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현 아마쿠사는 본래 일본 내에서는 특이한 역사로 알려진 곳이다. 이곳 마을들은 그리스도교가 낯선 일본에서 천주교 전파의 시발점이 된 고장중 하나다. 마을을 지나다 보면 옛 교회가 들어선 이국적인 풍경이다.
그중 오에의 나지막한 언덕에 세워진 로마네스크 양식의 오에 성당이나 어촌 마을에 위치한 샤키츠 성당이 인상적이다. 이곳 농민의 난을 이끌었던 16세 소년 아마쿠사 시로의 동상이 곳곳에 세워져 있는 모습도 독특하다.
1년 내내 돌고래를 만나다
120개의 섬으로 이뤄진 아마쿠사 해변은 오니이케항을 벗어나 10분만 바다로 나서면 돌고래가 뛰논다. 일본에 뭐 이런 곳이 있었나 싶다. 토미오카 등 어촌마을 앞바다는 야생 돌고래의 세상이다. 배가 다가서도 아랑곳 않고, 배가 멀어지면 오히려 수십 마리의 돌고래가 뒤따라 온다.
대표적인 돌고래의 서식지인 아마쿠사의 역동적인 모습은 인근 어촌마을들의 단아한 풍경으로 이어진다. 아마쿠사 제도 일대는 일본에서도 가장 석양이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히는 지역이다. 아담한 호텔들이 어촌마을 앞에 한적하게 위치해 있고 마을에서는 민박을 받기도 한다.
석양이 아름다운 해안절경
천연기념물인 묘켄우라 바위가 들어선 해안절경은 일본의 아름다운 석양 100선에 이름을 올린 곳이기도 하다. 족탕을 할 수 있는 작은 온천들도 마을 골목에 자리잡고 있다.
아마쿠사 제도는 큐슈와 연결되는 5개의 다리가 놓인 뒤로는 구마모토시 방향으로 육로를 통해서도 닿을 수 있다. 하지만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루트는 바다 건너 운젠으로 향하는 길이다. 시마바라 반도의 구치노츠항까지는 오이니케항에서 페리로 30분이면 닿는다. 운젠 지역은 화산에 얽힌 시린 과거와 흥미로운 온천체험이 어우러진 곳이다.
운젠지옥 일대에는 유황온천들이 곳곳에 들어서 있다. 이 일대는 1930년대 일본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던 사연을 지닌 곳이다. 해안가에는 특이하게 미국 대통령 오바마와 이름이 같은 오바마 마을 온천도 있다. 105m로 최장길이를 자랑하는 해변가 족욕탕에는 애완견 전용탕이 있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수건도 제공하는 재미있고 낯선 풍경들이다.
운젠지역은 예전 후겐다케산의 화산분출로 용암이 바다까지 흘러내리는 재앙을 겪기도 했다. 예전 피해마을을 고스란히 보존한 ‘미즈나시혼지 후카에’가 남아 있고 운젠재해 기념관도 세워져 옛 아픔을 곱씹고 있다.
■ 여행메모
▲가는길=아마쿠사에 공항이 있으나 한국에서 직항편은 없다. 운젠에서는 나가사키 공항이, 아마쿠사에서는 구마모토 공항이 가깝다. 시마바라 반도에서 아마쿠사까지는 페리가 수시로 왕복 운항한다. 항공, 현지교통 및 숙박은 일본큐슈관광기구(한국어지원)를 통해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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