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위한 봉사활동 활발 흔쾌히 수락… 3번째 책 발간 준비중

‘명문대를 졸업하고 10여년 간 직장생활을 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처음 시작한 것이 그림 그리기, 책을 냈는데 이름이 알려지고 어느 새 찾는 사람들이 엄청 늘어났다, 그것도 불과 몇 년 새….’

영문 이름 ‘밥장’으로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장석원이 최근 한국유스호스텔연맹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올해 41주년을 맞은 연맹이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위해 ‘비정규 아티스트’인 그를 탤런트 이원희와 함께 홍보 대사로 기용(?)한 것.

더불어 연맹 사무총장으로는 신용우 경영학 박사가 선임됐다. 미국 테네시 주립대학, 시카고 대학 경영대학원 석사 출신인 신 총장은 일리노이와 아이오하 주의 미국공인회계사(AICPA)겸 미국증권분석사(NASD), 한양대 경영대 겸임교수로도 활동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제가 아니라 ‘제 그림’이 홍보대사이겠지요. 그렇게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림으로 여행을 표현하고 청소년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 더 유익하면서도 유쾌한 일이 될 것 같거든요.”

처음 홍보대사 제안을 받았을 때 그는 유스호스텔을 ‘그냥 외국 여행갈 때 숙박 예약하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청소년들을 위한 봉사 등 활동이 활발하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흔쾌히 수락했다.

지금은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로도 널리 알려져 있지만 장석원은 작가로서는 ‘매우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림을 제법 그리기 시작한 것이 불과 3년 여에 불과하기 때문. 하지만 명성은 오래 활동한 작가들이 누리는 것 이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5년부터 그림을 그려보기 시작했어요. 그 전까지는 낙서 수준으로 긁적긁적한 것 뿐이에요.” 그리고 2006년 ‘비정규 아티스트의 홀로그림’이란 제목의 책을 내고 블로그를 통해 그림이 알려지면서 그는 일약 ‘스타 작가’ 반열에 올라서게 된다. 그냥 재미있어서 혼자 그리기 시작한 것인데 사람들이 재미있다며 더 그려 보라고 해 책까지 내게 됐다는 것.

연세대 경제학과 출신인 그는 ROTC 장교로 제대한 후 SK에 입사했다. 그후 10년 동안은 평범한 직장인 생활. 하지만 2003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혼자서 디자인 관련 일을 하다 어느새 전문작가로까지 이어졌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은 제가 이대로 흘러가다 정년퇴직을 하고 연금을 받는 것이 인생의 끝인가 하는 의문이 문득 들었어요. 그렇다고 다르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도 몰랐지요. 그러다 그림을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제 삶이 180도 달라지게 됐습니다.”

그는 ‘그림 그리는 일이 피드백이 있어서 좋다’고 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그림에 대해 즉각 평가를 내리고 반응을 보이는 것이 즐겁다는 것. 사람들이 그의 그림을 보고 즐거워하는 것을 보는 것은 그에게 에너지가 된다. “그림을 통해 말을 건네기도 하고 새로운 곳을 가 볼 기회도 생기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그림을 그리다 보니 여행도 알게 됐다. 일반 직장인들과 달리 평일에도 시간이 나다보니(?) 계절마다 여기저기 다녀보게 된다는 것. “봄에는 매화를 보러 섬진강에, 여름에는 담양에도 가고…전에는 그런데가 있는 줄 몰랐어요. 여행에서 제가 느낌을 받는데 그것이 그림을 그리는데 좋은 정서적 기반이 됩니다.”

그의 그림은 과연 어떤 점이 사람들에게 어필할까? 그는 이에 대해 “아마도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을 그리기 때문일 것”이라고 해석한다. 실제 그의 그림은 현실에 존재하는 것을 그리는 데생은 아니다. 어떤 대상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각과 꿈을 그린다는 것. 와인을 주제로 한 그림에서도 와인과 함께 연인에게 프로포즈하거나 축제를 갖는 장면을 상상속의 장면으로 묘사해 내고 있다.

그의 그림 스타일은 요즘 추세에 비해 결코 평범하지 않다. 우선 그림을 펜으로만 그린다. 그의 작품은 모두 펜화. 컴퓨터 그래픽에 익숙한 요즘 사람들에게는 더욱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결코 사회 시사적이거나 묘사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들의 상상을 자극하고 어렵지 않으면서 유쾌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그림을 보는 사람들이 웃을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제 그림은 하나의 거울이라 생각해요. 그림을 보면서 자신을 비춰볼 수 있는 그런, 눈으로 그림을 보고 있지만 생각을 거울이 돼서 자기를 보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제 그림 앞에서 사람들이 미소 짓거나 생각에 빠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그는 그가 가졌던 풍부한 사회 생활이 좋은 그림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 그저 그림만 그리는 감정이 아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이 사람들에게 공감을 전해주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그의 그림들이 어디서 본 듯한 스타일이 아니란 얘기를 듣는 것도 결국 이런 이유 때문.

“제가 미대를 졸업하고 그림을 배워서 그리는 것이 아니잖아요. 그림이 그런 스타일도 아니고 또 제가 특별히 그림을 잘 그리려고 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림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그저 뭔가 2%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설렘을 찾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청소년과 여행과 밀접한 분야의 홍보대사로서 그의 각오는 남다르다.(?) “전 공부하라는 착한 얘기는 절대 못한다고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담배는 피지 마라고 청소년들에게 얘기하려고 해요. 제가 학교 보다는 사회 생활하면서 배운 게 더 많습니다. 청소년들이 짧은 기간 공부하고 결정한 전공이 전부가 아니란 것을 기회가 닿을 때마다 전해주고 싶습니다.”

KTF Show와 LG전자의 캘린더 일러스트, 최근 KB카드 광고 ‘이효리편’과 ‘호란의 다카포’에서 일러스트를 맡고 자신의 두 번째 작품집인 ‘밥장의 HOT'을 발간하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그림을 그려내고 있는 그는 3번째 책 발간을 준비중이다. 또한 그의 최신 작품 원본들은 서울 홍대앞 상상마당 건너편 골목 안에 자리한 카페 ‘감싸롱’에서 상시 전시중이다.



글ㆍ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