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통령' 반 총장 압도적 1위… '대망론' 평가 갈려, 차기 대선 '변수''대망론'에 '거품' 끼었다는 주장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0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새내기 외교관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외교관 후보자 1기 출신의 외교부 직원들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유엔 창설 70주년 기념 특별 행사장 앞에서"힘을 내요 슈퍼총장님 존경합니다" 문구를 든채 반 총장을 응원해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반기문 대망론'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차기 대선에 출마할경우 압도적 지지를 받을 수 잇다는 전망에서다.

지난 18일 반 총장이 세계교육포럼 참석차 2년 만에 귀국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면담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이면서 '반기문 대망론'은 또 한번 꿈틀거렸다. 반 총장이 강력한 의지를 보이며 시도한 개성공단 방문은 비록 북한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그 자체만으로 국내외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대망론'에 힘을 실어줬다.

이러한 대망론이 허상이 아니라는 것은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데일리한국-리서치앤리서치의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반 총장은 기존 대선주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가히 '반기문 신드롬'이라고 부를 만한 형국이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반기문 대망론'이 실재와는 다른 정치적 착시 현상일뿐 이라는 반론도 있다. 국내 정치에 대한 불만이 '반기문 대망론'으로 치환된 것으로 막상 대선에 접어들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망론'에 '거품'이 끼얹다는 주장도 있다. 반 총장이 국민의 현실 속이 아닌 '이미지'만으로 판단되다 보니 '기대'가 지나치게 반영됐다는 것이다. 또한 반 총장의 대권의지가 불분명하고 국내 기반이 취약한데다 최근 '성완종 사태'에서 나타난 친인척 문제와 같은 악재도 '대망론'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0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유엔 창설 70주년 기념 특별 행사에서 연설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이렇듯 '반기문 대망론'은 상반된 시각이 양립한 가운데 정치권의 화두이자 잠재적 불씨로 차기 대선 정국에서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시 점화된 '반기문 대망론'

반기문 총장은 인천에서 개최된 세계교육포럼 참석차 18일 귀국해 닷새간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갔다. 2013년 8월 방한 이후 2년만의 귀국이지만 반 총장은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보는 가급적 자제하며 조용하게 보냈다. 그가 차기 대권에 도전한다는 이른바 '반기문 대망론'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더욱이 이번 방한은 '반기문 대망론'을 정치권에 마케팅하고 다녔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하고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는 시점과 미묘하게 맞물려 반 총장은 더욱 신중한 행보를 했다는 게 지인들의 전언이다.

그럼에도 '반기문 대망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더 주목을 받았다. 반 총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면담하고 개성공단 방문이 빅이슈가 되면서 '대망론'이 또다시 화제가 된 것이다.

게다가 반 총장이 성완종 전 회장과 인연이 있고, 반 총장의 동생과 조카가 경남기업과 관련된 사건이 크게 부각되면서 '대망론'도 덩달아 관심을 모았다.

북한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을 돌연 철회한 지난 20일 파주 도라산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개성공단이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반총장은"북측은 갑작스러운 철회 이유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면서"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데일리한국-리서치앤리서치가 반 총장의 방한을 앞두고 실시한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반 총장은 기존의 차기 대선주자 후보들을 큰 차이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데일리한국이 창간 1주년 기념으로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5~16일 이틀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36.4%가 '가장 적합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반 총장을 꼽았다.(표본오차 95%, 신뢰 수준 ±3.1%포인트)

반 총장에 이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1.2%로 2위를 차지했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10.3%로 3위를 기록했다. 4위는 박원순 서울시장(7.8%), 5위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4.3%), 6위는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3.7%)가 차지했다.

반 총장은 모든 연령대와 지역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여야 지지층, 무당파에서도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반 총장은 지난해 12월 20~22일 실시한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데일리한국·주간한국 신년 기획)에서도 39.7%로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지역·연령대·지지 정당·직업·소득 수준에 관계 없이 1위를 차지했다. 반 총장은 올해 신년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도 부동의 1위를 나타냈다.

이렇듯 '반기문 대망론'이 1년 이상 지속적ㆍ압도적으로 나타난 것은 반 총장이 실제 2017년 대선에 뛰어들 경우 엄청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전망케 한다.

