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워아티스트 까뜨린 뮐러] "내추럴한 디자인 지향"… 20년 노하우 국내 특강 순식간에 매진

라이프 스타일이 중요해지는 요즘, 인테리어에 대한 감각 또한 중요하다. 호텔, 레스토랑, 결혼식 등에는 빠지지 않는 꽃. 꽃은 플라워 아트라는 이름으로 인테리어의 중요한 부분이다. 꽃이 주는 인상은 무척 부드럽고 감미로우며 로맨틱하다. 평범한 집 안에서도 꽃은 생기를 준다.

이런 감성을 한국에 전하러 온 플라워 아티스트가 있다. 프랑스에서 '오뜨 꾸뛰르 크리에이터'로 불리는 까뜨린 뮐러(36)다.

까뜨린 뮐러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렌치 스타일을 대표하는 플로리스트(florist)이다. 18세기 프랑스 로코코 스타일의 절정을 보여주는 마리 앙투아네트 시대의 플라워 디자인 콘셉트를 현대적으로 재현해내는 디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프랑스식 플라워 아트를 고전과 현재를 넘나들며 구현한다.

그녀는 10월 29일 국내 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 전문 양성기관인 까사스쿨에서 '프렌치 크리스마스로의 특별한 초대'라는 주제로 연말 파티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플라워 아트 팁을 직접 시연했다. 크리스마스 트리, 크리스마스 부케, 베이스(vaseㆍ꽃병)와 리스(wreathㆍ화환), 크리스마스 스퀘어, 크리스마스 디스플레이, 크리스마스의 오뜨 꾸뛰르 부케 등을 선보였다.

까사스쿨에는 지난 9월부터 '까뜨린 뮐러 전문가 과정'이 두 클래스에서 진행되고 있다. 까뜨린 뮐러는 파리에서 직접 플라워 스쿨 '에꼴 아티스틱 드 까뜨린 뮐러(Ecole Artistique de Catherine Muller)'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선 2009년부터 까사스쿨이 독점 계약을 맺고 프랑스 본교와 동일한 커리큘럼과 수료증을 제공하고 있다.

오뜨 꾸뛰를 부케(좌), 마리 앙투와네트 어레인지먼트(우)
섬세하고 심플하면서도 우아한 그녀의 작품 세계가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으며 감각적인 프렌치 스타일도 유행 중이다. "내추럴한 디자인을 지향한다"는 그녀는 꽃들의 다양한 표정을 담아내며 까뜨린 뮐러만의 스타일로 각광받고 있다. 꽃의 살아있는 형태를 고스란히 화병에 담아내면서도 클래식하고 단정한 분위기도 이어간다.

예를 들면 꽃의 줄기나 잎을 잘라내기보다는 길게 늘어뜨려 꽃의 고유한 형태를 남겨두는 것이다.

최근에는 플라워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패션 등 최신 예술 트렌드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특히 강한 컬러의 꽃을 이용해 대담하고 도발적인 느낌을 주는 부케로 세계 각국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까뜨린 뮐러는 16세부터 플로리스트로 활동하며 20년간 플라워 아트를 창조하는 데 쉼 없는 시간을 걸어왔다. 20년의 노하우 때문일까. 국내에서도 그녀의 특강은 삽시간에 매진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한다.

-한국에서 까뜨린 뮐러의 전문가 과정이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내 디자인은 모든 사람의 요구에 맞는 스타일인 듯하다. 와일드하면서도 심플한 스타일이면서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하기도 한다. 그래서 한국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10여 년 전 한국에서 2년간 지냈다고 들었다. 그 때와 비교해 현재 한국의 플라워 스타일은 어떤가.

"예전에 왔을 때보다 꽃 시장의 규모가 커졌다. 다양한 종류의 꽃을 볼 수 있다. 그전과 다르게 플라워 숍도 많이 생겼다. 플로리스트에 대한 인식도 많이 변화한 것 같더라. 그 의미 자체가 꽃을 만드는 사람들에서 디자인하는 사람으로 전환된 듯하다. 또한 요구되는 디자인이 한정적이었는데 최근에는 디자인의 범위가 넓어진 느낌이다."

-프렌치 스타일의 선두주자라고 들었다. 프랑스와 한국의 스타일이 잘 어울릴까.

"두 스타일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플라워)스타일은 와일드하면서도 정돈된 분위기다. 프렌치 스타일은 내추럴한 것을 추구한다. 기본적이면서도 서로 다른 느낌이 조화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강연하면서 한국 사람들이 어떤 플라워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한국 사람들은 가든의 와일드한 스타일과 내추럴하면서도 풍성한 플라워 스타일을 좋아한다. 또 오뜨 꾸뛰르 부케라인을 배우고 싶어 하는 한국 분들이 많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작품 라인 중 하나인데 18세기 로코코 스타일이다. 루브르에서 회화를 보고 재연해보기도 했다. 현재 운영 중인 스쿨에서의 수업인데 그 과정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평소 자신의 집 안에는 어떤 스타일로 꾸몄는지.

"아파트에 사는데 각각 장소에 따라 콘셉트에 따라 다르다. 화장실은 조그마하면서도 베이직한 장미꽃으로 장식하고, 거실은 긴 줄기를 가진 꽃들을 화병에 담아 둔다. 개인적으로 줄기가 긴 꽃들을 꽂아두는 걸 좋아한다. 손님이 방문할 경우에는 새로운 작품 견본을 가져와서 의견을 물어보기도 한다(웃음)."

-우리에겐 아직 플라워 아트가 럭셔리한 생활의 하나로 보여진다. 프랑스인들에게 플라워 아트란 무엇일까.

"프랑스 여성들은 집에서 부케를 직접 만든다. 그래서 기본적인 기술이 있다. 그럼에도 플라워 수업을 듣는 프랑스인들은 기분전환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프랑스 사람들은 자기 정원에서 꽃을 꺾어서 꽃다발을 만들곤 하기 때문에 플라워 아트가 특별한 취미생활은 아니다. 다만 아티스트적인 정교한 작품을 원할 때 플라워 아트를 하는 것 같다."

-플라워 아트를 하는 데 있어서 특별히 영감을 얻는 게 있나.

"숲 속을 걸을 때 영감을 얻곤 한다. 소녀 시절을 프랑스에서 가장 숲이 울창한 지역에서 자랐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하다. 숲 속에서 가장 내추럴하고 베이직한 영감을 얻는다. 2000년에는 프랑스가 월드컵에서 우승하면서 우승 트로피에서 영감을 얻기도 했다(웃음). 한국에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쓰일 손에 드는 부케를 작업한 것이 있다. 그 때 만든 게 바로 월드컵 트로피를 연상한 볼(ball) 형태의 부케였다. 미스코리아가 됐을 때 내 손바닥 안에 세상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으로 작업했던 기억이 있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어떤 분위기를 내면 좋을까.

"화환을 동그랗게 만들어 걸어두는 등 최소한의 액세서리를 사용해 심플한 디자인을 완성하는 것이다. 아스파라거스 등 채소를 이용한 연출 방법도 좋다. 실제로 프랑스에선 꽃과 채소를 결합한 작품들이 많다."

-까뜨린 뮐러 당신에게 꽃이란 무엇인가.

"라 비 앙 로즈(La vie en rose, 장밋빛 인생). 꽃의 생명 주기는 인간의 인생 주기와 같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자연을 느낄 수 없는 도시인들이 꽃을 통해 자연을 느낄 수 있다. 꽃은 너무 신선하고 향기로운 생명이다."



강은영 기자 kis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