보면, ‘닫힌 마음’이 진정 행복의 걸림돌이라는 생각이 든다.
“항상 유쾌하고 즐겁게 살려고 해요. 요즘은 음반이 나오자마자 불법 MP3가 풀려 좀 씁쓸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저를 잊지 않고 음반을 찾는 팬들이 있으니 힘을 내야죠.”
전제덕은 새해가 되면 우리 나이로 서른네 살. 혈기왕성한 청년이지만, 그의 차가운 지성은 20, 30년 후의 먼 미래에까지 닿아 있는 것 같다.
“조용필 선배님이 80세가 되서 콘서트를 해도 많은 사람들이 환호했으면 좋겠어요. 저 또한 먼 미래에 그러하고 싶으니까요. 진득함이 인정 받는 문화가 정말 아쉬워요.”
전제덕은 구체적인 새해 소망은 없지만 단 하나 간절한 소원이 있다면 바로 “끊임없이 발전하는 음악 세계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생년월일: 1974년 6월 20일 출신학교: 인천 혜광학교 경력: 2006년 MBC 전제덕의 마음으로 보는 콘서트 MC 조성모, 조규찬 등 가수앨범 참여 튜브, 똥개 등 영화 OST참여 수상: 2005년 한국대중음악상 재즈&크로스오버 데뷔: 2004년 전제덕 1집 |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