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앙팡테리블] (89) 기타리스트 김진희호주 국제 콩쿠르 우승… 미국 GFA, 스페인 타레가 콩쿠르 도전

호주 5대 도시 중 하나이자, 남호주의 주도인 애들레이드. 매달 페스티벌이 이어질 정도로 축제로 풍성한 이곳에 4년 전 하나의 페스티벌이 더해졌다.

2007년에 생긴 애들레이드 국제 기타 페스티벌이 그것. 매년 11월이면 호주의 기타 연주자와 마니아를 끌어들이던 이곳에, 지난해 기타 명인 슬라바 그리고리얀(Slava Grigoryan)이 예술감독으로 부임하면서 국제 행사로 변모했다. 그리고 페스티벌 기간 열린 국제 콩쿠르에서도 첫 우승자를 알려왔다.

주인공은 이번 콩쿠르의 최연소 참가자이자, 순수 국내파인 기타리스트 김진희(19).

총 세 차례의 선발과정의 처음은 CD 심사였다. 국제대회로 전환된 첫 해였음에도 유럽과 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참가했다. 이 중 선발된 18명이 지난 11월 25일 호주에서 열린 준결선에서 실력을 겨뤘고 28일, 결선 무대에 오른 8명 중 김진희가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자에겐 상금과 더불어 호주의 악기 제작자인 짐 레드게이트의 기타가 부상으로 주어졌다.

"여전히 얼떨떨해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후회하지 않을 만큼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뿐이었어요. 덕분에 무대 위에서 참 행복했는데, 상까지 받게 되니 감사할 뿐입니다."

예술감독 슬라바 그리고리얀은 한 호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진희 김의 연주는 놀라웠고, 앞으로 그녀의 행보를 기대하게 한다. 그녀는 클래식 음악계의 떠오르는 스타'라며 심사평을 대신했다.

김진희는 국내에서 이미 두각을 나타낸 기타 연주자였다. 9살에 영상으로 본 기타리스트의 연주에 반해 클래식 기타를 시작한 후 2006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했다.

제1, 2회 전국 청소년 클래식 기타 콩쿠르 1위, 제22, 23회 한국 기타협회 콩쿠르 1위 등 국내 콩쿠르를 석권했다. 2008년에는 도쿄 국제 기타 콩쿠르에서 세미 파이널까지 오르며 자신감을 얻었다. 10대 시절을 기타와 함께 성장해온 그녀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사과정 1학년에 재학 중이다.

"'작은 오케스트라'라는 별명처럼, 기타는 다양한 음색을 가지고 있어요. 음량은 작아도 음폭이 커서 섬세한 연주가 가능하죠. 꾸미지 않은 솔직함과 소박함이 기타의 가장 큰 매력이에요."

앞으로 미국의 GFA 콩쿠르와 스페인의 타레가 콩쿠르 등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그녀는 여전히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제가 연주하면서 감정적인 부분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어요. 앞으로 이론 공부를 통해 감정선을 이해하고 제가 의도하는 부분을 잘 표현하고 싶어요. '머리는 냉철하게, 마음은 뜨겁게'라는 말처럼 제 연주도 그렇게 되었으면 합니다."

다부진 기타리스트의 실연을 듣기까지 기다림이 필요하다. 2011년 10월 29일,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금호 영아티스트 독주회에서 기타리스트 김진희를 만날 수 있다.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