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타이밍도 좋았지만 양질의 네티즌 참여 덕분"

“콘텐츠가 훌륭하기만 하다면 한국에서 만든 것이라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습니다. 유튜브 안에서 글로벌 브랜드를 개발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니까요.”

세계 최대의 온라인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YouTube)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ㆍChief Technology Officer)가 한국을 찾았다. 스티브 첸(Steve Chenㆍ30). 구글코리아 사무실을 찾았던 1년 전에 이어 두번째 방한이다.

그는 2005년 27세라는 젊은 나이에 실리콘 밸리의 한 작은 차고에서 파트너인 채드 헐리와 함께 ‘유튜브’를 처음 개발, 불과 1년 만에 그 해 ‘최고의 발명품’ 이자 매일 1억개의 비디오 조회수를 기록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동영상 사이트로 키웠다. 2006년 11월에는 16억5000만 달러(약 1조6500억원)에 구글-유튜브 인수 협상을 성사시키는데도 리더십을 발휘했다.

“2005년 1월 샌프란시스코의 집에 친구 10여명을 초대, 조촐한 파티를 가졌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장면을 디지털카메라로 촬영 했는데 나중에 파일을 보내려다 보니 문제가 간단치 않았습니다. 동영상 파일이 이메일로 전송하기에는 용량이 너무 크고 쉽지 않았던 거지요.”

그리고 개발에 들어간지 불과 4개월. 유튜브는 그렇게 태어났다고 첸은 말했다. 이름을 붙인 이는 채드 헐리. TV를 가리키는 Tube에 you를 붙여 ‘당신이 만드는, 당신이 원하는 TV’란 의미를 담았다.

“동영상처럼 용량이 큰 파일을 보내거나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 뿐입니다.” 첸은 유튜브의 성공 비결에 대해 “운이 좋았고 타이밍도 적절했다”고 얘기한다. 설립 당시 전세계적으로 브로드밴드(초고속 통신망) 보급이 이뤄졌고 디지털 카메라 시장도 급성장, 기기 값이 내려간 것도 도움이 됐다. 동영상을 볼만한 PC 보급도 역시 늘어났다.

지난 해 구글과 한 가족이 된 배경에 대해서는 “구글이 가진 테크놀로지와 유튜브의 엔지니어링 마인드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 기업이 사용자들에게 최고의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이 일치했다는 것. 하지만 지금 유튜브의 사무실과 임직원들은 예전 그대로 처럼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그는 털어놨다. 구글의 ‘지시나 명령’은 한 번도 없었다고 전했다.

“유튜브가 상상 이상의 성공을 거둔 이유는 사용자들의 콘텐츠 덕분입니다. 98%가 사용자들이 만들어 주는 것이죠. 직원들의 역할과 업무는 2%에 불과합니다.” 원하는 것을 언제든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규모의 라이브러리가 유튜브라고 그는 정의했다.

동영상 사이트의 역할을 아직도 춤과 노래 등 엔터테인먼트에 머무는 경향이 없진 않다. 이에 대해 그는 최근 미국에서는 사용자들이 정치인에게 보내는 질문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올리는 것이 유행이 되고 있다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정보통신 인프라가 뒤처진 아프리카에서 조차도 비슷한 걸 본적이 있어요.”

유튜브가 안고 있는 과제들에 대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저작권 침해 우려나 종합 미디어로서의 수익 모델 확보 등. “동영상 하나하나마다 일일이 저작권을 확인하는데는 어려움이 있고 나라마다 저작권법이 다른 것도 장애물입니다.” “일단 현지 법을 존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그는 수익모델도 기술적이 아닌 다른 차원에서 해결방안을 모색중이다고 덧붙였다.

“앞으로는 휴대폰 단추 하나만 누르면 동영상을 쉽게 볼 수 있는 방안을 도입하려고 합니다. 컴퓨터 뿐 아니라 거실의 TV를 통해서도 유튜브를 접하게 하고픈 욕심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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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