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장애우들에게 꿈을 주는 '희망 전도사'…콘서트 기부금·상금 모아 북한에 휠체어 전달

“음악을 통한 ‘마더 테레사’가 되고 싶어요. 전 세계에 있는 장애우들, 특히 북한에 있는 장애우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요. 저의 음악이 그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2월 10일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행사에서 축하 연주를 끝낸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22)씨의 목소리는 들떠 있었다. 장애인식 개선을 위해 지난 2005년부터 전국을 돌며 릴레이 ‘희망으로 콘서트’를 해오고 있는 희아 씨. 그는 밝게 미소를 띠며 작은 가슴 속에 품은 원대한 희망을 펼쳐 보였다.

■ 나눔과 사랑의 피아노 선율

네 손가락으로 전 세계를 감동시킨 ‘사랑과 희망의 전도사 이희아’. 그는 항상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과 장애우들을 위해 피아노를 연주한다.

희아 씨는 지난 9월 올림픽공원에서 북한장애인돕기 자선 음악회를 열었다. “자선 음악회에 참 많은 분이 와주셨어요. 커다란 공연장을 메워 준 천사 같은 분들의 도움으로 연주를 할 수 있었죠.” 음악회가 끝나고 모인 기부금으로 북한에 휠체어 250대를 전달할 수 있었다.

지난달에는 아산복지재단이 희아씨 어머니 우갑선(52)씨에게 아산상 효행가족상을 수여했다. 모녀는 이날 받은 상금 역시 북한 장애우를 위한 휠체어를 사는데 전액을 기부했다.

“엄마는 항상 ‘사랑해 희아야’하면서 저를 안아주세요. 이렇게 사랑을 받을 때면 그 사랑을 어려운 이웃과 장애우들에게도 나눠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피아노는 제가 받은 사랑을 전달하는 매개체이자 바로 제 자신이기도 해요”

희아 씨의 피아노 선율에는 나눔과 사랑이 담겨있다.

■ 희망으로

“장애인 최초로 평양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사실 내년 6월에 평양공연일정이 잡혔는데 꼭 해낼 거예요. 그래서 북한 장애우들에게도 희망을 전해주고 싶어요.”

희아 씨는 12월 16일 중국 옌타이 지역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중국 장애우들과 중국 장애인 예술단을 초청해 멋진 무대를 선보이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그는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장애우들의 인권 보장이 잘 안 되는 나라에 가서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전 인류적인 공연을 하고 싶다”며 국제적인 희망전도사가 되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국내에는 이미 그가 전해 준 희망이 곳곳에서 자라나고 있다.

희아 씨는 교육부가 주최한 릴레이 ‘희망으로 콘서트’에 참가한 지 벌써 3년이 다 돼간다. 전국의 학교를 돌아다니며 청소년들에게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심어주고, 학교 분위기 개선에도 앞장섰다. 내년 내후년에도 ‘희망으로 콘서트’는 계속된다. 그리고 희아 씨 역시 ‘희망으로 콘서트’와 함께 할 것이다.

수 많은 피아니스트 중에서 자신을 특별할 수 있게 해 준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수식어가 오히려 고맙다는 희아 씨.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세요. 제가 장애를 딛고 피아노라는 관문을 통과한 것처럼 여러분도 시련과 어려움이라는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 거예요.”

희아 씨의 눈은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고, 무한한 열정이 넘쳐흐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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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희 기자 leonelga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