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경원선 연계, 남-북-러 3국 공동발전

박근혜정부 집권 3년차 ‘통일기반 구축’국정 목표
박 대통령 남북관계 개선 전력 … ‘남북경협’ 활성화 기대
‘통일 구상’실천할 콘텐츠ㆍ전략 부족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동북아 그랜드 플랜’ 주목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화두를 ‘통일’이라고 할 만큼 남북관계 변화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집권 3년차를 맞는 박 대통령은 국정의 최우선 과제를 ‘경제활성화’와 ‘통일기반 구축’에 두면서 특히 광복ㆍ분단 70년이 되는 올해를 명실상부한 ‘통일시대’의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그러한 ‘통일의지’를 신년사를 비롯해 정부ㆍ재계 신년인사회, 심지어 문화예술인과의 만남에서도 강력하게 표출했다. 박 대통령은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남북관계’부분에 상당한 할애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박 대통령이 이전 정부와는 다른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통일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것으로 실제 어떻게 현실화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 또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대화는 물론, 최고위급 회담까지 가능하다고 화답해 상황에 따라 남북관계가 발전적인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2015년 새해 들어 남북관계에 훈풍이 감도는 가운데 ‘관건’은 남북이 신뢰를 바탕으로 공유하고 실천할 수 있는 프로젝트이다. 박근혜정부는 출범 초부터 다양한 대북 정책을 제시했지만 대부분 북한으로부터 거부당했고, 비난까지 받았다. 북한에 당장 필요한 사안이 아니거나 ‘현실성’이 떨어지거나 정치적인 이유에서였다. 북한 역시 남북 협업보다는 대규모 지원을 기대하면서도 실현가능한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이나 국내외 한반도 전문가들은 남북이 공생과 공존을 통해 ‘통일의 길’로 나아가려면 서로가 ‘윈윈’하는 남북협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남북이 주변국들에 정치적으로 예민한 지역인 만큼 이러한 영향을 덜 받거나 배제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2015년을 통일기반 구축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박근혜정부가 그에 부합하는 프로젝트를 제시할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 ‘통일 의지’ 강해, 실천은?

박근혜 대통령은 요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통일’을 얘기한다. 그것도 매우 진지하고 강한 의지를 내보여 박 대통령 주변에선 올해 남북관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가까이는 올해 신년사에서 박 대통령은 “분단 70년을 마감하고 통일의 길을 열어갈 것”이라며 남북관계 개선을 주요 국정목표로 제시했다. 지난 2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5년 신년인사회에서는 “통일이 이상이나 꿈이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로 구현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준비와 실천에 최선을 다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6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2015 문화예술계 신년인사회’에서 박 대통령은 “앞으로 평화통일을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문화·예술, 그리고 문화예술인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29일 ‘2014 핵심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도 “새해에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좀 더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새해에는 어떤 식으로든 남북관계의 진전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렇듯 박 대통령이 ‘통일’을 지속적으로 강조한 것은 광복 70주년이자 분단 70주년인 올해 경색국면을 벗어나 남북관계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신년은 박 대통령 집권 3년차로 남북관계를 주도하고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이기도 하다.

‘관건’은 박 대통령의 ‘통일 의지’를 현실화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박근혜정부는 집권 2년 동안 몇 차례 대북 정책을 내놓았지만 총합적인 ‘그랜드 플랜’은 아직 부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대통령 대북 정책에 북한 외면

사실 박 대통령은 대선 전부터 남북관계에 큰 비중을 둬 왔다. 대선 당시 밝힌 ‘한반도신뢰프로세스’는 대표적인 예다. 이는 남북이 신뢰를 바탕으로 한반도 경제공동체를 건설하고 이를 통해 통일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정책이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3단계로 대북 인도적 지원→농업ㆍ조림 등 낮은 수준의 남북 경제협력→교통ㆍ통신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주내용으로 한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도 박 대통령이 중시하는 통일기반 구축 프로젝트다. 박 대통령이 2013년 10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제안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남북한과 아시아, 유럽으로 연결되는 유라시아 대륙을 단일경제권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방안이다. 구체적으로 물류, 통상, 에너지 등의 인프라 구축을 통해 하나의 대륙을 형성하고 산업ㆍ기술ㆍ문화를 융합한 창조경제의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어 박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사에 이은 기자회견에서 ‘통일대박론’언급하며 통일이 되면 우리 경제가 대도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그런 통일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한반도 평화 조성 ▦대북 인도적 지원 강화 ▦통일 공감대 확산을 위한 국제협력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박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독일 드레스덴을 방문해 ‘한반도 통일을 위한 구상’이라는 일명 ‘드레스덴 선언’을 통해 ▦남북한 주민의 인도적 문제 우선적 해결 ▦남북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라 구축 ▦남북 주민 간 동질성 회복 등 세 가지 구상을 북한 측에 제안했다.

