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차원 넘어 '사람이 주인' 되는 문화정책 마련 위해 국가예산 늘려야20년전 '전원일기' 출연 때 이당선인과 인연서울시장 시절엔 초대 문화재단 대표 맡아… 새정부 문광부장관 거론엔 심적 부담감 느껴

유인촌(56) 유씨어터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의 인연이 남다르다. 20여년전 배우와 팬으로 만난 이래 이명박 당선인이 서울시장 재직시 유 대표는 서울문화재단 초대 대표를 맡았다.

대선기간에는 유세장을 돌며 이 당선인을 지원했고, TV 지지 연설자로도 나섰다. 유 대표는 “이명박은 다르다. 대한민국이 확 바뀔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이 당선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유 대표는 이명박정부 초대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거론된다.

9일 오후, 유 대표의 문화공간인 유씨어터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이명박 당선인의 문화 마인드와 향후 5년 우리나라 문화에술의 변화 방향을 들어봤다.

- 20여년의 인연이 있고 선거유세도 적극적이었는데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 대한 감회는

“어려운 선거 과정을 옆에서 참여한 입장에서 기쁘고 감격했는데 차분해지면서 대한민국의 변화를 생각했다. 우리 회 여러 분야에 변화가 올텐데 기대와 함께 잘 해 나가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

- 이명박 정부에서 문화분야의 변화를 전망한다면.

“당선인은 서울시장 하실 때 여러 많은 일을 해놓고는 문화분야에 역점을 두면서 문화시장으로 이름이 남기를 바란다고 했는데 지금 국민의 관심이 경제, 일자리 창출,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기대가 워낙 크기 때문에 초기에는 그 부분에 전력하실 것이다. 그리고 경제문제가 어느정도 풀리면 분명히 역대 어느 대통령 때보다 문화 예술쪽으로 관심과 지원 정책을 펼칠 것이다. 부분적인 문화예술 정책이 아닌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포괄적이면서 세부적인 ‘사람이 주인’인 문화를 펼쳐 갈 것이다”

- 선거 유세기간에 이명박 당선인의 문화대통령 역량을 강조했는데 어떤 부분이 그렇다는 것인가

“3년간 사울시에서 문화행정을 함께 하면서 일하는 모습을 보고 확실한 믿음을 갖게 됐다. 역대 대통령들이 정치적으로 탁월한 분이었다면 이명박 당선인은 일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일 것이고 문화예술 분야도 상당한 변화가 올 것이다. 경제적 감각이 있는 만큼 문화쪽도 글로벌화하고 국가이미지를 고양해 세계무대에서 대힌민국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 문화산업 쪽도 관심과 지원으로 크게 변화, 발전이 있을 것이다. 그동안의 대통령이 정치대통령으로 각인됐다면 당선인은 경제대통령과 더불어 문화대통령으로 깊은 인상을 남길 것이다”

- 이명박 당선인은 지난해 10월 유 대표가 주선한 문화예술인과의 만남에서 '문화국가''문화강국'을 강조한 바 있다. 어떤 의미라고 보는가

“문화강국은 결국 문화에술인들이 여러 제약을 받지않고 자신의 창작 의욕을 마음대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서 그것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또는 세계무대에서 우리나라를 알리는 등 예술가들이 역할을 할 수 있게 바탕을 만드는 일이라는 의미다. 국민에겐 삶의 질 향상이라는, 돈이 있건 없건, 학벌이 있건 없건, 문화적으로 소외되는 부분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문화라는게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에 다 표현되는 것이어서 문화국가란 역사와 전통, 그러한 것의 창작, 기초질서부터 국민들의 삶이 잘 지켜지고 제도적으로 보완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라고 본 것이다”

- 선거기간이나 대선 후 문화전문가로 조언을 한 부분이 있다면

“복잡한 애기는 안하고 문화 관련 예산을 올렸으면 하는 말씀을 드렸다. 당선인 스타일이 세세하게 간섭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전문가가 필요하면 역할을 인정하고 맡기는 쪽이다. 사후 보고받고 문제가 생기면 대응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평소 하던대로 문화의 토대를 발전시킬 수 있는 큰 틀의 말씀만 드렸다”

- 대통령직 인수위 사회ㆍ교육ㆍ문화분과위 자문위원으로 어제 문광부의 보고를 받았는데 특별히 주문한 사항이 있다면.

“현재의 예산이 문화정책을 펼쳐가는데 적당한지, 그리고 어느정도 되야 문화정책을 제대로 펼 수 있는지 물었다. 국가예산의 2% 정도는 되야한다고 하는데 현재는 1% 정도라고 한다.문화정책이든 문화산업이든 기본이 탄탄해야 한다. 특히 순수예술 쪽으로. 그래야 좋은 예술가들이 나오고 그것이 산업으로 파생돼 나가고 쌓이고 하는 것이다”

- 문화현장인으로 이명박 당선인에 바라는 게 있다면

“현장 예술인들의 여건이 개선되야 예술의 창작도 풍요로와진다. 현재 예술계는 국민의 기본 보험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당선인에게는 국민에게 공약한 것을 잘 실천해주길 바랄 뿐이다”

―이명박 당선인과 20여년의 인연인데.

“처음 만난 것은 전원일기에 출연할 때였다.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전원일기의 열성팬이어서 출연자들을 수시로 불러 밥을 사고, 때로 그룹 임원들과 함께 배구를 하기도 했다. 1989년 방영됐던 KBS 드라마 ‘야망의 세월’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내가 맡았던 배역이 바로 이명박 당시 현대건설 회장을 모델로 했다.”

- 그런 인연만으로 초대 서울문화재단 대표를 맡기지는 않았을 텐데

“그래서 나도 당선인께 물었다. 나를 뭘 딛고 맡기시느냐고. 그랬더니 “올바르게민 하라”고 하셨다. 무한 권한과 무한 책임을 지운 것이었다. 그리고 내 분야이니 근사치는 하지 않겠나, 그리고 얼굴이 많이 알려진 것도 고려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 3년간 서울시 문화행정을 함께 하면서 판단한 이 당선인의 문화 역랑을 말한다면

“무엇보다 문화에 대한 애정과 이해, 그리고 문화를 보는 시각이 확연히 다른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라고 생각한다. 기초예술에 대한 지원을 3년 가까이 지속작으로 지원한 것이나 요즘 ‘실용’이란 표현을 하는데 적절한 시기에 적절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많이 갖고 있는 것에 놀라곤 했다. 또한 문화 하면 흔히 예술을 생각하는데 당선인은 청계천, 교통체계 개편, 육교를 없애고 인도를 만드는 것 등 사람 우선의, 사람을 위한 시정 자체를 문화로 봤다”

- 오랫동안 당선인을 가까이서 지켜봤을 텐데 단점이리면

.단점일 수도 있고 장정일 수도 있는데 일하는데 있어서 인정적이지 않다. 친하다고 봐주지 않아 상처를 받기 쉽다. ‘냉정하고 차갑다’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런 부분이 좋다. 또 쉴 줄 모르고 일하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지“ .”

- 이명박 정부 초대 문광부장관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그런 말을 자주 듣는데 서울시 인사 때와는 다르지 않겠나. 개인적으로 맡겨주면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고 능력 잇는 분들 많은데 좋은 분들 선택하셔야겠죠.

- 이명박 당선인이 어떤 대통령으로 남기를 바라는가

“공약대로 경제 우선 살리고 5년이란 기간 열심히 일하고 끝났을 때 정말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도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업그레이드 된 대한민국이 되엇다는 평가를 받기 바란다. 그래서 좋은 대통령으로, 인정받고 존경받고 임기를 마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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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