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출마- 국중당 등와 연대- 박근혜파 합류… 파괴력은 지지율에 달려

12월 대선을 한달여 앞두고 독주를 하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측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출마가 가시권에 들어온 까닭이다.

이 전 총재의 한 측근은 2일 “이회창 전 총재가 출마 결심을 굳혔다”며 “오는 7일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8일 대국민성명 형식으로 대선출마를 공식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혀 이 전 총재의 대선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이 전 총재가 출마할 경우 이명박 후보는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 MBC-코리아리서치의 1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전 총재를 대선주자군에 포함시킬 경우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40.3%로 열흘 전 같은 조사의 52%에서 12%포인트나 빠졌다.

SBS-TNS코리아의 10월 31일 여론조사에서는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49%로 나타났지만 이 전 총재를 포함시킨 조사에서는 38.7%로 떨어졌다. 이 전 총재에 대한 지지율은 19.1%로 만만치 않은 상승세를 보였다.

대선에서 유동층이 20% 안팎에 이르고 대선 승부가 2~3%포인트, 많아야 4~5%포인트 사이에서 결정난 전례에 비춰보면 이명박 후보의 대선 승리는 낙관할 수 없게 됐다.

더욱이 이 후보의 최대 걸림돌인 ‘BBK 주가조작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가 이달 중순 귀국키로 해 이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요동칠 여지가 있다. 검찰수사에 따라 이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이 급상승할 경우 ‘후보교체론’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대선 출마를 심사숙고했고 이명박 후보가 대선후보로 확정된 뒤엔 출마 쪽에 무게를 두었다는 전언이다. 이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와 보수층의 분열을 걱정했다는 것.

한 핵심 측근에 따르면 이 전 총재의 향후 대선 로드맵은 3단계로 진행될 전망이다. 1단계는 한나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대선출마를 하는 것이다. 출마 시점과 관련해서는 김경준 씨의 귀국 전후로 갈리고 있다.

2단계는 정치적 연대를 통해 세확산에 나선다는 것. 1차 연대 대상으로는 국민중심당(국중당)과 참주인연합이 꼽히고 있다. 국중당은 이 전 총재의 고향인 충청권에 기반하고 있고, 참주인연합은 대선 후보인 정근모 전 명지대 총장이 이 전 총재와 경기고ㆍ서울대 선후배 관계라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국중당 심대평 후보는 2일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이 전 총재와 고건 전 총리,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내각제 정부 수립을 위한 ‘4자 연대’를 공식 제안, 이 전 총재와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3단계는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할 경우 박근혜 전 대표 측 사람들이 탈당해 합류하거나 이들과 신당을 창당하는 것이다. 내년 총선과 맞물려 영남권 인사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있어 ‘영남신당’창당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가에서는 이 전 총재의 대선 파괴력, 그리고 그것이 이명박 후보의 독주 구도를 위협할 수 있느냐 여부는 결국 이 전 총재의‘지지율’에 달렸다는 게 중론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디오피니언’의 안부근 소장은 “이 전 총재에 대한 지지율은 이유가 있는 선택인 만큼 거품처럼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김경준 변수에 따라서는 이명박 후보를 위협할 정도로 지지율이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리서치플러스’의 임상렬 사장은 “이 전 총재의 예상외 약진에는 한나라당을 분열시키기 위해 실제 의사와는 다르게 설문조사에 거꾸로 답한 ‘역투표’와 같은 허수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한 뒤 “막상 출마를 선언하면 10%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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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