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드·보사노바 등 다양한 장르 섞은 2집 앨범 발표14곡 가사 모두 직접 써… "행복한 노래 많이 담았어요"

메이비(MayBee)는 ‘5월의 꿀벌’이라는 뜻이다. 바쁘게 꿀을 나르듯 성실하게 음악활동을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긴 생머리에 커다란 눈망울의 메이비는 언뜻 소녀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한마디씩 건넬 때마다 수줍게 보이는 미소가 인상적이다. 1년6개월 만에 2집 앨범 <러브 클라우드>를 들고 나온 메이비의 모습은 여전히 사랑스럽다.

하지만 다가서면 멀어지고 불면 날아가버릴 듯 신비스럽고 여리게만 보이는 이미지는 2집에서 탈피한 듯하다. 웃음이 많아졌고 발랄한 수다도 늘었다.

꿈결을 헤매던 신비소녀가 바로 내 옆에 나란히 앉아 친숙하게 말을 걸고 있다. 2집을 통해 음악적으로 내면적으로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롱런’을 선언한 메이비와 만났다.

#깊어진 감성, 내 느낌을 찾았다

메이비의 2집은 1집과 비슷한 듯 다르다. 1집의 연상선상에 있으면서도 변화를 주려고 한 흔적이 눈과 귀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1집의 느낌이 그대로 담긴 곡이 있는 반면 다른 곡도 많아요. 밝고 행복한 노래가 많아졌어요. 그래서 그런지 제 분위기도 많이 밝아졌죠. 음악적으로도 많은 시도를 해봤어요.”

2집은 1집의 총 프로듀서를 맡았던 김건우가 또다시 메이비와 호흡을 맞춰 만들었다. 하정호 이상준 등 유명 작곡가도 참여했다. 무엇보다 발라드 한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팝록 과 재즈 도 시도했다. <엉엉 울었어>에서는 메이비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다는 보사노바 리듬도 살짝 묻어 나온다. 전자음이 대거 차용된 도 귀를 잡아당긴다.

감성은 깊어지고 장르는 다양해졌다. 무엇보다 메이비 노래의 특별함은 가사다. 메이비는 이번 앨범에서도 14곡 전곡의 가사를 자신의 손으로 썼다. 2집 수록곡의 가사는 메이비가 이효리 <텐미니츠>의 도발적인 가사를 쓴 주인공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감성적이고 섬세하다.

메이비는 “1집에는 데뷔 가수이다 보니 눈치를 많이 봤어요. 소극적으로 내 느낌을 적게 된 것 같아요. 이번에는 하고 싶은 대로 편하게 적어봤어요. ‘오이 마사지’ 같은 가사는 어감 때문에 쉽게 쓰기 어려운 가사인데 과감하게 쓰게 됐어요. <못난이> <미치도록>도 발라드 제목치고는 느낌이 강해서 많이 망설였죠. 하지만 다른 단어로는 설명이 안됐어요. 그래서 더 제 느낌이 잘 살아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메이비의 감성은 타이틀곡 <못난이>에서 가장 빛난다. 사랑이 식었을 때 한없이 못나게 보이고 초라해지는 감정을 풀어냈다. ‘편한 옷만 입어서 화장기 없는 얼굴이 지겨워져 떠난 것 같아/…/아무리 예쁜 화장을 해도 아무리 예쁜 옷을 입어도 헤어지자고 말하는 네 앞에 내가 초라해져. 너를 사랑한 죄로 세상에서 내가 가장 못나보여’

메이비 자신도 ‘못난이’처럼 사랑엔 소질이 없다고 한다. 자기방어가 강해서 누군가를 열렬히 원한 적도 거의 없을 듯하다. 그래서인지 절절한 가사가 메이비의 미성과 만나 진한 슬픔을 끌어낸다.

# 엉뚱하고 발랄해, 이것도 내 모습!

메이비는 2집을 통해 약간은 무겁고 우울해 보이는 인상을 걷어냈다. <샤랄라송> 는 이전 메이비의 팬이라면 서운해 할 만큼 통통 튀듯 발랄하다. 메이비는 “발랄하고 쾌활한 모습도 제 모습 중에 하나인데 반응이 엇갈리는 걸 보면 약간 당황스러워요. 편한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주면 좋을 것 같아요”고 말했다.

메이비가 이전 신비롭다 못해 위태위태해 보였던 모습 대신 친근하고 편한 느낌으로 다가온 데에는 라디오라는 매체가 큰 힘을 발휘했다. 메이비는 KBS 2FM(89.1MHz) <메이비의 볼륨을 높여요> 진행에 푹 빠져 있다. 청취자와의 행복한 교감은 메이비에게 하루 중에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메이비는 “라디오는 보통 혼자 듣게 되는 매체인 것 같아요. 외롭고 힘겨운 사람들에게 무언가 위로가 되어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해요. 방송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는데 공부도 하게 됐죠. 무엇보다 제 이름을 달고 나가는 방송이라 책임감을 배웠어요”라고 말했다.

메이비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동시간대 청취율 1위를 차지했다. 유명 DJ가 포진된 시간대라 1집 가수 메이비가 해낼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메이비는 노래만큼 진행에 노력했는데 결과가 좋아서 행복감을 표시했다.

“3개월 동안 매일 개인기를 할 때가 있었어요. 퀴즈코너였는데 제가 힌트를 주기 위해서 성대모사를 했죠. 썩 잘하는 완벽한 개인기는 아니었지만 노력하는 모습을 귀엽게 봐주신 것 같아요. 매주 금요일이 되면 목이 쉴 정도로 라디오 방송에 전력을 다하고 있어요.”

메이비는 라디오를 통해 얻은 친근감을 이번 앨범을 통해 더욱 강조시켰다. 신비감 대신 이웃 같은 살가움을 채웠다.

메이비는 “친근한 여자 가수로 봐 주셔서 좋아요. 그만큼 노래도 친근하게 느껴 주실 것 같아요. 친근하게 다가가면서도 오랫동안 팬들 곁에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포츠한국 김성한기자 wing@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