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뮤지션 포함 세계적 아티스트와 공동작업… "내 인생 최고의 연주"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가 한국을 찾았다. 1978년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앨범으로 데뷔한 이래 75장의 음반을 발매하고 그래미 상을 15차례 수상한 그는 데뷔 30주년 기념 앨범 ‘기쁨과 평화의 노래’를 내고 지난 12일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익살스러운 포즈로 카메라를 보던 그는 인터뷰가 시작되자 “저의 우스꽝스러운 포즈를 참아주신 것에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또 한번 기자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 시기 앨범이 발매된 것에 감사합니다. 저에게 음악은 서로가 공유하는 굉장히 개인적인 문화입니다. ‘모두가 공통점을 갖는 게 무엇일까?’를 생각했고 가족과 친구였습니다. 가족과 같은 사람들을 이 프로젝트에 참여시켰지요.”

앨범에는 캐나다 재즈 보컬리스트 다이애나 크롤, 미국의 크럼페터 크리스 보티와 색소폰 연주가 조슈아 레드맨 등 장르와 지역을 초월한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유명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인 만큼 녹음은 브라질과 뉴욕 등 전 세계적인 장소에서 이루어 졌다고. 요요마와 뮤지션들이 각자 녹음 후 다시 녹음된 CD 위에 연주를 하는 방식으로 1년에 걸쳐 만들어 졌다.

“이 아티스트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죠. 그래서 다른 도시에서 녹음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지만, 최종 작업은 6월말 일주일간 뉴욕에서 했습니다. 매일 훌륭한 아티스트들의 연주를 듣고 ‘내 인생 최고의 연주다’라고 느꼈지요.”

이번 앨범에는 한국인 뮤지션도 참여했다. 실크로드 앙상블의 김지영씨와 사물놀이패 김동원씨가 대표적인 뮤지션. 김동원 씨는 대학시절 공학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의 음악가다.

요요마는 “김동원 씨는 지난 달 반기문 사무총장이 함께한 UN공연에서 장구를 치며 노래 부르는 첫 번째 음악가가 됐다”고 소개했다. 가야금을 연주하는 김지현 씨는 실크로드 앙상블 소속으로 요요마의 한국공연을 비롯해 전 세계 공연에서 함께 공연한 바 있다.

요요마는 98년 다양한 문화권 간 교류를 위한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발족해 실크로드 앙상블과 함께 고대 무역로 실크로드를 따라다니며 실크로드 지역의 전통음악을 재해석하는 연주 대장정을 펼치고 있다.

그는 “한국 음악은 매우 강렬하고 듣는 사람에게 큰 감동을 준다”며 “한국 음악이 잘 표현될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함께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전통음악을 세계적으로 조명하는 시도를 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아쟁의 음악적 느낌을 첼로에 적용하려고 했죠. 사람의 목소리가 현악에서 얼마나 다른 느낌으로 재현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려고요.”

마지막으로 그는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한 가지 단순한 사실로 항상 동기부여를 받는다"는 말을 남겼다.

“부모에게 항상 질문하는 아이처럼 끊임없이 ‘이 작곡가는 누구야? 왜 이렇게 음악을 만들었을까?’질문하곤 합니다. 그래서 인지 최고의 순간은 항상 바뀌는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을 하면서 참여한 뮤지션들은 음악성은 물론 진지함도 갖고 있었습니다. 숙연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함께 연주하는 음악인에 대한 신뢰 없이는 진정한 음악이 나올 수 없으니까요.”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