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달·김상현 등과 함께 지난달 방북 '통일 마라톤 대회' 논의,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북측의 의중 탐색했을지 여부 주목

DMZ(비무장지대)을 넘어 남북이 통일의 염원을 안고 달린다. 남북한이 하나 되어 휴전선을 가로지르는 마라톤은 마라톤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김상현 전 의원(후농 청소년문화재단 상임고문), 송기인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장영달 열린우리당 의원 등 5인은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의 초청으로 4월 25일부터 5월 2일까지 평양을 방문했다.

‘남북 통일마라톤 대회’개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서였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번 행사를 주도한 김 전 의원은 1993년 의원 최초로 재일 조총련을 공식 방문해 민족의 화해와 교류를 논한 것을 비롯 2002년에는 재일 조선학생 소년예술단을 초청해 공연을 갖는 등 민족문제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 남북교류의 가교 역할을 해온 것이 평가를 받아 초청받았다.

김 전 의원은 “주로 북측 민화협 관계자들과 만나 남북 교류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의 추천으로 평양행에 동행한 송기인 위원장은 “2002년 부산 아시안대회가 열렸을 때 재야 원로로 북측과 접촉한 게 계기가 돼 문화ㆍ스포츠 교류의 일환으로 남북 마라톤 대회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명곤 비서실장은 “평양 일정을 마치고 금강산에서 열리는 ‘윤이상 평화음악회’에 참석하려고 했으나 차편이 없어 4월 29일 돌아왔다”고 말했다.

장영달 의원은 ‘통일맞이 늦봄 문익환목사 기념사업회장’, 통외통위 의원으로 통일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온 게 방북의 계기를 마련했다.

장 의원은 남북 통일 마라톤 대회의 일정과 규모 등과 관련해 “추석을 전후해 북한의 개성과 남한의 파주에서 5,000명 가량이 마라톤 코스 42.195km를 달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DMZ 문제는 남한의 미군과 북한의 군부가 관여하는 예민한 지역이어서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6월 방북과 관련, "북한측은 `김 전 대통령을 6.15 남북공동선언의 당사자이자 원로로서 정중하게 맞이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송 위원장은 4일간 평양에 머물며 북한의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과 만나 ‘남북 통일마라톤 대회’개최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그 이외 무슨 말이 오갔을지 주목된다.

노 대통령의 정신적 대부이기도 한 송 위원장이 단순히 마라톤문제만 논의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노 대통령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어떤 식이로든 북측의 분위기를 탐색했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