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맨' 작곡가 하워드 블레이크동화 원작 가족극 16년간 인기 레퍼토리… 음악 감독으로 방한

크리스마스 시즌, 어린 자녀를 둔 한국의 젊은 부부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보러 가지만 유럽의 가족은 ‘스노우맨’을 보기 위해 영국으로 향한다. 세계 공연의 중심지,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16년간 인기 레퍼토리로 자리잡고 있는 가족극 ‘스노우맨’.

1978년 저명한 동화작가 레이먼드 브릭스의 동화를 원작으로, 애니메이션과 발레, 가족극으로 탄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왔다. 영국 국영방송 채널4와 공동으로 제작한 26분짜리 애니메이션은 1983년 뉴욕 국제영화제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1984년 시카고 국제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밤, 자신이 만든 눈사람과 함께 마법 같은 하루를 보내는 소년의 이야기 속에는 몽환적인 느낌의 노래 ‘walking in the air’가 흐른다. 조지 윈스턴, 플라시도 도밍고와 조수미, 그리고 최근에는 ‘꼬마 폴포츠’ 앤드류 존스턴이 불렀다.

아름다움의 정점을 음표로 새긴 ‘스노우맨’의 작곡가 하워드 블레이크가 3월 말 한국을 다녀갔다. 아시아 최초로 선보이는 ‘스노우맨’ 한국 공연의 음악감독 자격으로서다.

“1981년 처음 ‘스노우맨’의 영화 스케치를 보는 순간 전 이미 작품과 어울리는 꿈처럼 아름다운 음악을 갖고 있었죠. 음악으로만 스토리가 전개되는 작품을 만들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제안 덕에 ‘스노우맨’은 애니메이션으로, 발레로, 그리고 지금의 가족극으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보이 소프라노로 활동한 경력을 가진 하워드 블레이크는 영국의 대중적인 작곡가로 잘 알려져 있다. 음악적 공로에 대해 1994년에는 대영제국훈장(OBE)을 수여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에게 최고의 명성을 안긴 작품은 ‘스노우맨’이다.

“이듬해에 영국 국영방송인 채널 4에서 ‘스노우맨’이 처음 방송되었습니다. 이후에 앨범을 레코딩 했고 이 앨범으로 플래티넘 레코드상을 수상했지요.”

‘walking in the air’는 이번 공연에서 라이브로 연주된다. 한국 뮤지션들로 구성된 라이브 밴드는 피아노, 키보드, 플루트와 함께 팀파니, 탬버린 등의 다양한 타악기로 음악을 연주한다. 공연 일주일 전에 내한한 하워드 블레이크는 밴드와 리허설을 하며 완벽을 기했다.

“모든 캐스팅과 스텝이 한국 투어를 하게 되어 무척 기쁘답니다. 영국의 관객들처럼 한국 관객 역시 ‘스노우맨’을 가슴에 품기를 바랄게요”라며 그는 한국 공연의 성공을 기원했다. 발레, 뮤지컬, 판토마임, 어느 장르로도 구분되지 않아 이 모든 것의 총체라고도 할 수 있는 ‘스노우맨’은 오는 4월 12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