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과반 붕괴냐 수성이냐정국 향배 좌우할 분수령, 중부권 신당 여부가 최대 변수

4·30 재·보선 막 오른 전쟁
여당, 과반 붕괴냐 수성이냐
정국 향배 좌우할 분수령, 중부권 신당 여부가 최대 변수


4ㆍ30 재ㆍ보선 열기가 벌써부터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여당의 과반 붕괴냐 수성이냐’가 초미의 관심사인 가운데, 이번 재보선이 의석 분포 변화와 정국 향배를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여야 모두 총력전을 펼칠 태세다. 여기에다 심대평 충남지사의 자민련 탈당을 계기로 일어난 ‘중부권 신당론’도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면서 불에다 기름을 부은 격이다. 여야는 저마다 판세를 장악하고 금뱃지를 가져올 만한 후보들을 고르기에 여념이 없다.

18일 현재 재보선이 확정된 국회의원 선거구는 경기 성남 중원, 충남 공주ㆍ연기, 충남 아산, 경북 영천 등 4곳이다. 기초자치단체장 6곳(경기 화성시, 경북 경산시, 경북 청도군, 경북 영덕군, 전남 목포시, 부산 강서구)과 광역의원 7곳, 기초의원 16곳도 재보선이 실시된다. 국회의원 선거구의 경우 열린우리당 김맹곤(경남 김해 갑) 이철우(경기 포천ㆍ연천) 의원의 상고심이 만약 이 달 내로 이뤄져서 당선 무효형이 확정될 경우 최대 6곳이 될 수도 있다.

충청 민심의 바로미터 될 충청권
이번 재보선에서 단연 관심이 집중 되는 지역은 충청권이다. 최대 접전지로 꼽힐 뿐 아니라 ‘행정중심도시특별법’ 통과 후 충청 민심의 추이를 가늠할 상징적인 대결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심대평 충남지사의 탈당으로 불어 닥친 ‘중부권 신당론’이 실체가 있을지 없을지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열린우리당 오시덕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공주ㆍ연기는 우리당이 이희원 전 이부영의장 정무특보, 이병령 전 유성구청장, 박수현 당 국정자문위원 등 3명을 경선 후보로 확정, 3월 21일 당원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를 결정했다. 우리당은 행정도시법 통과 후 충청 민심은 안정권이라고 낙관했으나, 최근 유력한 경쟁 후보로 꼽히던 정진석 전의원이 자민련을 탈당하고 신당행을 천명하면서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다. 행정 도시라는 ‘상징성’을 감안할 때 충청권을 내줄 수는 없다는게 여당의 절대절명의 과제인 것이다.

정진석 전 의원

우리당은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한다. 민병두 기획위원장은 “지역주의에 기댄 중부권 신당론은 파급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므로 신경도 안 쓴다”고 말했다. 문석호 의원 등 우리당 충청권 의원들도 “반짝 하는 ‘신장 개업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폄하했다. 신당 바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심 지사의 지역에서의 비중과 영향력을 고려할 때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속내도 만만찮다. 정 전의원이라는 다크호스 출현에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정 전의원은 “신당에 대한 지역에서의 호응이 아주 좋아 승산이 충분하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정 전의원의 개인적 득표력에 공주 출신인 심 지사의 영향력이 더해진다면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될 것으로 자평하고 있는 것이다.

여당 후보와 정 전의원의 대결이 주목을 끌 수 밖에 없는 형국에서 서진(西進) 정책의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한나라당도 총력전을 준비중이다. 거물급 인사를 영입하자는 注恬??많은 상태에서 박상일 민주화운동관련자연대 사무총장이 분투중이다. 그러나 염홍철 대전시장이 탈당하는 등 ‘반(反) 한나라당 정서’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난감한 입장이다. 자민련 조관식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민노당 류근복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회장 등도 출마한다.

우리당 복기왕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한 아산도 충청 표심의 바로미터다. 우리당에선 서용석 호서대 초빙교수, 임종린 당 중앙위원, 임좌순 전 선관위 사무총장 등이 거명되고 있다. 우리당은 이곳에서는 경선보다 전략공천을 통해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공주ㆍ연기와 마찬가지로 의외로 신당 바람이 거셀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신당측 인사로는 자민련을 탈당한 이명수 건양대 부총장이 나설 예정이다.

한나라당에선 이진구 전 지구당위원장, 김기철 서울도시철도공사 기획실장이 나서고 있으며, 자민련 강태봉 충남도의회 부의장 등도 출마를 준비중이다.

호남 출신 유권자 많은 성남 중원
우리당 이상락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경기 성남 중원은 수도권 민심의 척도가 될 전망이다. 전통적으로 호남세가 강한 이곳에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각각 후보를 내면서 지지층이 ‘중첩’된 우리당은 다소 불리해진 측면이 있다고 판단하고 전략 수립에 고심하고 있다. 유권자 중 비중이 높은 호남 출신의 선택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우리당은 조성준 전의원, 김재갑 전 당 원내대표실 기획부실장, 정소앙 전 경기도 의원 등 3명을 대상으로 3월 19일 경선을 실시, 최종 후보를 확정했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지지층이 두터운 성남 중원에 거물급 후보를 전략공천하기로 하고 임창열 전 경기지사, 김태식 전 국회부의장 등을 포함한 5~6명에게 의사를 타진중이다. 조성준 전의원이 민주당 소속으로 15ㆍ16대 내리 재선을 했던 이 곳에서 호남표를 기반으로 다시 한번 민주당의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민노당은 노동자들이 많은 이 곳에서만 3번이나 출마한 경력이 있는 전대협부의장 출신의 정형주 경기도당위원장을 단독 후보로 확정하고 기대를 걸고 있다. 상대적으로 약세인 한나라당은 지난해 총선때 이 곳에서 2위를 기록한 신상진 전 대한의사협회장의 공천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강언 전 한나라당 대표 특보 등도 거론된다. 그러나 당초 당의 기대와는 달리 후보자들의 경쟁력이 떨어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나라당은 경선보다는 공천심사위의 자격심사와 여론조사 등을 통해 후보자를 선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텃밭 영천
한나라당 이덕모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경북 영천은 ‘한나라당 공천 = 당선’으로 간주되는 한나라당 텃밭이다. 때문에 이 지역엔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지원자가 10여명이나 된다. 정희수 한국일보 백상경제연구원장, 황동현 ㈜체리브로 대표, 조기현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 권순대 전 인도대사, 박헌기 전 의원의 아들인 박병배 변호사, 이덕모 전 의원의 친동생인 이창주 씨 등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우리당은 영천에 거물급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입장이지만 여의치 못한 실정이다. 우리당이 최기문 전 경찰청장의 영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본인의 고사로 성사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정동윤(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전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녹용기자


입력시간 : 2005-03-23 19:30


정녹용기자 ltree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