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전 법무장관과 오세훈 전 의원이 각각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맞붙게 되면서 두 사람의 인연과 비교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우선 법조계로는 연수원 13기(사시 23회)로 수료한 강 후보가 연수원 17기(사시26회)인 오 후보에 4년 선배가 된다. 강 후보는 판사(1985~95년)를 거쳐 96년 변호사 개업을 했고 오 후보는 군복무(육군중위 전역) 직후인 91년부터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두 사람의 행로는 97년‘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교차한다. 강 후보는 법복을 벗자마자 민변에 가입했고 오 후보는 97년 민변 환경위원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민변에서 같이 일을 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후보는 당시 환경운동연합 법률위원장 등 환경운동과 방송 활동에 적극적이었고 강 후보는 민변(부회장) 활동에 주력하며 언론중재위원,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위원, 부패방지위원 등을 맡았다.

두 후보는 깨끗한 이미지와 대중적 인기에서 유사한 측면이 있으나 이념이나 성향 등은 크게 다른 것으로 전해진다.

강 후보가 대학시절 운동권에 가까운 성향의 서클 활동을 하고 인권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온 반면 오 후보는 운동권과는 거리를 두었고 정계 입문 이후에도 환경ㆍ복지 등 ‘삶의 질’ 문제에 천착하며 소위 386 운동권 출신들과 달리 온건 개혁 노선을 추구했다.

두 사람은 ‘문화’에 관심이 많고 나름대로 개인적인 삶을 풍요롭게 하는 활동에 적극적이라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강 후보는 특히 고전무용을 즐기는데 인간문화재 김수악씨에게서 ‘살풀이춤’을 사사했고 손경순ㆍ이명경씨에게 승무를 배워 직접 무대에 서기도 했다. 또 문학에 일가견이 있다는 평이고 음악과 미술, 영화를 사랑한다

오 후보는 현대무용을 즐기고 철인 3종경기, 산악자전거 등 스포츠도 열심이다. 발레를 좋아해 국립발레단의 운영자문위원을 맡기도 했고 94년 ‘해적’이라는 작품에 출연한 바 있다.

강 후보는 97년 검찰이 음란물로 기소한 ‘내게 거짓말을 해봐’의 작가 장정일씨의 변론을 맡으면서 유명해졌고 오 후보는 91년 국내 최초의 일조권 소송에서 승소한 후 MBC 뉴스에 출연, 손석희 앵커와 인터뷰를 한 게 계기가 돼 스타 변호사가 됐다.

2004년 오 후보는 4ㆍ13 총선을 앞두고 ‘정풍운동’의 연장에서 당선 가능성이 큰 데도 불구하고 불출마를 선언했고, 강 후보는 그해 7월 법무부 장관에서 물러나 두 사람 모두 본업(변호사)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2년 뒤 5ㆍ31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여야의 대표 주자로 맞서고 있다.


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