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화제의 지역구 긴급점검수도권 호남세력 결집·충청권 자유선진당 바람… 박근혜 전 대표 수상쩍은 행보도 미지수한나라당 다선 의원 지역구·서울 강남서 안정권민주당선 김근태·김덕규·추미애등확실한 우위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대통령 당선 직후 한나라당 축하 모임에서 “원만한 국정운영을 위해 다음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때는 물론 각 당의 총선 공천이 시작될 때만 해도 한나라당의 과반 의석 확보는 당연시됐다. 일각에선 잘만하면 과반 의석을 넘어 개헌선인 3분의 2 의석 확보도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4ㆍ9 총선을 불과 10여일 앞둔 현재 한나라당의 ‘기대’는 희망사항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청와대와 각료 인선에서 촉발된 냉랭한 여론이 공천 잡음으로 확산되면서 과반의석 확보에 ‘비상등’이 깜박이고 있는 것이다.

3월 21일 현재, 한국일보를 비롯 각 언론사와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발표한 총선 초반 판세는 한나라당의 과반 의석 확보에 적신호를 켰다. 여기에 후보의 경쟁력을 가미해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는 한나라당에 더 불리한 것으로 관측됐다.

게다가 총선 구도가 ‘한나라당대 비한나라당’ 구도로 진행되는 점도 한나라당에 걸림돌이다. 수도권에서 통합민주당을 중심으로 호남세력이 결집하고 충청권에서 자유선진당의 바람도 심상치 않다. 무엇보다 한나라당 공천 탈락자들의 저항과 박근혜 전 대표의 수상쩍은 행보는 한나라당의 선전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4ㆍ9 총선 판도를 좌우할 서울 등 수도권은 단 순 정당 대결시 승리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 그러나 서울 42개 지역구를 비롯해 후보의 경쟁력에 따라 통합민주당을 비롯한 군소 정당의 약진이 예상된다.

우선 서울의 경우 선거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한나라당이 우세가 점쳐지지만 민주당이 선전하면 절반에 가까운 20석 확보도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3월 21일 현재 각종 여론조사결과 한나라당의 확실한 우세가 점쳐지는 곳은 다선 의원 지역과 강남권이다. 홍준표(동대문을), 원희룡(양천갑), 권영세(영등포을) 의원 지역과 강남권 이혜훈(서초갑), 고승덕(서초을), 이종구(강남갑), 공성진(강남을), 박영아(송파갑), 유일호(송파을) 지역이다. 홍준표 의원은 중아일보 16일 여론조사에서 41.7%를 기록, 야당 저격수를 자처한 민병두 의원(29.1%)을 12.6% 포인트 앞섰다. 조선일보-SBS-한국갤럽의 15일 조사에서는 홍 의원이 45.1%로 25.8%에 그친 민 의원을 19.3% 포인트 앞섰다.

친이명박계인 정두언(서대문을), 정태근(성북갑) 의원, 인지도가 높은 나경원(중구), 전여옥(영등포갑) 의원 지역도 안권권에 들었다는 분석이다. 나경원 의원은 조선일보-SBS 조사에서 35.9%로 자유선진당 신은경 후보(17.7%)를 1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중앙일보 조사에서는 40.4% 대 17.0%로 23.4%% 포인트 앞섰다. 그밖에 이성헌(서대문갑), 장광근(동대문을), 김충환(강동갑) 의원 지역도 우세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전국적인 관심지역으로 부상한 동작을의 정몽준 의원과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의 대결에서는 정 의원이 큰 격차의 우세를 보였다.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의 19일 여론조사에서 정 의원은 49.3%를 기록, 정 전 장관(32.5%)을 16.8% 포인트 앞섰다.

중앙일보 16일 조사에서는 정 의원 48.5%, 정 전 장관 26.75로 나타났고, MBC-코리아리서치의 19일 조사에서는 정 의원 47.0%로, 정 전 장관은 30.7%에 그쳐 두 후보의 격차가 20% 포인트에 다다랐다.

한나라당이 백중우세를 보이는 곳은 박진(종로), 권택기(광진갑), 김효재(성북을), 현경병(노원갑), 김성식(관악갑), 김성태(강서을), 이계경(송파병), 윤석용(강동을) 후보 지역이다.

관심의 대상인 종로의 손학규-박진 대결에서 박진 의원은 한국일보 조사에서 39.9%로, 손학규 대표(30.1%)보다 8.8%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조선일보-SBS 조사에서도 박 의원은 39.7%를 기록, 손 대표(30.4%)를 9.3% 포인트 앞섰다. MBC-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도 박 의원은 42.9%로, 31.2%에 그친 손 대표를 11.7% 포인트 앞섰다.

민주당은 중진인 김근태(도봉갑), 김덕규(중량을) 의원, 추미애(광진을) 전 의원 지역에서만 확실한 우세를 보이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 백중우세로 나타났다. 오영식(강북갑), 최규식(강북을), 김낙순(양천을), 이인영(구로갑), 정청래(마포을), 이목희(금천) 의원 지역이다.

김근태 의원은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 19일 조사에서 43.3%로 경쟁상대인 한나라당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28.9%)를 14.4% 포인트 앞섰다. 추미애 전 의원은 중앙일보와 조선일보-SBS 조사에서 한나라당 박명환 후보를 각각 41.7% 대 29.1%, 45.1% 대 25.8%로 앞섰다.

