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 위원장김경준 불법행위 알고 이 후보 손 떼… 주가조작 공범설은 완벽한 음해

17대 대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이 후보의 낙승이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최근 이명박 후보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들이 증폭되고 최대 네거티브로 꼽히는 ‘BBK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김경준 씨가 이달 중순 국내로 송환될 예정이어서 ‘이명박 대세론’이 위협받고 있다.

대선의 최대 고비를 앞두고 한나라당은 범여권의 총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3선의 중진 홍준표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클린정치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제‘홍준표팀’의 활동 여하에 따라 이명박호의 대선 행로와 안착 여부가 영향을 받게 됐다. 10월 31일 오후, 홍준표 의원이 상임 위원장으로 있는 국회 환경노동위 위원장실에서 그를 만나 네거티브 대응 전략 등에 대해 들어봤다.

- 클린정치위원회가 신설이 되고 위원장을 맡았는데 가장 중점을 둘 과제는.

“대한민국의 정치가 깨끗해지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2002년도와 같은 네거티브 대선이 되어서는 안되고 국민을 향한 정책 경선이 되야 한다. 여권은 2002년 대선 때 김대업 네거티브에 이어 이번 연말 대선에서는 정교하게 문서로 네거티브를 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 김경준의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미국 소송기록에서 발췌해서 제기할 것이다. 클린 정치가 되려면 돈선거 없애고, 정경유착 끊고, 조작ㆍ음해 선거, 즉 네거티브 선거가 없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도 네거티브가 횡행할 것으로 보고 한달 전 안산에서 대선출정식 하던 날 이명박 후보와 만나 클린선거를 위해 네거티브 선거, 정치부패를 방지하고 이것을 행하기 위해 잠정적으로 정치개혁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것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게 클린정치위원회다.”

- BBK 사건의 당사자인 김경준 씨가 이달 중순 국내 송환된다. 클린정치위원회가 출범한 것도 그와 관련된 것으로 보는데.

“미국 검찰에 체포되어서 2년 6개월 동안 미국에 남겠다며 ‘인신보호 청원’까지 낸 김경준이 왜 대선을 앞두고 귀국하겠나. 모종의 공작이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본다. 미국 법정의 소송 기록을 보면 지난 9월 김경준이 반소장을 제출했는데 내용이 통합신당 주장하고 거의 같다. 김경준의 죄는 10년 이상 구형에 처할 수 있는데,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무기징역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어떻게든 이를 저지하기 위해 범여권과 손을 잡은 게 아닌가 생각된다. 일설에는 범여권이 집권할 경우 김씨의 사면을 약속한 조건으로 귀국하는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 BBK 사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국민들은 BBK 사건의 실체를 모르면서도 ‘무언가 있는 게 아니냐’는 느낌을 갖고 있는 것 같다. BBK 사건은 워낙 복잡하고 소위 경제전문가도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BBK 사건의 요점은 크게 세가지다. 먼저 김경준이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제대로 알리는 것이고, 다음에 주가조작에 이명박 후보가 연루됐느냐, 그리고 주가조작의 시점에 관한 것이다. 김경준은 타인의 위조여권으로 7번이나 미국과 한국을 드나들었고 죽은 동생의 위조여권을 사용하기도 했다. 여권을 위조한 것은 주가를 조작하고 미국으로 도피하기 위한 준비행위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국민들께서 바로 알아야 할 포인트는 이명박 후보가 주가조작에 연루됐느냐 하는 것이다. 이 후보가 주가조작을 했다면 경제이득이 있어야 하는데 이득은커녕 피해만 봤다. 김경준은 옵셔널벤쳐스를 인수를 해 주가조작을 하고 380억 원을 만들어 미국으로 도망가서 200억 원 가량은 스위스 비밀 은행에 집어넣고, 180억 원 가량은 미국에 갖고 있다가 미국 검찰에 체포돼 압류됐다. 이명박 후보는 LKE뱅크에 30억 원을 투자했고, 친척이 운영하는 (주)다스는 190억 원을 투자해 받아낸 돈은 50억 원 뿐이다. 이 후보와 ㈜다스가 170억 원 정도를 떼인 것이다. 주가조작의 공범이라면 돈을 떼이겠나. 이 후보는 김경준이 벌인 사기행위의 피해자다. 그래서 김경준을 상대로 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 통합신당은 이명박 후보가 BBK, LKe뱅크의 실질적 소유자이고, 주가조작에도 관여했다는 주장인데.

“BBK는 이명박 후보가 LKe뱅크 설립 이전에 페이퍼컴퍼니(서류상의 유령회사)로 이미 존재했던 투자회사이다. 주가조작과 관련해서는 그 시점이 쟁점인데 내 기억으로는 김경준이 2000년 12월부터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것은 일종의 범죄행위(주가조작)의 준비단계이다. 옵셔널벤처사의 지분을 인수해 2001년 3월부터 본격적인 주가조작에 뛰어든 것으로 안다. 그런데 삼성생명으로부터 100억 원을 투자 받는 과정에서 허위서류를 제출해 금감원의 조사를 받게 되자 이 후보는 김경준의 회사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LKe뱅크 이사직을 사퇴하고 지분을 포기하는 등 손을 뗐다. 김경준은 그 때를 전후해 20여개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주가조작에 나섰고 그 해 서초경찰서에 체포되자 위조여권으로 미국으로 도망갔다. 주가조작은 이 후보가 발을 뗀 무렵부터 본격화 됐다. 이 후보는 주가조작과 무관하고 감사원과 검찰 조사에서도 다 밝혀졌다.”

- 그럼에도 이명박 후보가 BBK의 실소유주라는 것을 의심케 하는 홍보물, BBK 정관, BBK 카드 사용 영수증, 인터뷰 등이 있다.

“그것은 김경준이 불법행위를 준비하는 것을 모르고 참여했을 때 생긴 일이라고 알고 있다. 미국 MBA를 나온 유능한 경제전문가가 추진하고, 또 인터넷 뱅킹이라는 새로운 영역이고, 일을 안하고는 못 배기는 이 후보 성격 등이 어우러져 선의로 사업을 할 때의 얘기다. 나중에 김경준이라는 인물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손을 털고 나왔다. 주가조작 공범은 터무니 없는 음해다.”

- BBK 사건 이외에도 이명박 후보에 타격을 줄 네거티브가 거론되고 있는데.

“더 이상의 소재는 없다고 본다. 요즘 신당이 의도적으로 거론하는 상암동 DMC 건은 참여정부 내내 검증을 거쳐 문제가 없다고 밝혀진 구문이다. 지난 경선 때 이명박 후보의 해외부동산 얘기가 돌아서 신당의 모 의원이 LA에 가서 조사한다고 난리를 친 적이 있다. 우리 쪽에서 미리 미국의 사설탐정을 동원해 미국 전역의 이명박ㆍ김윤옥(부인) 명의의 부동산을 조사해 ‘부동산이 없다’는 확인서를 받았다. 김윤옥이란 명의의 부동산이 7건이 있었는데 이 후보 부인과는 관계없는 동명이인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도 여권 일각에서 허무맹랑한 소문을 퍼뜨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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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