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끈 맨 여야…표심 속으로

10·26 재선거 카운트 다운
신발끈 맨 여야…표심 속으로

경기 광주

'홍사덕 변수' 혼전 양상

경기 광주는 한나라당의 정진섭 후보 공천에 불복해 홍사덕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극심한 혼전을 보이고 있다.

홍 후보의 득표력이 만만치 않아 선거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때문이다. 지역 정서는 한나라당에 가까우나 홍 후보가 5선의 거물인데다 공천에 앞서 당 자체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이 박근혜 대표까지 나서 올인 승부를 하는 것은 그만큼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박 대표를 비롯해 당 소속 의원 23명이 12일 정 후보 개소식에 대거 참석해 세(勢) 과시를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는 “한나라당의 후보는 정 후보 뿐이다. 당에 후보는 둘이 있을 수 없다"며 ‘당선 후 재입당’을 천명한 홍 후보를 직접 겨냥했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한나라당의 당원 자격으로 상대 후보에게 가서 뛰는 사람을 출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전날 광주시의회 시의원 2명을 출당 조치한 사실을 공개, 집안 단속을 단단히 했다.

홍 후보와 40년 지기인 5선의 김덕룡 의원도 ‘우정’ 대신 ‘측근’을 선택,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선거를 적극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홍 후보는 “지지율에서 크게 뒤떨어진 후보를 공천한데 대해 현지인들의 자존심이 무척 상해 있다”며 “무소속이지만 박 전 의원 조직과 사무실을 인수한데다 지역에서도 큰 인물을 뽑아보자는 여론이 강해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홍 후보측 한 관계자는 “공천심사위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1, 2등을 차지한 홍 후보와 김을동 운영위원이 함께 뛰고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한나라당 정 후보를 앞서고 있어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홍 의원은 “당선되면 한나라당으로 복귀할 것”이라며 “한나라당표가 분산돼 여당 후보를 도와준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 한나라당 지지층에게 표결집을 호소했다. 홍 후보측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될 후보, 큰 인물’을 컨셉으로 유권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재보선 4곳 중 경기 광주에 가장 기대를 걸고 있다. ‘홍사덕 변수’로 한나라당 표가 분산, 승산이 있다는 관측에서다. 우리당 이종상 후보측도 지난 선거에서 아깝게 패한 것을 만회할 수 있는 호기로 보고 있다.

이 후보는 건축비리로 구속된 박혁규 전 의원과 김용규 전 광주시장을 겨냥해 “광주에 ‘부패 1번지’라는 불명예를 안겨준 한나라당을 심판해야 한다”면서 “깨끗하고 능력 있는 인물을 키우고 낙후된 지역발전을 위해 강력한 여당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상은 후보는 지역에서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호남표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나라당 표가 분산되고 우리당과 민주당 표가 나뉠 경우 한번 해볼만하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후보로는 1992년부터 이 지역에서 노동운동을 해온 최종원 민노당 광주시 지역위원장이 나섰다.

경기 부천 원미갑

힘센 사람 vs 참신한 인물

경기 부천 원미 갑은 참여정부 공신인 열린우리당 이상수 전 의원과 한나라당 임해규 후보와의 2파전에 민주당 조용익 변호사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13일까지의 각종 여론조사는 임 후보가 5~10% 포인트가량 이 후보에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 후보의 경우 3선 의원이지만 지역구(서울 중랑갑)를 옮긴 데다 낮은 당 지지도, 수도권의 ‘이명박 효과’ 등이 불리한 구도를 형성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후보와 임 후보간에차별화가적은 것도 이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 후보가 ‘부천서 성고문 사건’을 파헤치고 ‘대우조선 노조의 생존권 투쟁을 지원하다 구속된 전력’ 등 지역과의 인연과 인권변호사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지만, 임 후보 역시 재야에서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을 했고 시민단체에서 활동해오는 등 개혁 이미지가 강하다.

그래서 이 후보 진영은 현 정권과 가까운 ‘힘있는 인물론’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재개발 등 지역 현안을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꾼론’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후보가 지역발전을 위해 51억원을 따왔다는 홍보 문구는 그 같은 선거 전략을 상징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역구의 최대 현안은 재개발과 화장장 설치문제인데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힘있는 의원이 필요하다”며 “지역 발전에 누가 적임자인지 유권자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13일 현재 지지율이 임 후보에 뒤진 것은 사실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 후보가 힘있는 정치인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지지율 격차가 오차 범위내로 좁혀지고 있다”며 “해볼만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측은 원혜영 정책위의장이 선대위원장을 맡고, 경선에서 밀린 김명원(환경대안운동협회 이사장)씨가 백의종군하면서 이 후보를 돕고 있는 것도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에 대해 임해규 후보 측은 시의원 3선의 경력과 참신성을 내세워 불법 대선자금 전력의 이 후보와 차별화한다는 입장이다.

