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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전초전 朴·李 기싸움
한나라 7월 전당대회 앞두고 계파 간 물밑 신경전, 박근혜·이명박 대리전 양상… 아직은 안갯속



▲ 나란히 앉은 한나라당 대권후보 빅3. 오른쪽부터 손학규 경기지사, 이명박 서울시장, 박근혜 대표. 강재섭(왼쪽 두번째) 의원은 당권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최흥수 기자


5.31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한나라당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7월 11일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간 물밑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까닭이다.

7월 전대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차기 대권주자들의 대리전 성격을 띠는 데다 새 대표체제가 내년 말 대선을 관리한 뒤 18대 의원 공천에서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의 막강한 권한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5.31 선거 전부터 점화된 당권경쟁은 16일 박근혜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규택 최고위원은 7일, 처음으로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 각 계파마다 자파 의원을 대표최고위원으로 옹립하려는 발빠른 움직임을 재촉했다.

7월 전대에서는 대표 최고위원을 포함해 선출직 최고위원 5명과 대표 임명 최고위원 2명,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등 모두 9명이 지도부를 구성한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당권의 향배.

김덕룡 의원 낙마로 상황 복잡해져

당초 당권경쟁은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을 각각 대리한 김덕룡(DR) 의원과 이재오 원내대표의 2파전이 점쳐졌다.

그리고 박 대표 외에 당 안팎에 무시 못할 영향력이 있는 이회창 전 총재측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맹형규 전 의원의 지역구(송파 갑)를 자기 사람인 이흥주 전 특보에게 물려주는 조건으로 DR을 밀기로 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DR이 당권을 거머쥘 것이 확실시됐다.

그러나 지난 4월 DR이 공천헌금 수수의혹으로 후보군에서 탈락하고 박 대표측 맹 전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낙마하면서 당권은 안갯속에 묻혔다.

이후 이명박 시장측에 유리하게 흘러가던 국면은 박 대표 피습사건에 이어 5ㆍ31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싹쓸이로 ‘박근혜 바람(朴風)’이 건재하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게다가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의 출마 및 당선에 지대한 공헌을 한 소장ㆍ중도그룹의 입지가 강화되면서 박근혜-이명박의 양강 대리전에 중대한 변수로 등장했다.

7월 전대에 나서는 인물은 줄잡아 20여 명. 이 가운데 당권에 근접한 인사는 6~9명 정도가 꼽힌다.

정가에서는 당 대표 후보로 친박(親朴) 인사인 김무성 의원, 맹형규 전 의원, 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이재오 원내대표, 중립적인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 소장파의 남경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또한 대권도전 의사를 밝혀온 강재섭 의원도 대권의 꿈을 포기하고 대표 경선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희태 전 부의장은 박근혜-이명박 대리전에 따른 계파 분란의 우려가 적고 중립적 인물이라 관리형 대표로는 제격이라는 평이다. 박 전 부의장도 7일 “대표 경선에 대선주자와 밀착된 사람들이 나오면 대리전 양상이 돼 당이 큰 불화를 겪게 된다”고 말해 출마의사를 나타냈다.

그런데 최근에는 국회의장 쪽으로 방향선회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문도 떠돈다.후반기 국회에서 국회법을 개정,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에 교섭단체 요건을 완화(국회의원 5명 이상이나 총선 정당득표율 3% 이상)하고 민주당에 부의장을, 민노당에 상임위 한 자리를 주는 대신 한나라당이 국회의장을 차지한다는 복안에서다.

박 대표측 당권 후보로는 맹형규 전 의원과 강재섭 의원이 거론된다. 맹 전의원은 한때 7ㆍ26 재보궐 선거에 자신의 지역구에 다시 출마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했으나 생각을 접고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전언이다.

박 대표측의 한 인사도 “김덕룡 의원이 탈락한 후 마땅한 카드가 없는 데다 맹 전 의원은 당의 영남ㆍ수구 정당 이미지를 탈색시켜 (박 대표의)대권행보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 진영에서는 맹 전 의원을 당 대표로, 김무성 의원을 원내대표로 교통정리를 마쳤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5선의 강재섭 의원은 최근 대권과 당권 사이에서 고심하다 당권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강 의원의 경북고 후배인 한 의원은 “당내 빅3(박근혜ㆍ이명박ㆍ손학규)의 벽이 높은 상황에서 직접 대선 후보로 나서기보다는 당대표로 킹메이커 역할을 한 뒤 차차기를 생각하는 것이 현실적이다”고 말했다

정가에서는 강 의원이 최근 강삼재 전 사무총장의 경남 마산 공천 문제를 거론하면서 우군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당권에 나설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그럴 경우 친박 진영과 연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명박 시장측에서는 이재오 원내대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이 대표는 자신이‘이명박 계보’로 정리되는 데 대해 불만이다. 5ㆍ31 이후 박 대표의 영향력이 강화된 상황에서 ‘대리전 출전’이라고 낙인찍히는 것이 부담스러운 데다, 향후 독자 행보에도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해서다.

그래서인지 요즘 이 대표의 친박 행보가 두드러진다. 이 대표측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이 시장이 막판에 홍준표 후보 대신 오세훈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것을 보고 ‘신뢰’에 의문을 가졌다”며 친박 행보의 순수성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박 대표가 당권 주자로 이 대표를 낙점, 대권 경쟁자인 이명박 시장의 힘을 빼고 당의 영남수구 정당 이미지를 상쇄할 수도 있다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박 대표가 이명박계 인사를 택해 그러한 모험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이 대표는 친박계가 다수인 당 역학관계에서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이명박계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이 시장 역시 이 대표만한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그와 연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소장·중도 그룹 입지강화, 변수로



▲ 한나라당 심재철, 남경필, 임태희, 이병석 등 소장·중도개혁파 의원들이 6월 8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긴급 연석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서울=연합뉴스


5ㆍ31 선거에서 ‘세력’을 과시한 초ㆍ재선 소장파 의원들은 공정한 대선 관리와 외연 확대를 위해 참신한 외부인물이 수혈돼야 한다는 논리를 펴면서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독자 후보를 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외부영입 대표 후보로는 정운찬 서울대 총장, 박세일ㆍ윤여준 전 의원, 정몽준 의원 등이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외부인사로는 거야(巨野) 조직을 장악하기 힘들다는 회의론과 함께 정작 당사자들이 거부 반응을 보여 현재 동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소장파 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을 비롯해 중도성향의 ‘푸른모임’, 초선 모임인 ‘초지일관’,‘국가발전전략연구회’소속 의원들은 대표자 회동을 갖고 “당의 변화와 개혁을 리드하고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중립을 지킬 후보를 지지한다”는 원칙에 합의, ‘범중도개혁 단일후보 추대론’에 힘을 싣고 있다.

이들은 8일 ‘당의 새로운 미래를 지향하는 의원과 원외위원장 모임’을 만들고 행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그들의 단일 후보에 대해서는 아직 협의 중이다.

정가 일각에서는 소장파ㆍ중도 모임이 손학규 경기지사의 노선과 유사하고 실제 손 지사와도 가깝다는 점에서 손 지사와의 연대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7월 전대에서 당권은 박근혜ㆍ이명박을 대리한 강재섭ㆍ맹형규-이재오 경쟁이 점쳐지는 가운데 손 지사의 우군격인 소장파의 도전이 예상된다.



입력시간 : 2006/06/12 15:03




박종진 차장 j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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