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5시30분 기상… 밤 10시까지 면담·토론·시찰 강행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개가며 활동하는 게 몸에 배어 있었다. 7일간 일정마다 밤 10시 이전에 끝난 것이 하루도 없었다. 또 모닝콜은 늘상 5시30분이었다.

조찬을 함께하면서 현지 유력인사를 만났고, 이동하는 차량에서는 늘상 전문가들과 토론을 했다. 또 만찬 장소도 되도록 도시의 밤 거리 상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을 택했다. 해외에 온 이상 뭐 한 가지라도 도움이 될 만한 것을 배우자는 취지에서다.

실제 곁에서 본 이 전 시장은 천재형이 아닌, 모든 것에 관심을 기울이고 새로운 것을 궁리하는 노력형에 가까웠다. 즉 움직이면서 쳐다보고, 보면서 생각하는 스타일이었다.

기차에서 긴급상황시 유리창을 깨도록 만든 망치를 보고 “우리도 이렇게 잘 만들 수 있을 텐데···”라며 한참을 들여다 보았고, 운하의 갑문을 보고는 “물보다는 기계로 선박을 끌어올리는 게 비용과 시간을 동시에 절감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동행한 여기자의 의상이 화제에 오르자, “여성복 한 벌이 작은 컵 하나에 구겨서 들어갈 정도가 돼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저서에서 “남들은 내가 현대에서 회장을 지낸 게 ‘샐러리맨의 신화’라고들 하지만 그것은 신화가 아니라 노력의 산물”이라고 기술한 바 있다.


염영남 한국일보 정치부기자 libert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