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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이해찬 내각 향배
출발부터 암초밭, '1R'가 고비
여당 핵심 3인방 포진 정부내 개혁주도 세력 형성 관측
인사청탁 의혹·정부 지지도 급락 등 악재 겹쳐 앞날 낙관 못해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국무총리 취임식이 있은 30일 이해찬 신임총리가 취임사를 하고 있다. 김주성 기자



지난 6월 30일 ‘ 이해찬 내각’이 출범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 이 총리는 ‘ 실세 총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정동영 통일부, 김근태 보건복지부,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 등 열린우리당 핵심 3인방의 입각으로 ‘헤비급 내각’까지 갖추게 됐다.

물론 고 김선일씨 피살 사건에 대한 감사원 조사 이후 외교 안보 라인의 개편 가능성이 남아 있긴 하지만 참여정부 2기 내각은 일단락됐다 해도 무방하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1년 4개월여 동안 20개 부처 장관 중 16개 부처 장관이 한 차례 이상 바뀌었다. 당초 노 대통령이 구상했던 ‘ 김혁규 총리 카드’가 6ㆍ5 재보선을 거치면서 좌초되고, 5월말 조기 개각도 고건 전 총리가 제청권 행사 요구를 거부해 물거품이 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참여 정부 2기 내각 출범의 가장 큰 의의는 이제 비로소 ‘ 당ㆍ정ㆍ청 3각 개혁 편대’가 갖춰졌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내각은 정동영(52), 김근태(57) 두 차기 대권 주자가 입각하면서 이해찬(52) 총리와 함께 정부 안에서 이른바 ‘50대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이들은 모두 민주화 운동 세대라는 점에서 정부 내에 두터운 개혁주도세력이 형성됐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50대 트로이카 체제 구축

이번 내각은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가속화된 세대교체의 ‘ 완결판’이기도 하다. 노무현(58) 대통령을 비롯해 김병준(50) 정책실장, 문재인(51) 시민사회수석, 이병완(50) 홍보수석 등 청와대 인사들뿐 아니라 정치권에서 신기남(52) 열린우리당 의장, 박근혜(52) 한나라당 대표 등이 모두 50대다. 당·정·청의 핵심 포스트가 모두 50대의 전후(戰後)세대로 짜여짐으로써,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에 변화가 예상되는 것이다.

그러나 뚜렷한 개혁색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해찬 내각 앞에 펼쳐진 앞날이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 아니 험난하다. 우선 임명되자마자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의 인사청탁 개입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정 장관이 성균관대 교수 채용과정에서 오지철 차관을 통해 친정부성향 인터넷 사이트 ‘서프라이즈’ 서영석 대표 부인 김모씨의 인사 청탁에 개입했다는 것이다. 의혹을 제기한 성대 정진수 교수, 오지철 차관, 김모씨 등 관련자들 사이에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정 장관은 연루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번 내각은 출범하자마자 적잖은 상처를 입은 것은 분명하다. 청와대는 정 장관이 인사 청탁과 무관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오 차관이 물러나는 것으로 이번 사태를 마무리지으려 했었다. 그러나 당장 야당이 “ 오 차관 사표로 그치는 ‘꼬리 자르기’로 끝나선 안 된다”며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무엇보다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급락해 25.4%(TNS 6월29일 조사)까지 떨어졌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되기 직전에도 무너지지 않았던 지지율 30%선이 와해됐다. 노 대통령이 복권한 직후인 5월 25일 지지율인 50.1%와 비교하면 한 달 만에 반토막이 난 셈이다. 또 같은 조사에 따르면 0.1%포인트로 근소한 차이긴 하지만 정당 지지도에서 한나라당(27.7%)이 열린우리당(27.6%)을 앞섰다. 지난 2월 탄핵 사태 이후 처음이다.

4·15 총선으로 의회 권력까지 장악해 국정 운영에서 완벽한 주도권을 쥐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입각을 둘러싼 당내 자리 다툼 양상, 아파트 분양원가공개제 철회 논란, 신행정수도 이전 공방, 고 김선일씨 피살 사건 등【?정부가 보여 준 미숙한 대응 과정 및 이라크 추가 파병에 대한 논란 등으로 지지도가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국무회의에 앞서 이해찬(오른쪽)총리 등 국무위원들과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게다가 이 같은 지지도는 한나라당 박창달 의원 체포동의안에 열린우리당 의원 30여명 이상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체포 동의안이 부결된 사건을 비롯, 정동채 장관의 인사 청탁 의혹 등 다른 악재들이 일어나기 전에 조사된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노 대통령과 여당 지지도가 이보다 좀 더 떨어졌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른바 ‘여권 총체적 위기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외부 조건 외에도 이 총리와 정동영ㆍ김근태 장관의 관계 설정도 풀어야 할 내부 숙제다. 이 총리와 정 장관은 대학 동기이며, 김 장관은 대학 선배라는 점은 구태의연한 지적이라 치더라도 차기 대권 주자를 두고 예상되는 정-김 두 장관의 경쟁은 불협화음의 소지로 상존해 있다. 이 같은 관측은 정 ㆍ 김 장관이 입각 전부터 대선 고지에 유리한 통일부 장관직을 놓고 갈등을 벌였다는 사실에 비춰봤을 때 보다 설득력을 지닌다.


- 국회와 '부드러운 관계' 설정

그렇다면 이 같은 난제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이 총리는 우선 국회와의 부드러운 관계를 통해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꾀하겠다고 밝혔다. “당과의 정책 조율을 위해 고위 당정회의도 활성화시켜 당에서도 정책 상황을 잘 알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당정간 정책조율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당 - 정 분리 원칙으로 ‘불가근 불가원’의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청와대 대신, 총리가 나서 당과 호흡을 맞춰가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폐지됨에 따라, 과거 정무수석이 맡았던 야당과의 의견 조율도 이 총리가 대신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 여당이 과반 정당이지만 거의 모든 상임위에서 여당 의원이 절반만을 차지하기 때문에 가부동수 등의 상황에서는 야당에 정책 설명을 잘 해야 한다”면서 “ 야당의 공감을 얻어야 법이 만들어지고 예산이 확보돼 정책이 실현되므로 상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또 취임사에서 부패 청산과 함께 정부 혁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는 최근 고 김선일씨 피살사건, 정동채 장관 인사청탁 의혹 사건 등을 통해 정부의 비효율성 및 안이한 업무 처리 방식이 여지없이 드러난 상황과 깊은 관련을 갖는다.

“일하는 총리로서 신명을 다하겠다”는 이 총리가 이끌 2기 내각이 난항 중인 ‘참여정부 호’의 방향타를 바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기혜 프레시안 기자 onscar@pressian.com


입력시간 : 2004-07-0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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