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미니시리즈 '개와 늑대의 시간'서 가슴 저미는 사랑 그려
배우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지만 정식으로 연기수업을 받아본 적이 없다. 결국 출연작마다 ‘연기력 논란’이라는 또 하나의 꼬리표가 달리곤 한다.
남상미는 현재 출연 중인 MBC 수목 미니시리즈 <개와 늑대의 시간>(극본 한지훈 유용재ㆍ연출 김진민)을 통해 진정한 배우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기존의 밝고 활발한 이미지를 버리고 비운의 사랑을 나누는 역할을 맡았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다. 근 1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며 제대로 연기수업도 받은 터라 꽤 자신감도 붙었다.
“제가 모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다 우연한 기회에 연예인이 됐잖아요. 어딜가나 꼬리표가 따라다녔죠. 그래서 이번 드라마는 더욱 특별해요. 제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절절한 사랑 얘기를 그리거든요.
직업이 배우인 만큼 저를 배우로 보고 판단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무조건 ‘얼짱 출신’이라는 기준으로 대하는 건 자라고 있는 아이를 모질게 꾸짖는 것이 아닐까요?”
<개와 늑대의 시간>이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란 개와 늑대의 구별이 어려워지는 해질녘을 의미하는 프랑스어다. 확실한 정체성을 갖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뜻하기도 한다. 얼추 남상미의 처지와 겹쳐진다. ‘얼짱’과 ‘배우’라는 경계선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처음 접했을 때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어요.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했죠. 설명을 듣고 나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 지던걸요. 이번 드라마를 마칠 때쯤이면 저도 보다 확실한 위치를 잡게 되지 않겠나 생각해요.”
하지만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꼬리표가 싫지만은 않다.
추억을 떠올리며 모 패스트푸드점을 찾곤 한다. 남상미는 “어떤 사람이 근무하는지 눈여겨 보게 되요”라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남상미는 ‘제2의 남상미’의 등장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저는 운이 좋았어요. 전례가 없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같은 경우가 반복되면 대중들에게 통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 사람 자체를 보기보다는 ‘제2의 OO’라는 수식어를 먼저 보게 되죠. 주목받게 되는 분이 상처받을 것 같아 걱정돼요.”
스포츠한국 연예부 안진용기자 realyong@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