반기문 차기 대선 출마할까?

'반기문 대망론'은 처음 정치권에 회자됐을 때부터 최근까지 여론의 지지를 받으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대망론'이 국민 여론의 지지를 받는 다는 증거로 2017년 대선까지 계속될지 주목된다.

반 총장의 임기는 2016년 12월 31일까지다. 2017년 제19대 대선을 1년가량 남겨 둔 시점이어서 반 총장 의사에 따라 출마가 가능한 셈이다.

과연 반 총장은 제19대 대선에 출마할 것인가. 출마한다면 여야 어느 쪽 후보로 나서나. 또 당선은 될 수 있나. 반 총장을 둘러싼 '차기 대선' 의문 부호는 여럿이다.

우선 반 총장의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정치 전문가들의 견해는 갈린다. 그럼에도 반 총장의 출마 여부는 그의 '의사', 즉 '권력의지'에 달렸다는 데 견해를 같이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 는 "시대의 흐름이 있더라도 반 총장이 실제로 권력 의지가 얼마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반 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높게 봤다. 홍 소장은 "본인 의지, 조직 등과는 별개로 일단 출마하면 당선 가능성이 높다"면서 "반 총장과 가까운 지인들을 만난 결과 출마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홍 소장에 따르면 반 총장이 유약하고 온화한 이미지로 비쳐져 대통령 후보로 곤란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지만 유약하지 않으며, 신념과 의지가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 '큰 역할', '책임'이 주어지면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홍 소장의 설명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도 남북관계의 특수성, 세계에서 한국의 역할, 여당 후보의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반 총장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신 교수는 "현재 여권에서 김무성 대표가 선전하고 있지만 다른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고만고만하다" "인물론이나 대선에서 중요한 지역ㆍ이념ㆍ시대정신 등의 측면에서도 반 총장의 경쟁력이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반면 반 총장 출마가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정치학)는 "반 총장에 대한 높은 지지도는 인지도와 선호도에 가까운 것으로 정치권 밖 메시아에 대한 유권자의 심리를 반영한 것"이라며 "현 제도에선 반 총장의 출마 가능성이 낮고 관료 출신인 반 총장이 흙탕물 같은 정치에 손을 담겠냐"고 반문했다. 김 교수는 "국내 기반이 없는 반 총장이 자칫 고건 전 총리와 같은 길을 갈 수 있다"며 "이원집정부제(분권형대통령제)와 같은 개헌이 이뤄지면 출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대통령선거는 혼자 하는 게 아니고 세력이 있고, 국민과 접촉해 가치(이념)를 공유해야 하는데 반 총장은 외교 외에 어느 것 하나 없이 '이미지'만 있다"며 "정치적 부분에 검증이 안된 점도 출마 가능성을 낮게 한다"고 말했다.

윤희웅 민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반 총장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분권형대통령제 같은 개헌이 이뤄지면 출마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반 총장과 직간접으로 접촉한 국내외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반 총장의 대선 출마에 대해 견해가 나뉜다.

반 총장과 가까운 대사 출신의 한 외교관은 "반 총장이 차기 대선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무관심하지 않을 뿐더러 의지도 강하다"고 말했다. 매년 한 두차례 반 총장을 사석에서 만난다는 그는 "국가를 위하고 '통일' 과 같은 소임을 다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반 총장이)차기 대선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외교관 출신의 지인은 "반 총장은 만사에 신중한 사람이다. 지금 말은 안하고 있지만 가령 '남북통일'과 같은 명분이 있다면 '통일 대통령'으로 출마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반 총장과 대학 동기인 전직 관료는 "반 총장이 정치를 한다면 대통령보다는 유엔 총장의 연장선에서 세계를 상대로 국제적으로 기여하는 일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의 출마 여부가 국내 정치상황과 맞물려 있는 만큼 2년 뒤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단, 일각에서는 반 총장이 차기 대선 불출마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을 두고 출마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라고 해석한다.

여야 모두 관심 가질만한 카드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여야 어느 쪽 후보로 나설 것인가도 관심사다. 반 총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 통상부 장관과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그가 보수 성향을 띠고 오랜 관료 출신이란 점은 새누리당과 코드가 맞다고 할 수 있다.

