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최다 프랑스 인상주의 작품 소장··· '르누아르전'에 두 작품 전시

"굉장히 역동적이군요. 한국인들은 서양미술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매우 큰 것 같습니다. 평일 낮인데도 관람객으로 북적여서 놀랐습니다."

인상주의 작품 컬렉션으로 유명한 미국의 '스털링 앤 프란시네 클락 아트 인스티튜트'(이하 '더 클락')의 마이클 콘포티 관장이 내한했다. 그는 19일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을 방문하고 한국인들의 미술적 관심에 큰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더 클락'은 미국에서 가장 많은 프랑스 인상주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 매사추세츠 윌리엄스타운의 한적한 풍광 속에 자리하고 있다. 매사추세츠 뮤지엄 오브 컨템포러리 아트(Mass MoCA), 윌리엄스 칼리지 뮤지엄 오브 아트(WCMA)와 함께 이 일대의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이 미술관은 5월 28일부터 9월 1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르누아르 전>에 <바느질하는 마리테레즈 뒤랑뤼엘, 1882>와 <책 읽는 여자, 1881> 등 르누아르의 유명한 두 작품을 대여한다.

한국일보사와 서울시립미술관이 공동주최하는 르누아르전은 오르세 미술관, 오랑주리 미술관을 비롯해 세계 40여 공공미술관과 개인소장가로부터 받은 100여 점을 전시한다. 단독 르누아르 전시로는 1985년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회고전 이후 최대 규모.

'그림은 즐겁고 유쾌하며 아름다운 것이어야 한다'는 예술철학을 가졌던 르누아르는 19세기 후반을 살다간 거장 중 유일하게 비극적인 주제를 그리지 않은 작가로도 유명하다. 환희와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 삶의 단편을 담아낸 그의 유화는 5천 여 점을 넘어선다.

"르누아르는 색채를 사용하는 데 가히 천재적인 화가였죠. 섬세함과 아름다움이 유독 뛰어났는데, 그 중에서도 여성들의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죠. 19세기에 여성들을 빛과 색채로 뛰어나게 채색한 작가는 르누아르뿐이었습니다."

콘포티 관장은 그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이 느껴질 정도라며 르누아르의 작품을 평가했다.

'더 클락'은 뉴욕과 보스턴에서 3시간 정도 떨어져 있다. 한 해 관람객은 20만 명 정도. 그 중 8천 명 정도가 지역 주민, 13만 5천 명 정도가 미국인이고, 7만 여명 정도가 전 세계에서 이 곳에 소장된 인상주의 작품을 보기 위해 일부러 방문한다고 한다.

'더 클락'은 미술관과 연구센터의 두 가지 역할을 하고 있다. 연구센터에는 대학졸업자를 위한 프로그램과 교수나 큐레이터 등 전문가를 위한 연구 프로그램이 있다. 세계가 경기침체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오히려 '더 클락'에는 이러한 상황이 기회가 되고 있다고 콘포티 관장은 말했다.

"특히 연구센터가 도약할 기회입니다. 미술계의 상황을 살펴보고 최고의 컬렉션을 보기 위해 더 많은 이들이 찾아오고 있거든요. 이 기회를 잘 이용하려고 합니다."

'더 클락'은 시나 정부에서 지원금을 받지 않는 사립 미술관이지만 미술사 아카이브가 구축돼 있고 9월부터 6월까지의 전시회에 대해서는 관람료를 받지 않는 등 공공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기본적으로 설립자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재산으로 운영되며 기부금이나 작품 로열티로 수익을 얻는다. 일본의 건축가 타다오 안도가 설계해 2008년에 완공한 '스톤힐센터' 역시 900억 달러의 기부금으로 지어졌다.

현재 <뚤루즈 로트렉과 파리>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 내년에 대규모의 피카소와 드가 전시회를 계획 중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피카소 미술관과 공동 기획으로 걸작만을 모아 마드리드에 있는 프라도 미술관에서 전시할 예정. 그밖에 피사로, 중국 건축전 등도 추진 중이다.

스털링 앤 프란시네 클락 아트 인스티튜트는…


군인이자 탐험가였던 미국인 로버트 스털링 클락과 그의 아내 프란시네가 작품을 수집하면서 미술관의 기반이 만들어졌다. 재봉틀 회사(Singer sewing machine)를 경영한 아버지로부터 상당한 재산을 물려받은 스털링 클락은 작품을 보관, 전시하기 위해 미술관을 건립하고 1955년부터 일반에 공개했다.

인상주의 화가의 컬렉션으로 유명한 '더 클락'은 5천 여점의 페인팅, 드로잉, 사진, 가구 등을 소장하고 있다. 최근에 예술작품의 수장고 역할을 하는 '스톤힐센터'를 개관했는데, 설계는 2001년 퓰리처상 수상자인 일본의 건축가 타다오 안도가 맡았다.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