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1위 질주, 김무성 3위 껑충각종 선거 이후 희비 엇갈려與, 김무성 뜨고 정몽준 지고… 野, 박원순 상승 안철수 하락당선 광역단체장들 급상승세

왼쪽부터 박원순, 문재인, 김무성, 정몽준
차기 대선주자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궐선거, 새누리당의 7·14 전당대회 등 굵직한 선거 이벤트를 계기로 여야 잠룡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차기 대선 지형이 출렁이면서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는 별이 있으면 뜨는 별도 있는 법.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잠룡들의 전쟁터를 살펴보았다.

잠룡들, 50여일간 희비 교차

정치권의 최고 관심사였던 선거들이 종반전으로 가면서 차기 대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6·4 지방선거 이후 50여일간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정례조사 결과를 보면 차기 대선 주자 순위가 뒤바뀌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9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차기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인물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16.8%)이다. 지난해 대선 이후 문 의원이 같은 조사에서 1위로 올라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2위는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14.7%), 3위는 박원순 서울시장(13.5%), 4위는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11.0%), 5위는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의원(7.4%), 6위는 김문수 당시 경기지사(6.9%), 7위는 손학규 새정치연합 상임고문(4.6%)등이다.

지방선거 결과가 나온 이후 판도는 다시 바뀐다. 일주일 뒤인 16일, 리얼미터가 같은 조사를 통해 발표한 차기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일주일 만에 5%P 급등한 18.5%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17.1%), 3위는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11.5%) 등 야권 주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뒤이어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의원, 김문수 당시 경기지사 등의 여권 주자들이 이름을 올렸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이달 초까지 차기대선주자 인기 순위엔 큰 변화는 없었다. 지난 7일 리얼미터가 실시한 조사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16.2%로 4주 연속 선두를 지켰다. 2위는 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15.5%), 3위는 정몽준 전 의원(12.3%), 4위는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11.0%), 5위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9.1%), 6위는 김무성 의원(7.8%), 7위는 남경필 경기도지사(5.4%) 등으로 나타났다.

선거 이후 출렁… 대세는 김무성?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당권을 장악하면서 차기대선 지형은 한번 더 출렁인다. 리얼미터가 14일 발표한 조사 결과는 전주와 큰 차이 없이 박원순 서울시장이 5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전당대회가 치러진 지난 14일 이후 실시한 조사 결과는 사뭇 다르다. 리얼미터가 21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박원순 서울시장이 17.5%로 6주 연속 1위를 기록한 사실은 큰 차이가 없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도 12.8%로 변함없이 2위를 지켰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1.9%로 3위에 올랐다. 4위는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11.1%), 5위는 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9.8%)다. 뒤이어 김문수 전 경기지사 8.3%, 남경필 경기지사 4.8%, 손학규 상임고문 3.3%, 안희정 충남지사 3.2% 등이 있었다.

눈여겨볼 인물은 여권의 강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김무성 대표의 지지율이다. 김 대표는 당 대표로 꼽힌 데 따른 컨벤션 효과로 전주보다 약 5%P 급등한 11.9% 기록하며 3단계 올라섰다. 김 대표가 여권 내 대선주자들과 겨뤄 1위를 차지한 것은 6주만의 일이다. 당 대표로 올라서자마자 박 시장과 문 의원을 바짝 추격하면서 향후 여권의 지지세가 김 대표를 향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김 대표의 상승세와 맞물려 안 대표의 하락세가 관심을 끈다. 코앞으로 다가온 재보선에서 여야를 이끄는 장수로 김 대표와 안 대표가 나선 가운데, 재보선 성적표가 향후 두 잠룡의 대권가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광역단체장들 승승장구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광역단체장들도 상승세다. 우리나라에서는 광역단체장이 차기 대선주자로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이명박 전 대통령역시 서울시장 시절부터 꾸준히 대선주자 반열에 오르내리다가 17대 대통령에 당선된 바 있다. 손학규 새정치연합 고문도 경기도지사 재직시절부터 대권주자로 분류된 인물이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대선주자로 평가받다가 18대 대선에서 직접 민주당 대표경선에 나선 바 있다. 현재 대선주자급 광역단체장으로는 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이 꼽힌다.

일단 여권에서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재선에 성공해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차기 대선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당내 비박계 구심으로 친박계와 맞서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안철수 현상’을 대신하는 새정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야권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인기가 고무적이다. 박 시장은 재선에 성공해 차기 대권 경쟁구도에서 다소 유리한 지점에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 친노 대표주자와 충청 대망론을 바탕으로 유력 주자로 떠올랐다. 이밖에 김부겸 전 의원은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해 쓴잔을 마셨지만, 19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도전하면서 지역민들로부터 진정성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김지현기자 hyun1620@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