그러나 북한은 박 대통령의 여러 대북 정책들에 대해 “흡수통일” 운운하며 비판적 입장을 보였고,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대북전단 살포 등으로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을 이어갔다.

박근혜정부 새로운 프로젝트 필요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이 부정적, 비판적 태도를 보인데 대해 북한 소식통과 대북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이 있다. 즉, ▦북한에 대한 이해 부족 ▦실질적인 대북정책 부재 ▦대북정책 추진 주체 문제 ▦주변국 이해 및 활용 전략 부재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베이징의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남한 정부는 북한 현실, 가령 북한내 권력관계, 주민 현실 등에 대해 피상적으로 알거나 잘 모르고 있어 북한을 제대로 상대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시말해 북한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 그리고 그들이 우선적으로 원하는 것과 우리 정부가 제시하는 것 사이에 간격이 너무 크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이 대북정책에 전면에 나서거나 ‘선장’ 역할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럴 경우 북한의 전략에 휘말리거나 끌려다닐 위험이 있어 남북관계가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박 대통령이 통일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통일호’를 진두지휘하는 것이 위험하고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북한과 오랜 기간 무역을 해온 한 북한 전문가는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은 ‘총론’만 있고 ‘각론’이 없다”며 “각론이라는 것도 단발적이고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 남북경협, 민생 인프라 구축 등 대북정책들이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우선 순위, 지원 내용과 지역, 북한 사정상 현실화하기 어려운 것 등 문제가 많다고 했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국제관계 전문가는 “남북 문제에서 미국 이상으로 중요한 나라가러시아로 특히 북한과의 관계에서 그렇다”면서 “한국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잘 설정하면 남북관계를 훨씬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 군부의 힘이 대단한데 러시아는 북한군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고, 북한 지도부 또한 러시아에 의존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한국이 러시아를 중요한 파트너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 소식통과 한반도 전문가들은 남북관계를 남북만의 문제로 보지 말고 동북아관계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남북관계에서 러시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 중 ‘유라시아 이니셔티브’프로젝트를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했다.

이들은 남북이 주변국들에 정치적으로 예민한 지역인 만큼 이러한 영향을 덜 받거나 배제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바람직하다는 측면에서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프로젝트의 실현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남ㆍ북ㆍ러 공동 발전 ‘동북아 그랜드플랜’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 중 자주 거론되고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프로젝트다. 박 대통령은 드레스덴 선언 등에 대한 북한의 비판적 태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6월 중앙아시아 3국을 방문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책을 실천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로부터 한달 뒤인 지난해 7월 통일준비위원회가 발족하는 날 기업인과 정부 관계자가 북한 나진ㆍ선봉을 방문했다. 당시 남북한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가 심도있게 논의된 데는 박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책에 대한 의지가 반영된 측면이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한반도 철도 노선의 기본이 경의선(서울-신의주)이 아닌 경원선(서울-원산)으로 한반도가 시베리와와 연결된다는 점이다. 이것은 한반도가 ‘섬’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통일된 한반도’의 미래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함의하고 있다. 이는 남북관계에서 러시아의 가치와 위상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반면, 박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프로젝트는 그 취지에 상응하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즉, TKRㆍTSR을 포함한 물류, 통상, 에너지 등 단일경제권 관계국들의 발전에 관한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구체적인 실천가능한 정책이 부족하고, 특히 북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젝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2000년대 초 남북경협을 토대로 남ㆍ북ㆍ러 3국의 공동발전 방안으로 제시된 ‘동북아 그랜드플랜’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장석중 러시아극동개발주식회사 대표가 1990년대부터 구상한 것으로 남북한을 축으로 러시아와 연계해 동북아를 공동 발전시킨다는 방안이다. 즉 남북한이 ‘경제’를 매개로 협업하고 이를 러시아 극동 연해주와 연계해 남ㆍ북ㆍ러 3국이 공동발전하는 방안으로 궁극적으로 동북아 발전을 이룬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00년대 초 러시아와 북한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일부 추진되기도 했다. 김대중정부 시절 김중권 비서실장은 장석중 대표의 ‘동북아 그랜드플랜’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2001년 제주도에서 열린 한국ㆍ러시아 정상회담에서 이 프로젝트가 진지하게 논의됐다. 이후 러시아는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 극동러시아개발위원회를 창립하기도 했지만 김대중정부는 내부 사정으로 추진하지 못했다.

