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로사 유전 경제성 충분, 육상·해상에 엄청난 양의 원유 매장

물거품 된 사할린 유전개발, 황금알을 놓치다
[오일게이트] 페트로사 유전 경제성 충분
육상·해상에 엄청난 양의 원유 매장


왜 이광재의원, 허문석ㆍ전대월씨를 비롯해 SK까지 사할린 6광구 유전에 집착했는가. 이는 오일게이트의 출발점이자 간과되고 있는 중요한 대목이다.

사할린 프로젝트는 작년 6월 ㈜쿡에너지 권광진 대표가 ㈜하이앤드 전대월 사장에게 소개하고, 전씨가 이를 이광재 의원에게 전해 허문석씨를 소개받으면서 본격화됐다. 자원 전문가인 허씨는 단번에 사할린 6광구(페트로사 주식인수)의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판단, 적극적으로 나섰고 국회 산자위 위원으로 평소 에너지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이 의원과 사업에 밝은 전씨까지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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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사 유전 사업권을 둘러싼 전쟁은 2003년 치열하게 전개돼 영국의 세계적인 석유회사인 BP를 비롯해 중국의 CNPC, 한국의 SK, ㈜쿡에너지 등이 뛰어들었다. 초반 CNPC쪽으로 기울던 흐름은 권광진씨가 모회사인 알파에코사와의 인연을 앞세워 방향을 바꾸면서 결국 권씨에게 사업권이 쥐어졌다.

세계적인 유전평가 기관인 미국 슈럼버거사가 조사한 사할린6광구 페트로사 육상-해상 유전내용.

연간 3,600만달러 영업이익 예상
유전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평가기관인 미국의 슐럼버거(Schlumberger)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생산중인 육상 유전의 경우 회수 가능 매장량이 600만톤, 연간 원유 생산량이 16만톤으로 연간 3,6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또 해상 유전에는 7,000만톤(5억 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페트로사 유전 지분에 대한 KCO와 알파에코사의 인수조건이 6,200만달러임을 감안할 때 경제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었다.

전대월씨는 작년 8월 중순, 사할린 현장을 직접 방문해 그곳의 세계적인 자원 전문가 C박사로부터 사할린 6광구의 경제성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 귀국, 하루만에 KCO를 설립할 정도로 상당한 기대를 나타냈다. 전씨는 사할린 6광구에 대한 현장 보고를 이 의원과 허씨에게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공사 역시 작년 10월4일 알파에코사에 계약금을 지불한 후 사할린 현장을 다녀와 허가권에 관한 법률적 회계 및 세금 실사보고서(2차)를 11월에 작성했다. 이에 따르면 페트로사의 회계상에 문제가 없고 (러시아 정부의)조건부 승인이 아니며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페트로사 프로젝트가 오일게이트로 변질되면서 관련 기관들은 사할린 6광구의 경제성을 부인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했다. 자원 주관 부서인 석유공사는 페트로사 유전에 대해 ‘경제성이 없다(불투명하다)’며 철도공사의 계약 파기를 정당화하는데 일조했다. 철도공사는 ‘2차 사업보고서’요청에 대해 검찰이 압수했다거나, 담당 회계법인이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작년 11월15일 철도재단이 알파에코사와의 계약을 파기하면서 에너지 국익에 기여할 사할린 6광구는 남의 손으로 넘어갔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KCO가 계약을 파기한 직후인 작년 12월 초 영국의 BP사가 우랄 에너지라는 회사를 내세워 페트로사 지분 86%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일설에는 우랄 에너지가 계약만하고 잔금을 지불하지 못해 여전히 알파에코사가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어쨌든 고유가의 에너지 위기 시대에 ‘황금알’이 될 수 있었던 사할린 6광구는 드러나지 않은 흑막 속에서 놓치고 말았다.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검찰이든, 특검이든 오일게이트의 진상을 투명하게 규명해야 할 이유가 분명히 있는 셈이다.

박종진 기자


입력시간 : 2005-04-28 16:14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