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진연구소 소장알면 알수록 배울 것 많아…30년 경험과 작품 책에 담아

한국사진연구소 최건수(55) 소장이 어느덧 사진 인생 30년을 맞았다. 그에게 사진은 하루 세끼 거르지 않고 챙겨먹는 '끼니'처럼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삶 자체가 됐다.

사실 그는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공학도다. 사진이 좋아 무작정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시작해 이젠 중견 사진작가 반열에 서있다. 아울러 한국사진연구소 대표로 전시기획, 사진평론, 대학 강의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면서 한국 사진계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사진을 알기 전에는 컴퓨터 관련 일을 했는데 첫 아이 사진을 찍어주면서 사진에 취미를 갖게 됐어요. 집 근처 증명사진을 찍는 곳에서 사진 수강을 받은 게 계기가 돼 사진에 입문하게 됐습니다."

사람은 좋아하는 일을 해야 오랫동안 꾸준히 할 수 있다는 최 소장은 아직도 사진을 보면 무한한 애정이 샘솟는다고 한다. 물론 중간에 힘들거나 싫증이 난 적도 있었지만 여전히 사진이 재미있고 알면 알수록 배울 점이 많단다.

"아마추어 사진가로 활동하다 점차 프로 사진가의 길로 들어서면서 포기보다는 부담감이 커져 갔죠. 즐기는 사진과는 달리 전문적인 작업을 요하는 사진 세계는 작품에 대한 책임감과 신뢰가 뒷받침돼야 하니까요."

그가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남모르는 연구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 소장은 사진이야말로 '웃으며 들어가 울면서 나오는 예술'이라고 비유한다. 음악이나 문학, 미술과 달리 사진은 카메라만 있으면 바로 찍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진은 알면 알수록 배워야 할 것들이 많고 또 어려운 상황도 비일비재한 예술이라는 것이다.

최 소장은 지금껏 사진을 통해 느끼고 배운 것들을 토대로 '우리 시대의 사진작가전'(1994년)을 비롯해 전시를 수차례 기획했고 '우리 시대의 사진가들'(1995년), '사진 그리고 삶'(2003년), '한국사진의 프런티어'(2008년) 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 그리고 최근에는 '사진 읽는 CEO'라는 삶의 지침서를 출간했다.

"좋아하는 사진을 밑천으로 써내려 간 글이 바로 '사진 읽는 CEO'책에 담겨 있어요. 열정, 상상력, 기본이라는 주제로 사진의 의미를 이야기했죠. 책을 읽고 독자들이 나름대로의 해석을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사진가들의 열정과 상상력이 담긴 50여 장의 사진들에서 삶에 대한 통찰의 깊이가 묻어난다. 최 소장은 "삶의 중심이 사진이 아닌 사람들이 책을 읽고 자신의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나가면서 어떤 공감을 느꼈다면 그것으로 책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겸양해 한다.

작가로서의 임무뿐만 아니라 한국사진연구소를 운영하는 그의 어깨는 무겁다. 최건수 소장은 앞으로도 후학 양성과 후배 작가 지원에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한다. 우선 산재해 있는 현역 작가들의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고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는 일이 급선무란다. 이를 통해 작가 세계의 네트워킹을 더욱 강화함을 물론 그들의 해외 진출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윤선희 기자 leonelga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