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평론가 강명석 씨는 "패리스 힐튼은 연예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가 늘 관심거리인 독특한 부류의 엔터테이너"라며 "가정환경과 외모, 그리고 스캔들을 상업화하는데 타고난 기질을 가졌다"고 말했다.

패리스 힐튼은 팝스타는 끝없이 화제거리를 만들고 재미를 선사하는 엔터테이너여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이 점에서 성적 이미지를 전략적으로 사용해 팝 아이콘이 된 마돈나와 비슷하다.

마돈나와 같은 시기에 활동했던 가수 신디 로퍼. 로퍼는 가수로서는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고 평가 받았지만 마돈나 만큼 화젯거리를 만들어 내지 못해 '팝의 여왕' 자리를 빼앗기게 된다.

팝스타로서의 패리스 힐튼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패션 아이콘으로서 그녀가 입는 옷은 곧바로 세계적인 유행이 된다. 심지어 그녀가 기르는 강아지에게 먹이는 사료나 핑크색 모토롤라폰이 대번에 미국전역에 선풍을 일으킬 정도다.

패리스 힐튼 같은 재벌가 자손이 연예활동과 스캔들을 통해 사회명사가 될 수 있는 것은 미국이기에 가능하다. 강명석 씨는 "한국은 아직까지 부자들이 예의를 갖추고 사회에 모범이 되기를 기대하는 문화가 있어 힐튼 같은 방종한 부자가 대중 스타가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행사장 한번 납시면 최소 1억원… 섹스비디오로도 떼돈 벌어

브랜드 전문가들에게 힐튼은 '브랜드 메이킹의 천재'로 통한다. 재벌가의 상속녀, 미모와 연예활동, 끊임없는 말썽이 합쳐져 패리스 힐튼이라는 유명한 브랜드를 만들고, 이를 상업화해 어마어마한 수입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퍼블릭브랜드 컨설팅의 김형남 대표는 긍정적인 이미지든 부정적인 이미지든, 일단 인지도가 높은 것이 브랜드 자산을 형성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패리스 힐튼은 수많은 스캔들로 '안티세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자산이 매우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지도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패리스 힐튼. 그녀의 브랜드 자산은 얼마나 될까?

기네스 펠트로, 톰 크루즈, 안젤리나 졸리 같은 톱스타들에 비해 그녀의 출연료나 모델료는 높지 않은 편.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유명세가 주는 프리미엄을 이용해 유명인들의 생일파티나 패션쇼를 비롯해 각종 행사장에 돈을 받고 나타난다.

그녀가 언론에 공개한 연간 수입은 약 2,000억 원. 상속녀로서 가족에게 물려 받은 돈이 500억 원인 것에 비해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 올리는 수입이 훨씬 많은 것이다.

패리스 힐튼의 수입원은 다양하다. 방송출연료로 받는 돈이 약 144억 원, 향수와 보석 브랜드 사업으로 매년 18억 원을 벌며, 전 애인 릭 살로먼과 찍은 섹스비디오와 자서전 판매 등의 부수입도 수십억 원에 이른다.

이 중에서 가장 높은 수입원은 그녀가 행사장에 나타날 때마다 받는 돈이다. 힐튼은 영국의 한 언론에 "내가 어느 한 곳에 나타나기만 해도 최소 1억원"을 받는다고 했다. 일본 등 해외를 방문할 때마다 1분에 3억 원의 돈을 받는다고 밝힌바 있다. 이렇게 해서 그녀가 벌어들이는 수입이 1년에 2,000억 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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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