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히트곡 한국어로 번안한 1.5집 발표… 열정적 가창력에 팬들 열광1집 대성공·2집 불안감… 불면증 시달려

‘오리콘 혜성’이 한국 가요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며 떨어졌다.

윤하의 등장은 2007년 한국 가요계에서 가장 의미 있는 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1집 앨범<고백하기 좋은 날>에 수록된 <비밀번호 486><연애조건>등은 한국에서 생소한 ‘피아노록’ 장르를 선보이며 윤하의 존재감을 알렸다.

오리콘의 차트 순위로만 알려졌던 한국 유망주 가수가 팬들의 귀에 당찬 자신의 음악을 꽂아넣었다. 신기루 같던 혜성의 존재가 손에 잡힐 듯 눈앞에 펼쳐지자 팬들의 반응도 열광적이었다. 그런 윤하가 1집의 성공 이후 의미 있는 쉼표를 찍었다.

1.5집 <혜성>은 2004년부터 윤하가 일본에서 발표했던 곡들을 한국어로 번안해서 재발표한 앨범이다. 일본활동의 강렬함을 국내 팬에게 알리면서 2집의 기대감을 키우는 포석이다. 2007년 가요계 최고의 ‘완소녀’ 윤하를 만났다.

# 의미 있는 쉼표를 찍다

가수 윤하는 최근 토이의 최연소 객원 보컬멤버로 합류했다. 기존 윤하의 모습과는 거리가 느껴지는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은 서정적인 발라드 곡이다. 윤하는 “한국에 와서 토이의 음악을 접하게 됐어요. 나중에 알게 됐는데 저희 어머니께서도 토이 팬이셨다고 하셨어요. 객원에 참여하면서 넓은 팬층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기뻐요”라고 말했다.
가수 윤하는 최근 토이의 최연소 객원 보컬멤버로 합류했다. 기존 윤하의 모습과는 거리가 느껴지는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은 서정적인 발라드 곡이다. 윤하는 "한국에 와서 토이의 음악을 접하게 됐어요. 나중에 알게 됐는데 저희 어머니께서도 토이 팬이셨다고 하셨어요. 객원에 참여하면서 넓은 팬층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기뻐요"라고 말했다.

한 중견가수는 수많은 일본 팬들의 계속된 요청에도 일본어 앨범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그의 답변은 “언어가 바뀌면 노래의 감성도 뒤바뀌면서 원하는 감정을 전달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는 일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국내 가수에게 공통된 고민 중에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윤하는 몇 안되는 이런 고민에서 제외되는 한국 가수다. 한국어와 일본어 모두 완벽하게 구사하며 감정 전달에 전혀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윤하는 한국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일본에서 불렀던 곡들의 공개 시점을 고민했다고 전했다.

윤하는 “저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도 이번 앨범은 ‘야심작’이에요. 오랫동안 구상을 했기 때문에 번안앨범에 욕심을 많이 냈어요. 팬들에게 잘 포장된 선물을 해드리는 기분이라 녹음하면서 저도 기분이 좋았어요. 2집이 나오기 전에 이전 활동을 정리한다는 의미에서 겨울에 발표하게 됐죠”라고 말했다.

윤하는 2004년부터 일본에서 8장의 싱글과 앨범을 발표했다. 타이틀 곡 <혜성>을 비롯해 <터치><약속><손을 잡고서> 등은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과 드라마에 사용되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혜성>은 윤하를 일본에 본격적으로 알린 곡이다. 유명 애니메이션 <블리치>의 엔딩 곡으로 사용되면서 윤하의 존재를 알렸다.

오리콘 싱글 차트에도 10위권에 진입되면서 ‘오리콘 혜성’이라는 애칭을 선사한 곡이기도 하다. 일본의 감성을 거드리면서도 한국 정서를 간직한 독특한 분위기의 곡이다.

예를 들어 섬세한 멜로디 라인은 일본의 분위기가 짙다. 하지만 마치 강렬하게 드리블을 해나가다가 덩크슛을 꽂아넣듯이 곡 후반부에 열정적으로 터져나오는 윤하의 가창력은 한국 팬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윤하도 이런 차이를 잘 알고 있었다.

윤하는 “한국과 일본 팬들은 음악적 취향이 많이 달라요. 한국 활동을 시작하고 얼마 동안은 적응하기 힘들 정도였어요. 한국 팬들은 급격한 멜로디의 변조나 시원시원한 창법을 좋아해요. 음악 외적으로도 반응이 정말 빠르고 적극적이에요”라고 말했다.

# 소퍼모어 증후군은 없다

‘2007 친친클린콘서트’에서 그룹 크라잉넛(오른쪽)과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윤하.
'2007 친친클린콘서트'에서 그룹 크라잉넛(오른쪽)과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윤하.

윤하는 인터뷰 중 최근 불면증에 시달린다고 밝혔다. 낮과 밤이 따로 없는 바쁜 스케줄 때문에 생체리듬이 깨진 탓도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높아진 인기 만큼 깊어진 윤하의 고민이 엿보인다.

1집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 그리고 2집의 불안감에서 오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성장통을 겪고 있는 가수의 모습은 곁에서 지켜보기 안쓰럽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 아픔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윤하도 잘 알고 있었다. 당차게 자신이 지고 나가야 할 부분에 대한 고민을 치열하게 하고 있었다. 윤하의 딜레마는 피아노였다. 피아노록이라는 신선한 음악 분위기로 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지만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윤하는 “많은 분들이 저를 떠올리면 ‘피아노’를 생각하세요. 물론 피아노가 제 음악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다른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피아노가 있으면 퍼포먼스적으로 제한이 많이 생기거든요. 무대 위에서 피아노를 치워야 할까요? 말까요? 요즘은 고민이에요”라고 말했다.

윤하는 나이보다 휠씬 어리게 보는 주변의 시각도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다.

윤하는 앳된 외모지만 한국외국어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하고 있다. 한때는 어려만 보이는 외모가 콤플렉스였던 적도 있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벗어 던졌다. 음악적으로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외모도 자연스럽게 변모할 것이라는 걸 영리한 윤하가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윤하는 “어떤 팬은 제가 ‘중학생’으로 알고 계시더라고요. 요즘에는 그런 오해에 익숙해졌어요. 고민도 많이 했는데 지금 제 모습이 제 음악에 가장 잘 어울린다고 깨달았어요. 앞으로도 음악적으로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면 이런 오해도 자연스럽게 없어지겠죠. 그렇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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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연예부 김성한기자 wing@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