이 프로젝트는 박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내용도 포함하고 있고, 무엇보다 남북경협과 관련해 실천가능한 세부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동북아 문제를 풀어가는 데 지침이 될 만한 프로젝트로 박근혜정부 들어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그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프로젝트를 처음 입안한 장석중 대표는 “남북관계 개선ㆍ발전의 가장 중요한 매개는 ‘경제’로 정치적 영향을 덜 받으면서 북한이 가장 원하는 바다. 결국 ‘남북경협’을 통해 풀어가는 게 가장 빠르며 남ㆍ북ㆍ러 3국의 공동발전 프로젝트는 한국의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육성 등 박근혜정부가 주창한 ‘창조경제’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 ‘동북아 그랜드플랜’의 세부 내용

최근 다시 주목받는 ‘동북아 그랜드플랜’은 남-북-러를 잇는 경연선(서울-연해주), 38선하(휴전선 접경지역-경연선), 간도선하(신의주-혜산-청진-경연선) 등 교통망을 축으로 남한에는 제2 개성공단에 해당하는 해외동포공단을 조성하고, 북한의 동북지역을 개발하는 한편, 극동러시아 연해주, 사할린, 쿠릴열도 등을 개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륙 진출의 교두보 역할 기대 - 경원선∼ 경연선

경연선(서울-연해주)은 한반도 남쪽의 부산(또는 목포)에서 출발해 서울을 거쳐 북한의 원산, 청진을 지나 연해주까지 이어지는 철도 노선을 말한다. 경연선은 ‘동북아 그랜드 플랜’의 주된 사업(계획)을 가능하게 하는 중추 골간이다. 무엇보다 한반도의 대륙진출 기지화의 교두보가 된다는 데 의미가 크다. 남북관계에선 경연선의 일부인 경원선(서울-언산)이 중추를 이룬다.

경연선 노선에는 남북경협을 상징하는 해외동포공단이 들어선다. 이 공단에서 남북이 공동생산한 제품(농식품, 경공업 제품 및 생활필수품)은 북한의 식량난 및 기초 생활난을 해결하고 경연선을 통해 물류비까지 낮출 경우 국제경쟁력은 크게 제고된다.

경연선을 거쳐 TKR(한반도 횡단철도), TSR(시베리아 횡단철도), 그리고 북극항로와 연결되면 남북한 상품의 경쟁력 증대는 물론, 남북에서 다방면의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

또한 남북한이 경연선을 통해 식량, 농ㆍ임ㆍ해ㆍ수산물, 자원, 인력 등의 교류가 활성화되면 식량 자급자족의 기초를 마련할 수 있고 나아가 통일의 기반을 다질 수 있다.

아울러 경연선의 종착지인 북러 국경지대에 북한의 해외식량공급기지를 조성하면 북한의 식량난 해결에도 적잖은 도움이 된다. 또한 경연선을 통해 남한의 화훼 과일 종묘와 북한의 특산물, 러시아의 에너지, 임산자원을 교환하는 형태를 취하면 3국이 공동 발전할 수 있다.

▦아시아 물류 허브 - 38선하(線河, 철도+운하)

38선하는 38(휴전선) 접경지대의 철도와 운하로 연결된 교통로를 말한다. 즉 서해에서 경기도 연천까지는 선박을 통한 운하로, 연천 이후부터는 철도로 연결돼 극동러시아 연해주까지 이어진다.

38선하는 '동북아 그랜드 플랜'과 관련해 경연선과 연결되는 데 주된 의미가 있다. 38선하와 경연선이 연결되면 교통망(물류 수단)으로서 경연선의 가치는 크게 증대되고 이에 따라 38선하의 중요성도 배가 된다.

38선하-경연선-북극항로‧미주지역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국내 물품은 물론, 중국에게도 수출입 물류효과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38선하-경연선이 활성화되면 파나마, 수에즈 운하에 버금가는 아시아의 물류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

▦ 경공업 제품·생필품 생산- 해외동포 제1공단(임진강 북단, DMZ 남단지역)

휴전선 접경지대 개발 지역으로 경기도 문산, 적성, 백학, 전곡(연천) 등이 중심 도시이다.

이 지역에는 남한이 주축이 되고 북한, 해외동포들이 참여해 경공업 제품 및 생필품을 주로 생산하는 공단을 조성한다. 특히 ‘해외동포’공단이란 명칭이 붙을 정도로 해외동포의 참여가 중요한데 이는 ‘동북아 그랜드 플랜’ 취지에 부합하고 무엇보다 북한의 참여를 유도하는데 효과적이다.

제1공단은 남한 지역에 위치하고 북한은 인력을, 해외동포는 자본 및 자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개성공단과 차이가 있다. 공단이 남한에 있게 되므로 개성공단과 같은 3통(통신, 통행, 통관) 의 문제가 없을뿐 아니라 북한의 저임금과 숙련된 노동력은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주고, 해외동포의 참여는 자체 의의와 더불어 북한 주민의 정서에 부합해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다.