임 후보측은 “이상수 후보가 중앙 정치무대에서 이름이 있을지는 몰라도 부천에선 전혀 모르는 인물"이라며 "선거 초반부터 임 후보가 인지도와 지지율 면에서 큰 격차로 앞서 나가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 관계자는 “재선거는 요란한 공중전보다 바닥정서가 중요하다”며 “민심은 한나라당편”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조용익 변호사가 이곳에서 10여 년간 무료 변론을 해온 점과 호남표를 기대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에서는 부천세종병원 노조위원장 출신인 이근선 후보가 나섰다. 무소속으로 나선 안동선 의원은 고정표를 기대하고 있으나 역부족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구 동을

盧 Vs 朴 대리전

대구 동을은 중량급으로 치면 4곳의 재보선 중 최대 빅매치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복심으로 통하는 유승민 전 의원이 격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과의 박 대표의 대리전이라고도 말한다.

대구는 한나라당의 난공불락의 텃밭이어서 지역균형발전론을 앞세우는 노 대통령에게는 반드시 넘어야 하는 벽이고, 박 대표에게는 향후 대권 전쟁에서 성패를 가를 승부처이기도 하다. 여야가 대구 동을 승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그러한 배경에서다.






















이강철 후보는 9월26일 출사표를 던지기 전인 23일 대구를 방문해 지하철 3호선 예산 지원이라는 선물을 펴보였고, 10월5일에는 노 대통령이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지역혁신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해 한나라당으로부터 이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행차라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이 후보는 여당 불모지인 대구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남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아이너스리서치에 의뢰해 4일 대구 동을 지역 유권자 528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3%) 결과 유승민 후보가 지지율 40.0%로, 이강철 후보(34.1%)보다 5.9%포인트 높게 나왔다.

매일신문과 대구MBC가 10월4일부터 이틀동안 유권자 80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유 후보 32.2%, 이 후보 30.9%로 오차범위내 접전을 벌였다.

이 후보측은 “여론이 한나라당인 것은 분명하지만 한나라당 후보가 되면 대구는 바뀌지 않는다는 반발도 만만찮다”며 “이 후보의 위상이 제대로 알려지고 지역발전을 기대하는 유권자가 늘면서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근혜 대표의 영향(朴風)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유승민 후보 진영은 선거 초반에 비해 이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며 선거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후보 선정을 놓고 갈등을 빚을 때는 상대가 워낙 힘있는 인사여서 우려하기도 했지만 박 대표의 최측근이 후보로 결정돼 안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일이 10ㆍ26이란 점은 박 대표의 영향력이 배가 될 수 있는 때여서 무난한 승리를 예상한다”고 자신했다.

대구지역의 한 중견 언론인은 “이 후보가 되면 대구 지역이 일부라도 발전하겠지만 이 곳의 정서적 자존심도 커 지역발전론과 자존심론이 대결하는 양상을 띨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박풍이 지역 정서, 즉 자존심을 크게 자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2파전이 진행되는 가운데 사회보험노조 대구 수성지부장 출신인 민주노동당 최근돈 후보는 ‘무상의료’ ‘무상교육’ 등을 주장하며 노동자와 서민의 표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자민련은 이명숙 당 사회복지특위 위원장을 내세웠고, 대구시 행정부시장을 지낸 조기현 후보는 무소속으로 도전한다.

울산 북

노동자 표심 향배 결정

울산 북구는 민주노동당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지역이다. 현대자동차와 관련 회사 노동자 및 가족이 유권자의 70% 정도를 차지, 그야말로 민노당의 아성이다. 13일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노당 정갑득 후보가 한나라당 윤두환 후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측은 이러한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 공약보다 현대자동차와 협력업체 직원들의 투표율을 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윤두환 후보(한나라당), 정갑득 후보(민주 노동당)






















정 후보측은 김태곤 현대차 노조 수석부위원장과 경선 상대였던 정창윤 시당위원장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 등 우려했던 ‘계파갈등’이 사라져 승산을 자신한다.

지역여론도 우호적이다. 9월30일 울산리서치가 울산 북구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노당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응답이 37.8%로 한나라당(18.2%)과 열린우리당(4.4%)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유권자의 45.8%가 ‘조승수 전 의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가혹하거나 진보정당에 대한 탄압이다’라고 응답, ‘적절한 판결이다’(29.6%)보다 높게 나와 조 전 의원에 대한 동정론도 큰 힘이 되고 있다는 평이다.

민노당은 김혜경 당대표를 비롯, 9명 현역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선거지원단’을 구성하는 등 울산 북 선거에 ‘올인’하고 있다.

한나라당 윤두환 후보측은 민노당과의 차이가 오차 범위 내여서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또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출마를 희망하는 공천 희망자들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윤 후보측은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윤 후보 지지를 나타내지 않고 있지만 선거가 본격화하고 박근혜 대표가 지역을 방문하면 자연스럽게 결집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열린우리당에서는 박재택 전 울산시 행정부시장이 나섰다. 박 후보측은 개발이 낙후된 북구발전을 위해 집권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현대자동차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해 현대차 사장을 지낸 이계안 의원과 노동통인 이목희 의원이 선거 운동 전면에 배치됐다.


박종진 기자


입력시간 : 2005-10-19 14:36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