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연하男서 삐딱한 반항아로

“아무도 없어요. 없다구요!”

‘열아홉 순정’ 후속으로 1월 15일부터 방송되는 KBS 1TV 일일드라마 ‘하늘만큼 땅만큼’(극본 최현경, 연출 문보현)의 첫회 예고편. 천성은 밝고 유쾌한 편이지만, 양자라는 처지 탓에 가족에게서 겉돌며 말썽 피우는 아웃사이더 무영 역을 맡은 박해진(23)이 경찰서에서 조사 받으며 내지르는 대사다.

‘하늘만큼 땅만큼’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점이 무엇이고 행복한 가족의 조건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 KBS 2TV 주말극 ‘소문난 칠공주’에서 이태란과 연상연하 커플의 닭살 연기로 ‘누나들의 로망’으로 떠오른 귀여운 남자 박해진이 이번엔 아픔을 간직한 반항아로 매일 안방극장 팬들과 만난다.

“무뚝뚝한 부산 사나이라는 외형적 요소만 본다면 ‘연하남’과 닮아 있지만, 털털하고 보다 인간적인 내적 측면에선 ‘무영’이와 훨씬 더 비슷해요. 그래서 예쁘게만 꾸며졌던 연하남의 이미지를 훌훌 털어버리고, 있는 그대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족 갈등의 원인과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복합적인 인물이지만, 단순하지 않아 오히려 연기하기가 더 수월하다는 설명이다.

비록 둘 다 신인이지만, 상대역을 맡은 탤런트 한효주(19)와의 안정된 호흡도 자신감을 더해준다.

“사실 ‘소문난 칠공주’에서 이태란 선배의 연인 역으로 처음 발탁됐을 때는 제가 과연 베테랑인 그분의 상대역을 할 수 있을까 부담이 컸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효주 씨나 저나 모두 신인이기 때문에 서로 도와가면서 연기해야죠. 착하고 붙임성 있는 친구라 잘 맞을 것 같아요.”

애교 많은 귀염둥이 같은 드라마 속 이미지와는 달리 똑부러지고, 늠름한 모습이다. ‘연하남’이란 캐릭터로는 수많은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모았지만 정작 본인의 이름 석자는 제대로 알리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전혀 조급함을 보이지 않았다.

“여하튼 얼굴을 알린 게 어디에요. 최민수 선배님은 아직도 종종 대발이로 불리는 걸요.”

하지만 시청률 부담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는 솔직한 심경도 내보인다. 일일드라마 ‘열아홉 순정’이나 ‘별난 여자 별난 남자’가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데다, 개인적으로는 ‘소문난 칠공주’로 스타덤에 오른 후 처음 맡는 드라마 주연이라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막막하고, 부담되고, 잘 해야겠다 생각하죠. ‘하늘만큼 땅만큼’의 반응이 좋지 않으면 저 때문에 그런 것으로 생각돼 아무래도 신경이 많이 쓰여요.”

연기력 논란 또한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된 그에게는 가장 무거운 과제로 남겨져 있다. 그는 “두 번째 드라마인 만큼 향상된 연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두 달간 특별 연기수업을 받았다. 조금씩 배우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말로 연기 욕심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팬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드라마 한 편으로 하늘을 찌를 듯한 인기를 얻고 있는 행운아 박해진이 ‘하늘만큼 땅만큼’을 통해 연기지평을 얼마만큼이나 넓혀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생년월일: 1983년 5월 1일
키: 185cm 체중: 72kg
취미: 프라모델 조립, 요리
데뷔: 2006년 KBS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
수상: 2006 KBS 연기대상 신인연기상
학력: 2006 서울종합예술전문학교 연기예술학과 입학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