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총수 10명 중 2명 서울대 나와 …단일과는 고대 경영…경기고 출신 최다총수 중 SKY 47%…서울대 22%, 고려대 13%, 연세대 12% 순지방대·고졸 출신도 10%…경영학 전공(31%) 가장 많아, 경제학.법학 순

국내기업 총수 10명 가운데 2명가량은 서울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 학과로는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의 총수가 가장 많았다.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239개 주요 그룹 총수들의 출신대학 및 전공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파악됐다고 최근 밝혔다. 조사 대상자는 239개 그룹의 총수급 경영자 214명이다. 일부 그룹에는 재벌 3∼4세도 포함됐다.

조사 결과 서울대 출신은 47명(22.0%)으로 집계됐다. 고려대(27명, 12.6%)와 연세대(26명, 12.1%)가 뒤를 이었고 그다음 한양대(15명), 한국외국어대·경희대(각 6명), 건국대(5명) 순이었다.

서울대 출신 기업 총수 중 좌장격은 1927년생인 동아쏘시오 강신호 회장이다. 강 회장은 서울대 의학과를 졸업하고 내과학 석사를 거쳐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 박사를 마친 학구파다.

1930년대생 서울대 출신 총수로는 태영 윤세영(행정학·33년생) 회장, 대림 이준용(경제학·38년생) 명예회장 등이고, 1940년대생으로는 일진 허진규(금속공학·40년생) 회장, 대성 김영대(행정학·42년생) 회장, 영원무역 성기학(무역학·47년생) 회장 등이 있다. 1950년대생 중에는 현대중공업 정몽준(경제학·51년생) 대주주, 교보생명 신창재(의학·53년생) 회장, 두산 박용만(경영학·55년생) 회장 등이 두각을 나타낸다.

1960년대생 이후로는 이수 김상범(경영학·61년생) 회장, 네이버 이해진(컴퓨터공학·67년생) 이사회 의장, 삼성 이재용(동양사학·68년생) 부회장 등이 손꼽힌다.

고려대 출신 기업 총수는 27명으로 허창수 GS 회장, 최태원 SK 회장 , 이재현 CJ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 등이 있다.

연세대 출신 기업 총수는 26명으로 구본무 LG 회장, 하동수 GS칼텍스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이 있다.

지방대 및 고졸 출신 기업 총수도 22명으로 조사돼 약 10%를 차지했다. 동원 김재철(부산수산대) 회장, 넥센 강병중(동아대) 회장, 하림 김홍국(호원대) 회장, 삼라마이더스 우오현(광주대) 회장 등은 지방대 출신이면서 직접 회사를 일궈낸 대표적인 창업가이다.

경영학 포함 상공계열 47% 최다

기업 총수들이 선택한 대학 전공으로는 경영학과 출신이 66명(30.8%)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제학(15명), 법학(12명), 행정학(6명) 순으로 조사됐다. 계열별로 살펴보면 경영·경제·무역 등 상경계열 출신이 89명으로 46.8%를 차지했고 이공계열이 52명(27.4%), 인문사회(예체능 포함) 계열이 49명(25.8%)이다.

전공학과별 현황을 들여다보면 단일 학과로는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이 17명(7.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세대 경영학과(14명) 출신이 두 번째였다.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은 서울대 경제학과, 한양대 경영학과와 함께 5명에 그쳤다. 서울대 법학과 출신은 6명.

기업 총수들이 가장 많은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으로는 GS 허창수 회장,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 삼양 김윤 회장, 삼천리 이만득 회장,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KCC 정몽진 회장 등이 선후배 학과 동문으로 이름을 올렸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 오너 경영자들은 스포츠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며 "스포츠에서 배운 강한 근성, 지구력, 도전정신, 조직력, 전략을 경영에도 접목하는 걸로 유추해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 고대 경영학과 출신인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은 대한축구협회장, 희성 구본능 회장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은 대한양궁협회장, LS 구자열 회장은 대한사이클연맹 회장, 한라 정몽원 회장은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을 각각 맡고 있다. 허창수 회장도 FC서울 구단주다. 구본능 회장은 중학교 때까지 외야수로 뛴 야구선수 출신이고, 구자열 회장은 동양인 최초 트랜스 알프스 완주자 타이틀을 얻을 정도로 사이클에 일가견이 있다.

오너 기업 최다 배출고는 경기고

국내 오너 기업인들을 가장 많이 배출한 고등학교는 경기고인 것으로 조사됐다. 고교 평준화 세대인 1958년생 이후 오너 경영자 중에서는 경복고 출신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국내 193개 그룹 오너와 그 일가 기업인 214명의 출신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경기고 졸업생이 31명으로 가장 많았다. 2위인 경복고(19명)와 3위인 서울고(10명) 출신을 합한 것보다 많은 숫자다.

경기고 출신 오너 기업가의 좌장격은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1933년생)이다. 조 회장은 1949년 경기고에 입학해 1952년 졸업했다. 이어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1935년생)과 김희철 벽산그룹 회장(1937년생),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1938년생)이 1930년대생 대표적인 경기고 출신 오너 기업가들이다.

1940년대생 중에서는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1941년생), 이수영 OCI그룹 회장(1942년생),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1944년생),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1946년생) 등이 있다.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1950년생),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1952년생),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1952년생),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1953년생),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1955년생), 김호연 빙그레 회장(1955년생) 등이 1950년대생 경기고 동문 기업가들이다.

경기고 다음으로 오너 기업인이 많은 경복고 출신으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이병무 아세아그룹 회장, 홍영철 고려제강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 등이 있다.

3위인 서울고 출신으로는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우석형 신도리코 회장,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등이 활약하고 있다.

서울 중앙고와 신일고 출신 오너 기업가도 각각 8명과 5명이었다. 서울 동성고ㆍ용산고ㆍ중동고는 4명씩을 배출했다.

지방고 중에서는 경남고 출신이 4명으로 가장 많았다. 고병헌 금비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홍하종 DSR 사장 등 경남고 출신 오너 기업가들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등은 광주제일고 동문이다.

평준화 세대 이후 경복고 증가

고교 평준화 첫 세대인 1958년생 이후 오너 기업인의 출신 고교를 따로 떼어내 살펴보면 다른 결과가 나온다.

경기고 출신은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 단 한 명에 불과했다. 반면 경복고 출신은 5명이나 됐다.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범삼성가 출신이 다수 포함됐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경복고를 나왔다.

서울 경성고ㆍ신일고ㆍ용산고도 3명씩의 오너 기업가를 배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과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부회장이 경성고 동문이다. 신일고 출신은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포함됐다. 정몽진 KCC그룹 회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용산고 출신이다.

경기여고는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2명의 여성 오너 기업가를 배출했다. 1명 이상 오너 기업가를 배출한 고교는 36곳인 것으로 조사됐다.

CXO연구소 관계자는 “경기고를 나온 31명의 오너 기업가 중 서울대를 졸업한 이른바 ‘KS’ 출신은 15명이었다”며 “과거에는 오너의 출신고에 따라 동문 전문경영인을 등용하는 사례가 빈번했지만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응철 기자 sec@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