한나라당에서 공천탈락한 의원들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예정이다.(위)
종로구에 출마한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20일 경운동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동작을에 출마한 정동영 전 장관과 손을 잡고 있다.(아래·왼)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아래·오른)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가 1~5% 사이의 접전을 벌이는 곳은 성동갑(진수희-최재천), 성동을(김동성-임종석), 마포갑(강승규-노웅래), 동작갑(권기균-전병헌) 지역이다. 도봉을과 강서갑에서는 한나라당 신인인 김선동, 구상찬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각각 민주당 중진인 유인태, 신기남 의원보다 지지율이 높았지만 후보의 경쟁력을 가미한 시뮬레이션에서는 박빙승부가 예상됐다.

노원병에서는 전략공천 된 한나라당 홍정욱 전 헤럴드미디어 대표와 민주노동당에서 진보신당의 대표로 나선 노희찬 의원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 조사에서 노희찬 의원은 24.6%로 홍정욱 전 대표(23.7%)와의 차이는 0.9%포인트에 불과했다.

서울에서 또다른 관심지역인 은평을에서는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가 한나라당 친이명박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을 약 10% 포인트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일보 조사에서 문 대표는 42.7%로 이 의원(31.7%)에 11% 포인트 앞섰다. 중앙일보 조사결과 문 대표 43.6%, 이 의원 37.1%로 나타났다.

한편 21일 현재 민주당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중량갑, 구로을, 관악을 지역은 후보가 누구이냐에 따라 판세가 달라질 전망이다.

인천ㆍ경기권에서도 한나라당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민주당 중진 후보가 우세를 보이거나 접전을 펼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3선인 김영선(고양 일산을) 의원이, 민주당에서는 중진인 원혜영(부천 오정), 문희상(의정부 갑), 천정배(안산 단원갑) 의원 등이 상대 후보를 15% 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영선 의원은 중앙일보 조사에서 43.0%로 여성 상대인 민주당 김현미 의원(25.3%)을 17.5%포인트 차로 앞섰다. 민주당 문희상 의원은 중앙일보 조사에서 44.6%를 기록, 한나라당 김상도 후보(21.6%)에 23.0% 포인트의 큰 차로 앞섰다. 같은 당 천정배 의원 역시 45.9%로 김문수 경기지사계인 한나라당 허숭 후보(19.4%)를 26.5% 포인트 앞섰다.

고양 일산갑에서는 총리를 지낸 민주당 한명숙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 측근인 백성운 후보에 백중우세를 보이고 있다. 중앙일보 조사에서 한 의원은 41.1%로 백 후보(30.7%)와 10.7% 포인트의 차이를 나타냈다.

충청권에서는 자유선진당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충남 홍성ㆍ예산에 출마한 이회창 총재는 조선일보-SBS 조사에서 50.2%를 기록,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25.9%)를 24.3% 포인트 앞섰다. 대전일보의 19일 조사에서도 이 총재는 지지율 50.2%로 홍 의원 25.9%를 크게 앞질었다.

충남 공주ㆍ연기의 심대평 대표는 조선일보-SBS 조사에서 50.7%로 한나라당 오병주 후보(21.9%)보다 28.8% 앞섰다. 그밖에 류근찬(충남 보령ㆍ서천), 김낙성(충남 당진) 의원 등도 지역신문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에서는 6선에 도전하는 대전 중구의 강창희 전 최고위원이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에 약 10% 포인트 앞서고 있고, 충북 보은ㆍ옥천ㆍ영동의 심규철 의원은 민주당에서 ㄱ송천 탈락 후 자유선진당으로 옮긴 이용희 의원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권에서는 여전히 한나라당의 우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의 반발로 역풍이 심상치 않고 박근혜 전 대표가 무언의 시위를 보여 적지않은 지역에서‘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이 깨질 전망이다.

친박근혜계를 대표하는 김무성 의원(부산 남구을)은 모든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한나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김 의원은 한국일보 조사에서 48.8%를 기록, 한나라당 정태윤 전 경실련 정책실장(23.8%)을 25% 포인트나 앞섰다. 조선일보-SBS조사에서도 김 의원은 42.6%로 정 후보 17.1%를 크게 앞섰다.

공천 탈락한 이인기 의원(경북 고령ㆍ성주ㆍ칠곡)은 조선일보-SBS 조사에서 35.0%로 한나라당 석호익 후보(22.2%)를 12.8% 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정치 신인인 한나라당 홍지만(대구 달서갑), 이재순(경북 구미을) 후보는 각각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박종근 의원과 김태환 의원을 10% 포인트 이상 으로 제쳤다.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된 현재 4월 총선의 판도는 민주당이 호남을 석권한다는 전제아래 수도권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승부, 충청권에서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이 경합하는 가운데 민주당이 어느정도 선전하느냐가 관건이다. 영남에서는 한나라당에서 공천탈락한 후보가 얼마나 돌풍을 일으킬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느냐 여부는 이들 3중고를 어떻게 헤쳐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한나라당, 민=통합민주당, 자=자유선진당, 창=창조한국당, 진=진보신당, 무=무소속) (●=우세, △=백중우세, ◎=백중세)




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