홍형식 소장은 반 총장의 노선 등을 볼 때 신자유주의와 공화주의를 결합한 듯한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공약),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의 주장과 유사해 대선에 출마하면 친박계 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평했다.

신율 교수는 현재 당에서 소수인 친박계가 킹메이커로 나서 반 총장을 내세울 경우 다수인 비박계를 넘을 수 있고, 강력한 대선 후보로 지지율도 현재(30%대)보다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윤희웅 센터장도 "새누리당 친박계에서 비박계 대항마로 반 총장을 영입하려고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에서 김무성 대표가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 총장이 새누리당에 안착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있다. 새누리당에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이 반 총장의 약점이라는 지적이다.

친박계가 반 총장을 옹립하려 할 경우 비박계와 전면전이 일어날 수 있고 당이 깨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새정치연합에서도 반 총장에 관심을 갖고 있다.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과 유엔 사무총장을 한 만큼 정치적 인연이 있고, 충청 출신으로 당에서 거부감도 없다는 것이다.

특히 호남 비노계는 반 총장에 대해 상당한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문재인 대표에 필적할 대선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반 총장은 문 대표에 맞서거나 넘어설 수 있는 유력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1997년 대선 때 호남과 충청이 손을 잡은 'DJP 연합(김대중+김종필)'이 재현된다면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반면 문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노계는 반 총장에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현재 당 구도를유지하면 문 대표가 차기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고, 대권을 차지할 전망도 있는데 굳이 반 총장을 끌어들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의 성향이나 박 대통령과의 관계, 유엔의 역할과 남북 문제를 풀어가는데 있어서 현 정부와 보조를 맞출 필요 등의 이유에서 반 총장이 차기 대선에 출마한다면 박 대통령과 손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차기 대선과 반 총장의 승산은

반 총장이 차기 대선에 출마할 경우 그 결과는 여야 어느 후보로 나오느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반 총장이 새누리당 후보가 되려면 당 구조상 친박계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즉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얘기다.

정치 전문가들은 반 총장이 여권 후보로 나설 경우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본다. 충청권이라는 지역적 기반에다 세대와 이념, 시대정신 등에서 현재 여권에서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에서다.

또한 정치공학적으로 반 총장은 출신 지역인 총청권의 절대적 지지를 받을 수 있고, 새누리당의 정치 기반인 영남권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 전체 유권자수를 고려할 때 야권 후보보다 유리하다.

반 총장이 여권 후보가 된다면 정치공학적으로 볼 때 충청권과 새누리당 성향의 영남권 표가 반 총장에 쏠릴 가능성이 높아 야권 후보에 승리를 거둘 개연성이 크다.

같은 맥락에서 만일 반 총장이 야권 후보가 된다면 호남과 충청 표에다 중도ㆍ진보적 성향의 표를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 여권 후보가 영남표와 보수층의 지지만으로 승리하기란 쉽지 않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반 총장이 차기 대선에 출마한다면 여권 후보일 경우 충청ㆍ영남표의 결집으로 쉽게 당선될 수 있고, 야권 후보가 되더라도 충청ㆍ호남표에 과거 '안철수 바람'때의 수도권, 젊은층과 중도 성향의 표를 흡수할 수 있어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반 총장이 여야 후보가 되고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극복해야 할 큰 장벽이 있다. 여당 후보일 경우 당내 주류인 비박계를 끌어안거나 넘어서야 한다. 현재처럼 김무성 대표가 차기 대선과 관련해 지지율 고공행진이 계속된다면 대권 예비전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야권 후보가 될 경우에도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주류 친노계와 한판 승부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차기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빅뱅을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반기문 대망론'이 차기 대선을 앞두고 여전히 힘을 발휘할 경우 현재의 여야가 아닌 제3지역에 반 총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정치 결사체나 신당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여야의 주류에 속하지 않은 인사들이 대거 반 총장 쪽에 합류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차기 대선은 여야, 제3세력의 3파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 정치 전문가들은 반 총장을 중심으로 한 제3세력이 등장한다 해도 결국 합종연횡을 거쳐 2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고 반 총장에게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한편,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역대 대통령 선거를 분석해 대통령 당선자와 유력 후보를 나누는 5가지 치명적 기준을 제시한다. 배 본부장에 따르면 단지 유력 후보에만 그치지 않고 당선자가 되기 위해서는 조직(Structure), 열성 지지층(Mania), 선점 효과(First Mover Advantage), 지지층 통합(Consolidation), 시대 정신(New Value)을 오롯이 갖추어야 한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유력 후보는 될지 몰라도 대통령 자리는 약속받을 수 없다는 게 배 본부장의 견해이다.

