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데뷔9년… 리메이크 앨범 내극도로 자제한 창법 신선… 연기 등 다른 분야서도 끼 발휘

1990년대 말 가수 신해철이 가요계에 던진 또 하나의 어록이 있다.

“가요계는 지금 멜로디의 포화상태다”라는 말이다. 이 말은 음악의 코드진행이 비슷해지면서 멜로디 라인이 표절한 것처럼 비슷하게 들리는 현상을 꼬집은 것이었다. 그러면서 가요계는 샘플링이나 번안곡 등으로 다양한 음악을 시도하며 대중의 귀를 즐겁게 했다.

과거의 곡을 새롭게 해석한 리메이크 앨범도 유행이 됐다. 리메이크 앨범은 이제 가수들이 한 장씩은 꼭 발매하는 하나의 사이클로 발전한 지 오래다. 가수 김현정 박효신 홍경민 sg워너비 거북이 등 발라드, 댄스 가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기존의 곡을 새롭게 변화시켜 앨범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대중의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이는 곧 앨범 판매 수와도 직결됐다.

‘리메이크 앨범은 발매만 해도 반은 성공한다’는 말이 공식처럼 따라 붙을 만큼 리메이크 붐이 일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지난 2005년 sg워너비 리메이크 앨범이 14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니 그 인기를 증명한 셈이다.

올해만 해도 가수 박혜경이 리메이크 앨범 <여자가 사랑할 때>로 타이틀 곡 <사랑과 우정사이>를 발표했다. 가수 이승기도 리메이크 앨범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의 타이틀 곡 <다 줄거야>를 내놓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에 질세라 듀오 플라이투더스카이(이하 플투스)도 으로 데뷔 9년만에 리메이크 앨범을 발매했다. 이 앨범의 타이틀 곡은 <취중진담>이다. 원래 <취중진담>은 당시 전람회로 활동했던 가수 김동률의 선 굵은 음색으로 인기를 끌었던 곡이다. 이 곡은 플투스만의 R&B 스타일의 목소리가 더해져 색다른 맛을 내고 있다.

“이번 앨범은 저희 두 사람이 프로듀싱은 물론 마스터링까지 모든 작업을 손수했어요. 데뷔 한 지 10년이 다 돼가다 보니 앨범 한 장에도 욕심이 생겨서 6집앨범 때부터 전 작업에 참여하고 있죠. 총 10곡을 담았는데 이미 인기를 끌고 익숙한 곡이라서 그런지 새로운 묘미를 끌어내는데 오히려 힘들었어요.”(브라이언)

브라이언(28)과 환희(27)는 플투스로 활동한지 9년을 맞았다. 두 사람은 당시 10대 후반의 나이로 R&B라는 장르를 들고 데뷔했다. 플투스는 1집 타이틀 곡 를 통해 어린 나이의 가수가 불렀다고 보기에는 힘들 정도로 감성이나 음색에 있어서 성숙미를 드러냈다. 두 사람은 흔히 말하는 아이들 스타에서 벗어나 20,30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으며 성장했다.

그러면서 2집 <약속>, 3집 , 4집 등이 연이어 히트하며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로 인정을 받았다. 환희의 깊은 감성에서 이끌어지는 애끓는 창법이과 브라이언의 선명한 음색이 더해져 매력적인 조화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앨범에서 두 사람은 극도로 R&B 창법을 다스렸다. 일부러라도 다른 느낌을 내기 위해 목소리 자체를 절제했다. 창법에 힘을 빼면서도 부드러운 음색을 그대로 살려 기존 곡의 색깔을 없앴다. 마치 플투스의 신곡처럼 느껴질 정도다.

“이번 앨범을 프로듀싱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이 편안하게 가자는 것이었죠. 그간 너무 힘을 두고 멋부리며 노래했다면 이번에는 힘을 빼고 편안하면서도 심플하게 이끌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래서 팬들에게는 듣기 편안 앨범이 될 것이에요.”

두 사람은 가수로서 인정을 받으면서 또 다른 영역에 눈을 돌렸다. 환희는 연기에도 도전하며 호평을 받고 있고, 브라이언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재치있는 말솜씨를 자랑하며 MC로도 활약중이다. 두 사람은 각각 다른 분야에서 각자의 매력을 발산하며 멀티 플레이어로 활약하고 있다.

환희는 지난 2006년 MBC 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차갑지만 착한 마음을 지닌 인기 가수를 연기했다. 극중에서도 가수로 나오며 카리스마있는 연기를 펼쳤다. 최근에는 SBS 월화 미니시리즈 <사랑해>(극본 정현정 최수진ㆍ연출 이창한 성도준)에서 아이를 둔 아빠로 출연하며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 있다.

브라이언도 환희 못지 않은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브라이언은 케이블 채널 KBS joy의 <미남들의 포차>, 케이블 채널 스토리온 <대결 헬프 미! 쿠킹박스>를 통해 가수 성시경과 주방장으로 나서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영원한 동료이자 경쟁자인 두 사람이기에 서로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한다.

“환희가 연기를 하는 것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나도 저만큼 잘해낼 수 있는데…’하는 생각이 앞설 때도 있죠. 가수 겸 배우 비의 할리우드 진출도 부럽고요. 기회가 된다면 꼭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비나 다른 한류 스타들처럼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싶고요. 노래가 아니라 연기로 말이죠. 앞으로의 꿈이에요.”(브라이언)

“역할이 성숙한 역은 아니지만 벌써 두 번째 미니시리즈를 작업했어요. <사랑해>는 사전제작 드라마여서 집에서 시청자들과 함께 시청중이에요. 연기를 하면서 배우들에게 많이 배워요. 가수들보다는 ‘악바리’ 근성이 더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끈기를 배우면서 가수로서도 연결해 성장해 나가고 싶어요.”(환희)

플투스는 아직도 ‘하늘’로 도달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이 더 높고 더 넓게 하늘로 비상했을 때 비로소 음악과 연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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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영 기자 kiss@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