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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컨소시엄사들이 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수출 화물을 북한 나진항으로 끌어들여 나진-하산 구간 철도와 러시아 대륙을 관통하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이용해 유럽까지 운송하는 복합 물류ㆍ운송 사업이다.

TSR과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이란 장기 프로젝트의 시범 사업이자 한국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실현하는 첫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운송사업은 러시아 프리모르스키 지방 하산에서 나진항까지 54㎞ 구간은 철도를 이용하고, 나진~포항 간은 해상으로 운송하는 방식이다. 나진~하산 철도 구간은 이미 러시아 측이 개보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 컨소시엄 관계자들은 나진항 3부두와 나진~하산 철도의 운송 효율성이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레일 측에 따르면 러시아 측과 북한 측간 레일 궤도폭이 다른데 이번 시범운송을 통해 이 코스로의 석탄 운송에 장애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시간과 유류비를 계산하면 10∼15% 정도 절약이 되고 안정적으로 장기 계약을 맺으면 더 절약이 될 수도 있지만 사업의 안정성도 고려대상이다. 정치적 불안정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코레일 등 3사는 러시아 하산∼북한 나선의 54㎞ 구간 철도 개·보수 및 나진항 3호 부두 현대화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북한과 함께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먼저 시작한 러시아 측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의 간접 참여 방식을 택하고 있다. 2008년 7대 3의 지분 구조로 설립된 러시아와 북한의 합작기업인 '라선콘트란스'의 러시아측 지분 절반을 사들이는 우회 투자 방식이다. 포스코, 현대상선, 코레일 등 3사로 구성된 우리 기업 컨소시엄은 5.24 조치를 우회하기 위해 라손콘트란스의 러시아 측 지분 가운데 50%를 1800억∼2000억원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필요성 등을 국익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리 기업의 '나진-하산 물류협력사업' 참여가 결정된 바 있다.

러시아와 남북한 물류망을 잇는 이 프로젝트는 남북 경협은 물론 박근혜정부가 구상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극동부터 아시아, 유럽을 잇는 초국경 경협 프로젝트 구상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우리 기업 컨소시엄의 사업 참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 첫 운송사업의 경제성이 입증되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이 크게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구간이 시베리아횡단철도의 북한 내 축이 돼 향후 남한의 동해북부선과 연결되면 부산에서 러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여객과 화물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미 철도시설공단은 오는 2018년 말까지 예정으로 포항~삼척간 철도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렇게 되면 2019년부터 부산에서 동해안을 따라 강릉까지 열차 운행이 가능해진다. 향후 북한 내 나진∼청진∼함흥∼고원∼원산∼고성 구간까지 연결되면 TSR의 한반도 축이 완성되게 된다.

러시아 측은 합자회사 설립이후 러시아 국경역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km 구간 철도 개보수에 착수해 지난해 9월 공사를 마치고 열차 운행을 시작했다.

개보수된 나진-하산 구간 철도에는 러시아식 광궤(1천520㎜)와 한반도식 표준궤(1천435㎜) 선로가 나란히 깔려 그전까지 시속 30~40km 정도의 속도밖에 내지 못하던 열차가 시속 60~70km의 속도로 달릴 수 있게 됐다. 철도 개보수에 이어 올해 7월에는 화물 환적을 위한 북한 나진항 3호 부두 현대화 사업이 마무리됐다.



윤지환기자 musasi@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