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기관, 기업사정 2라운드 본격화

비자금, 탈세, 정치인 스폰 등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기업, 인물은 누구?

재계에 흐르는 심상치 않은 소문 “연말 전에 재벌가 2세 겨냥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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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기관이 기업비리 수사를 다시 시작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검찰을 비롯해 경찰 국세청 금감원 공정위 등이 일제히 기업의 비리를 들추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검찰과 국세청은 이미 일부 기업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눈길을 끄는 것은 검찰과 국세청이 거의 동시에 같은 기업을 조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검찰과 국세청이 최근에는 기업 수사를 위해 다방면으로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있어 재계에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무엇보다 검찰과 국세청은 해외자금과 각종 비자금 조성으로 인한 탈세행위를 집중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은 지난 7∼9월 국세청과 송무제도 개선 태스크포스팀을 운영, 국가 재정 확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조세소송의 승소율 제고 방안을 마련해 이달부터 시행키로 했다고 2일 밝혔다.

2011년 이후 전체 조세소송 패소율은 연평균 12%에 그쳤으나 50억원 이상 고액사건의 패소율은 37%로 비교적 높았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소송가액 10억원 이상 사건을 소장 접수 때부터 중요 사건으로 지정ㆍ관리한다.

필요하면 담당 검사가 직접 재판을 방청하고, 증거조작 등 송무 관련 범죄에 대해서는 적극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또 준비서면 제출시 국세청 보고와 검찰 의견 제시를 거치도록 했다. 이뿐만 아니라 변론 진행 상황을 상세히 보고하고, 패소한 경우 그 원인을 심층 분석해 두 기관이 공유키로 했다.

대검은 조세소송의 부당한 패소 판결을 방지해 국고 손실을 예방하고, 실질적인 조세 평등 원칙을 실현할 수 있도록 국세청과 협력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일단 표면적인 이유는 이렇지만 검찰 주변에서는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지금까지 국세청이 고발조치를 하지 않은 기업들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이고 향후 적극적인 고발조치를 통해 추징뿐만 아니라 총수들이 사법처리를 받도록 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검찰 소식통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4대강비리 수사와 연결해 추가 수사를 하고 있다. 수사선상에 오른 기업은 S사, G사, L사를 비롯해 D사와 P사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4대강 수사에서 추가로 드러난 부분과 정치권 인사가 개입된 정황이 드러난 부분을 수사하고 있다.

이 소식통은 “검찰은 기업 조사 외에 비리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할 수도 있다. 검찰이 조환조사를 검토 중인 인사들 중 지난 정권인사들 또는 현역 영남지역 의원들이 일부 포함돼 있다”며 “이들은 4대강 비리 수사에서 이권에 개입하거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세 3세 경영 체제로 들어선 기업 중 수사 선상에 오른 곳도 있다. 이들 기업은 2세 경영 또는 3세 경영 이후 문제가 된 부분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는 1차적으로 국세청이 조사 중인 곳도 있는데, 곧 검찰의 추가수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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