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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각 후폭풍’ 열린우리당 권력 공백
구심점은 없고 스펙트럼은 넓고
정동영·김근태 등 핵심 포스트 입각, 지도체제 흔들흔들
지도부·중진들 연대 나섰지만 '화학적 결합' 여부 미지수




1일 열린우리당사 확대간부회의서 신기남 당의장이 당의 지지율 급락, 체포동의안부결에 따른 국민여론의 질타 등과 관련, '지금은 심각한 위기상황'이라 발언한 직후 이부영 상임중앙위원이 지도부를 질책하고 있다.



‘중심세력이 없는 당의 결속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17대 국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에서 열린우리당을 바라보는 우려의 목소리이다. 이는 이해찬, 정동영, 김근태 등 그 동안 당내에서 비중 있었던 핵심 포스트들이 당을 떠난 이후 여당의 정국 주도 능력에 보이지 않는 위기가 찾아 올 수 있다는 ‘적신호’로 해석되는 것이다.

총선과 재보선 이후 신기남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의 투톱 시스템이 가동하고 있으나, 지난 한 달 이상의 열린우리당 모습에서는 안정적이거나 국정을 리드하는 모습을 찾아 보기 힘들었다. 주택 분양가 공개 논란, 이라크 추가 파병 이견 속출 등에서 시작된 당내 불협화음은 새로운 세력들의 ‘기 싸움’으로 확산되기도 했으며 청와대와의 갈등 양상을 노골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또 지난 6월 29일 ‘ 박창달 의원 체포 동의안 부결’에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30명 이상 가세한 사실이 드러나자 당원들로부터도 비판이 제기되는 모습이 비치기까지 했다.

결국 신기남 의장은 “창당 이후 최대 위기 상황”이라는 비상 선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기남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 중심의 시스템이 당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은 재선급 이상의 의원들과 초선 의원들의 미묘한 신경전을 유발시키기도 했다. 재선급을 비롯해 3선 이상의 의원들은 “집권당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해결해야 하고, 지금은 대통령이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장영달), “당이 젊어지면서 패기와 신선한 아이디어가 많아진 것은 좋지만 경륜이 부족해졌다”(정세균) 등의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 초선그룹과 중진간 신경전

108명에 이르는 초선 의원들 역시 “우리당 안에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는 것 아니냐”며 당의 중진들과 지도부를 향해 현 상황의 당 운영에 불만을 토로해 자칫 당 내홍으로 비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집권 2기의 청와대와 내각의 진용이 갖춰지면서 남은 문제는 열린우리당이다. 열린우리당의 불안한 지도 체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중원 싸움’이 시작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에서 ‘중원’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전략은 신기남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현 중앙당 당권파와 재선급 이상 중진들의 연합체가 가장 주목되고 있다. ‘밀알모임’으로 알려진 당내 파워그룹과 중진들의 활동발판이 되고 있는 ‘기획자문회의’가 그것이다.

‘밀알모임’의 핵심 멤버는 열린우리당 내에서 창당 이후 총선과 재보선을 지나 계속적으로 당의 중심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최근 입각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정동채 문광부 장관을 비롯해 신기남 의장, 천정배 원내대표, 3선 의원인 김한길 의원이 그 핵심이다. 결과적으로 ‘ 밀알’의 핵심은 모두 여권의 중심 세력에 위치하게 된 것이다. 그런 만큼 이 모임을 바탕으로 한 당정 관계의 ‘ 핫라인’ 구축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측근들에 따르면 ‘ 밀알모임’은 중요한 정세 판단이나 당의 진로를 포함한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의견교환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혁당 출신의 열린우리당 김원웅·유시민 의원이 당내 개혁 세력의 결집을 촉구하고 있다.

또 다른 핵심 포스트는 ‘기획자문회의’. 이 역시 그 구성을 보면 여권 실세들의 중량감이 나타나고 있다. 멤버로는 장영달, 임채정, 문희상, 정세균, 배기선, 김한길, 유인태, 김희선, 한명숙, 김부겸, 박병석, 이경숙, 민병두 의원이 포진해 있다. 3선 이상과 ‘ 중진급 초재선’이 모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신기남 의장 역시 기획자문회의를 일컬어 “우리당의 중화기들과 핵심 의원들이 모인 가장 중요한 회의”라고 말하고 있다. 당 지도부와의 밀접한 거리 좁히기를 의도하고 있는 것이다.

기획자문회의가 단순히 중진급 이상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그 동안 ‘노심(盧心)’의 전달 창구 역할을 했던 ‘문창구’(문희상 의원)의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당 주변에서도 “ 그 동안 총괄적 지휘 기능과 기획기능 부재에 대한 자성이 있었던 만큼 앞으로의 역할은 보이는 것 이상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 문희상 의원 행보에 눈길

또한 이들과 상대적으로 거리는 있으나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된 김근태 전 원내대표가 당내 화합과 단결을 의미한 것 역시 현 지도부에 대한 힘 실어주기로 해석되고 있다. 김 장관은 입각 직전 ‘범 여권 단일화’를 말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재야 출신 개혁파와 학생운동 출신 등 386세력의 최대 계파를 형성하고 있는 김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 당의 위기 상황에서는 지도부를 중심으로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메시지로 전달됐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현 지도부와 중진들의 연대 형성이 ‘물리적 결합’에서 ‘화학적 결합’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인지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천정배 원내대표는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에 있어 ‘기명 투표’를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문희상 의원은 “의원 신상에 대한 문제를 기명으로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갈등 소지는 향후 정책조율 과정에서 끊임없이 돌출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 동안 숨죽여 왔던 중진들이 신기남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와 합심하는 구도가 가장 먼저 형성되고 있으나 여전히 ‘태풍의 눈’은 남아 있다. 정부와 여당의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에 반대하며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는 김원웅, 유승희 의원 등의 경우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당론과 배치되더라도 ‘ 소신’행동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개혁당 출신 세력을 이끌고 있는 유시민 의원 역시 주목되고 있다. 유 의원이 속해 있는 ‘참정연’ 역시 중앙당 지도부와 중진 그룹에서는 만만하게 볼 수 없는 대상이다.

열린우리당은 참여정부 2기 개각으로 인해 당내 역량을 분산시키게 됐다. 그러나 이는 구심점이 없는, 위태로운 구도가 될 위기로 분석되기도 한다. 신기남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가 중진 그룹을 포함해 열린우리당의 ‘중원’을 장악하게 될 것인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돌출되는 변수들 역시 순탄하지 못할 열린우리당의 진로를 의미하고 있다.



권민혁 자유기고가 sputnik4@orgio.net


입력시간 : 2004-07-0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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