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 영화 '가면'서 여형사역 맡아 농익은 30대 연기 스타트

어느덧 30대다.

배우 김민선은 19세의 나이에 연예계에 첫발을 디뎠다. 올해로 꼭 데뷔 10년째를 맞았다. 그리고 한 달 후면 30대에 늘어선다. 20대 전부를 연예계에 투신했다. 여배우에게 서른이라는 나이가 부담될 법도 하다. 김민선은 담담하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10대부터 30대를 아우르는 배우가 됐네요. 기분이요? 오히려 좋아요. 30대는 안정감이 느껴지는 나이라고 생각해요.”

김민선이 생각하는 30대는 ‘어른의 나이’다. 녹록치 않은 연예계에서 20대를 보내며 서른이 되는 날을 기다렸다. 서른을 ‘이립(而立)’이라 한다. 공자가 서른 살에 자립한 데서 유래한다. 뜻을 세울 나이다. 김민선의 목표는 ‘30대 다워지기’다.

“몸만 30대면 안 되잖아요. 정신적으로도 서른의 나이에 이르고 싶어요. 정신적 나이와 신체적 나이가 같아지면 정말 ‘김민선’답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영화 <가면>(감독 양윤호ㆍ제작 DRM엔터테인먼트)는 김민선에게 특별하다. 30대를 여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김민선은 <가면>에서 논리적이고 냉철한 성격의 여형사 박은주 역을 맡았다. 살인을 다루는 스릴러물은 처음이다. 연기하기 쉽지 않았지만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던 찰나 만나게 된 더없이 좋은 작품이었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죠. 평소 공포물도 즐겨 보고 ‘간이 크다’는 얘기도 많이 들어요. 그 속의 주인공이 되니 상황이 다르더라고요. 감정 잡는 데도 힘이 들었고, 그걸 유지하느라 진땀 뺐어요. 동료 배우와 스태프가 좋아서 다행이었죠.”

김민선은 이번 작품에서 배우 김강우와 호흡을 맞췄다. 김강우와는 아직 개봉되지 않은 영화 <인류멸망보고서>에서 함께 연기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 한층 수월했다. 하지만 김강우에 대한 첫인상은 좋지 않았다.

“지난 2005년 영화 <태풍 태양>의 품평회에서 김강우를 처음 봤어요. 당시 작품을 두고 불만 섞인 반응을 보여 인상이 안 좋았죠. 나중에 자기의 작품과 연기에 대한 욕심에서 비롯된 행동이란 걸 알게 됐어요. <가면>을 촬영하면서는 도움을 많이 받았죠.”

김민선은 지난 1999년 영화 데뷔작 <여고괴담2>을 통해 관객들에게 오싹한 공포를 선사했다. <가면> 역시 소름 돋게 만드는 작품이지만 장르 속성상 공포와는 다르다. 김민선은 ‘영화에 대해서 말해 달라’는 주문에 “영화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최고”라고 말을 아꼈다.

“스릴러 장르는 영화에 대한 정보를 모르는 상황에서 보는 것이 가장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유추하지 않는 것이 좋죠. 개인적으로 시사회도 줄였으면 좋겠어요. 영화 다 보고 나올 때 ‘밥 한끼 잘 먹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해요.”

김민선은 연기 외에도 KBS 예능 프로그램 <해피 선데이-하이파이브>에 출연하며 숨겨 놓은 끼도 발휘했다. 춤솜씨를 비롯해 색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최근 복귀 앨범을 발표한 박진영은 김민선을 뛰어난 춤솜씨를 지닌 배우 중 한 명으로 꼽았다.

“지난 2001년 박진영씨의 <음음음>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적이 있어요. 전 춤추기를 즐겨요. 술 한 방울 안 마시고도 신나게 놀 수 있죠. <해피 선데이-하이파이브>도 저에게는 놀이와 같았어요. 한바탕 잘 놀고 온 기분이에요. 놀이 동산은 언제든 다시 가고 싶듯이 예능 프로그램에도 꾸준히 출연할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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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안진용기자 realyong@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