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의 디지털 정당화 의지에 부합, "2007 집권 토대 마련하겠다"

5107 프로젝트 이끌 '디지털 브레인' 황인태
박 대표의 디지털 정당화 의지에 부합, "2007 집권 토대 마련하겠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11월 1일 황인태 서울디지털대학교 부총장을 ‘디지털 특보’로 임명했다. 지난 3월 한나라당 대표에 당선된 뒤 박 대표가 정책 특보를 임명한 것은 황 특보가 처음이다.

박 대표가 여타 분야를 제쳐놓고 ‘디지털 특보’를 가장 먼저 임명한 것은 대표 취임 이후 당의 디지털 정당화를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당을 개혁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박 대표가 디지털 특보로 황 부총장을 임명한 데는 주목할 만한 이유가 있다. 황 특보는 2007년 대선에서 51%의 지지를 얻어 한나라당이 집권한다는 ‘5107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제시해 당 안팎의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4ㆍ15 총선 직후 한나라당이 2007년 정권 창출을 위한 당 개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황 특보는 ‘5107 프로젝트’와 함께 그 핵심적 내용으로 ‘디지털 정당화’를 강조했다. 5월11일부터 1주일 동안 한나라당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서 박 대표는 첫날 맨 앞 자리에서 황 특보의 강의를 듣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이는 박 대표가 7ㆍ19 전당 대회에서 대표 최고 위원에 재선된 뒤 대표 수락 연설에서 ‘당의 선진화’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방안으로 정책 정당, 원내 정당 외에 ‘디지털 정당’을 3대 개혁과제의 하나로 제시한 데서도 나타났다.

한나라당 관계자에 따르면 박 대표는 3대 개혁 과제 중 원내 정당, 정책 정당 부분은 당 정책위의장(이한구 의원)에 맡기고 디지털정당화는 외부 전문가에 의뢰하기로 하고 공모를 통해 황 특보를 최종 임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황 특보는 처음에 대학 부총장이라는 신분등의 이유로 몇 차례 고사했지만 박 대표의 간곡한 요청으로 자문역할 차원에서 특보직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특보는 지난 12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나라당과 인연(비례 대표 예비 후보)이 있고 박 대표의 요청도 있어 특보직을 받아들였다”며 “대표의 특보이긴 하지만 당이 국민의 지지를 받고 나아가 2007년에 집권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해 단순히 박 대표 개인의 특보에 머물지 않고 당 발전에 일정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나라당에선 디지털 특보 임명을 두고 네티즌들을 적극 공략, 2007년 차기 대선에서 예상되는 ‘사이버대전’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중ㆍ장기적 포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황 특보는 “지구당이 폐지되고 열린우리당에 비해 소수당인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디지털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면서 “2007년 집권 프로그램과 관련해 ‘디지털 정당화’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 "디지털 네트워크 구축 필요"

‘디지털 정당화’와 관련, 황 특보는 “우선 한나라당 당원이 디지털에 대한 이해와 마인드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고, 다음으로 인터넷 여론 흐름을 파악하는 것, 그리고 선거구와 당원 간에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는 온라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디지털 정당’의 4대 구성 요소로 컨텐츠, 커뮤니티, 시스템, 서비스(운영)를 꼽을 때 한나라당은 4요소 가운데 컨텐츠는 훌륭하나 커뮤니티, 시스템이 부족하고 특히 운영이 제일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집권하기 위해서는 지지자들을 서로 묶을 수 있는 디지털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박 대표를 비롯한 국회의원, 당직자가 직접 디지털 현장에 나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의 디지털화라는 막중한 책무를 진 황 특보가 과연 ‘5107 프로젝트’를 현실화할 수 있을 지, 그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종진 기자


입력시간 : 2004-11-18 11:56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