이에 따르면 반 총장은 5개 부분에서 취약할 수 있지만 동시에 5개 요소를 모두 갖출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반 총장의 경우 5가지 요소 중 '조직'이 가장 취약점으로 지적되고 열성 지지층과 선점효과, 지지층 통합, 시대정신도 부재하거나 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차기 대선주자, 대선과 관련한 다수의 여론조사를 보면 반 총장이 5개 요소를 모두 갖출 수 있는 잠재력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반 총장은 여론조사에서 세대, 지역. 이념 등 전 분야에서 타 후보를 압도적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가령 20대의 지지율이 전세 대에서 가장 높고, 60대 이후에서도 반 총장의 지지율이 가장 높다. 지역적으로도 여권 후보가 유리한 영남이나 야권 후보가 유리한 호남에서도 반 총장은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는 현재 여야 대표 주자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나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에게 유리한 부분인데 이마저도 반 총장에게 크게 뒤지는 셈이다.

또한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 세계를 아우르는 지도력을 보임으로써 글로벌 스탠다드를 제시하고 있다. 즉, 시대정신에서 여야 어느 후보보다 선점효과를 가질 수 있다. 특히 최대 현안이기도 한 남북 문제에서 반 총장은 타 후보를 압도한다.

김형준 교수는 반 총장이 충북 음성이라는 중립지대 출신으로 동서화합과 남북통합에 제격이라는 점과 유엔 사무총장을 경험한 국제적 감각이 뛰어나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대선의 여러 지표를 중심으로 본다면 반 총장에게 유리한 국면이지만 정치적 현실은 냉혹하다. 반 총장의 '권력의지'가 이를 넘어서느냐가 관건이다.

'반기문 대망론' 한계 지적도

'반기문 대망론'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반 총장 본인의 대선 출마 의사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를 영입하려는 지도자나 세력이 아직 부재하다. 또한 당청 분리로 인해 대통령의 제왕적 파워가 많이 줄었으므로 물러나는 대통령이 '미래 권력'인 대통령후보를 내세우기 쉽지 않다. 여당과 야당 내부에 기존 대선주자들이 많이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대선에 나서려면 핵심 참모를 비롯한 조직과 정치자금, 정책 대안 등이 있어야 하는데, 반 총장은 이점에서도 매우 취약하다. 반 총장은 2016년 12월에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는데, 1년 사이에 대선 캠프를 차리고 준비하기 쉽지 않다.

반 총장의 대망론을 뒷받침하는 높은 지지율이 '거품'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소장은 "현재 뚜렷한 안티(반대) 세력이 없는 반 총장이 후보군에 오르면 당연히 지지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관료 출신인 고건 전 총리가 한때 지지율 1위를 달렸지만 정치인으로 변신하려는 2006년부터 그의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즉 현재의 반 총장의 지지율은 정치인으로 검증된 지지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반 총장이 정치권 밖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것은 과거 '안철수 바람'이 불 때와 비슷한 현상으로 반 총장이 막상 정치무대에 들어서면 현재와 같은 지지율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최근 반 총장이 성완종 전 회장의 '충청포럼'을 통해 자주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고 그의동생과 조카가 경남기업과 관련한 불미스런 행위가 드러나면서 여론은 적잖이 싸늘해졌다. 반 총장의 측근인 임덕규 '월간 디플로머시' 회장이 주도해 만든 단체인 '백소회'의 4월 정기 모임에 참석자가 눈에 띄게 준 것은 반 총장에 대한 여론이 예전과 다른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는 대선 국면에서 반 총장과 관련해 부정적인 사실이 밝혀지고 이것이 여론에 반영된다면 '반기문 대망론'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반 총장에 대해선 아직 정치적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 대선 국면에 들어서고 반 총장이출마한다면 본격적인 검증이 시작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안에 따라 반 총장이 크고 작은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반기문 대망론'이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이유다.



박종진 기자 jjpar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