제1공단은 휴전선 접경지역에 맞게 남북이 함께 생산할 수 있는 농식품 및 생필품 생산이 주류를 이룬다. 특히 북한의 식량자급과 생활필수품 공여에 필요한 식품가공업, 농ㆍ수ㆍ임산물 가공업 등이 주대상이다. 예컨대 도축장, 도계장, 반찬류‧순대 공장 등이 적합하다.

특히 해외동포 제1공단은 중국을 비롯 해외에 진출했다가 실패한 중소기업이 국내에 정착하는 기반을 제공한다.

이들 지역에서 생산한 제품은 인접한 북한은 물론, 경연선을 타고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미주지역 등에 수출되고 북극항로를 이용할 겨우 유럽 수출이 활성화된다.

▦북한 인력, 해외동포 자본 제공 - 해외동포 제2공단(경연선 주축)

해외동포 제2공단은 38선하(철고+운하)의 중요 지점인 경기도 연천, 강원도 철원, 회양(평강) 지역에 조성된다. 철원은 경연선이 북측으로 연결되는 중요 지점이며, 회양(평강)은 경연선의 길목이다.

제2공단 역시 남한 지역에 공단이 있고 북한은 인력을, 해외동포는 자본 및 자원을 제공하는 형태다. 경연선의 중요지점에 자리한 제2공단은 주로 경공업 제품을 생산하는 업종이 주류를 이룬다. 자동차 부품 조립공장이나 액세서리 임가공 공단, 자전거ㆍ우산 조립 공단 등이 대표적이다.

경연선이 시작되는 연천 및 철원에는 남북 공동의 공원을 조성, 관광지로서의 활용도를 높이며 금강산 관광과 연계해 수익성을 진작시킬 수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5월 방미 중 언급한 '세계평화공원' 조성과 관련해 철원은 공원뿐 아니라 '남북한 만남의 장소'로도 활용될 수 있다. 아울러 철원은 남북공동의 생태연구단지로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 북한 동북지역 개발 - 원산·함흥 중심 중공업 발전

원산, 함흥을 중심으로 한 북한 중공업 지역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북한 동북지역은 경연선이 TKR, TSR로 이어지는 길목일 뿐 아니라 북극항로와 연계하는 전초기지로 매우 중요하다.

또한 김책 제철소, 안변 조선공단, 6ㆍ3 화차공장, 룡성 농기계, 흥남 비날론ㆍ비료 공장 등 북한 중공업의 중추가 대부분 이 지역에 집중돼 있다. 게다가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이 동북지역을 중심으로 몰려 있어 요즘과 같은 자원난 시대에 남북이 윈(win)-윈(win)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에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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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특산물 유럽·미주로 수출 가능 - 간도선하

옛 간도 땅인 압록강에서 백두산에 이르는 지역, 그리고 함경북도 일대를 연결하는 '간도선하'가 새롭게 활용된다. 즉 평북 신의주에서 압록강을 따라 백두산 인근 혜산까지는 선박으로, 그리고 혜산에서 함북 청진까지는 철도를 통해 경연선과 연결된다.

신의주-혜산-청진-경연선-북극항로‧TSR‧미주지역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물류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와 북한경제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임산물, 특산물을 간도선하를 통해 러시아, 중앙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미주에도 수출할 수 있고, 중국의 수출입, 남한과의 교역도 수월해진다.

▦흩어진 동포들 결집·발전 발판 - 연해주 개발

‘동북아 그랜드 플랜’ 중 제3국(러시아)이 관련된 유일한 프로젝트이다. 러시아의 참여는 남북간의 조정자로서의 역할과 연해주 개발에 대한 남ㆍ북ㆍ러 3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러시아는 연해주 개발에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고 남북한은 이 지역 개발을 통해 자원 등 경제적 이득을 취한다. 나아가 러시아, 중국, 중앙아시아, 몽골 등에 흩어져 있는 해외 동포들이 결집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취지도 있다.

연해주 개발 프로젝트는 극동러시아개발은행을 설립하고 연해주 지역에 경공업, 생필품 공업단지 조성, TKRㆍTSR 연결, 사할린 유전 개발 및 수산물ㆍ임산물 가공 공단, 북극항로 유지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그밖에 식량난에 대비한 해외식량기지로 연해주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수산자원·북극항로 가치 높여 - 사할린 및 쿠릴열도 개발

연해주 지역 동포들이 대부분 거주하는 사할린은 동북아 그랜드 플랜'의 한 축을 담당한다. 사할린에서는 목축, 산림, 가스‧원유, 식품제조업, 수산 등이 주대상이다.

쿠릴열도는 러시아와 일본의 이해가 맞물린 지역으로 남북한에도 중요 거점이다. 수산자원 개발과 함께 경연선-북극항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본 기사는 <주간한국>(www.hankooki.com) 제256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종진기자 jjpar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