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방북에 '박근혜 대통령의 뜻' 담겼나남북관계 변화 정치권에 엄청난 변화 줄 수도박근혜 대통령 정국 주도권 쥐게 돼… 총선·대선 영향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인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이 6월 30일 방북 관련 사전 협의 내용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의 방북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경색된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는데서 나아가 획기적인 변화의 모멘텀이 될 수 도 있다는 기대에서다.

이 여사의 방북은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추정돼 임기 후반인 박근혜정부에 청신호를 켜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의 방북이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될 조짐이다.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인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 등 남측 인사 5명은 30일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 (CIQ)를 통해 입경, 북한 측 관계자들과 만났다. 김 전 장관은 "가급적 7월 안에 방북하고 싶어 하시는 의 뜻을 북측에 전했다"라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이에 대해 북측이 이 여사의 뜻을 존중해 상부에 보고하겠다고 답했고, 이후 다시 만나 구체적인 방북 일정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면서 "작년 11월에 이희호 이여사의 방문 일정을 합의했는데 오늘 북측과 합의된 내용을 재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이 여사의 방북은 작년 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이 여사 앞으로 보낸 친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3주기 당시 조화를 보낸 것에 대한 사의와 함께 초청의 뜻을 전하면서 추진됐다. 김대중평화센터는 지난 4월 중순 이 여사의 5월 말 방북을 위해 개성에서 사전 접촉을 하자고 북측에 제안했지만 북측은 한동안 유보적인 반응을 보이다가 최근 개성에서 만나자는 뜻을 밝혀왔다.

지난달 30일 개성 실무접촉 때 김대중평화센터 측은 가급적 7월 안에 3박4일의 일정으로 방북하기를 원하는 이 여사의 뜻을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장관은 이 여사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면담 가능성에 대해 "김 위원장이 이 여사를 친서로 초청했기 때문에 미뤄 짐작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희호 여사
주목되는 것은 30일 개성 실무 접촉 전날 황교안 국무총리가 이 여사를 방문한 점이다.

황 총리는 29일 이 여사의 동교동 자택을 예방한 자리에서 이 여사의 방북 실무협의에 대해 "정부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이어 "(방북 실무협의에서) 원하는 좋은 결과 나오기 바라고, 협의가 이뤄지면 정부도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북한 어린이를 돕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서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황 총리의 이 여사 방문에 대해 총리실은 "인사차 예방"이라고 했지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남북 접촉과 관련해 모종의 대북 메시지를 전한 게 아니냐는 말이 돌고 있다. 즉, 남북이 획기적인 전환기를 여는데 북한이 합의를 하면 대북 지원과 교류를 해나가겠다는 우리 정부 뜻을 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북 소식통들 사이에서도 박 대통령이 임기 후반인 올해가 아니면 남북관계를 풀어갈 기회가 없어지는 만큼 이번 이 여사의 방북을 통해 남북관계 변화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실제 이 여사의 방북을 계기로 남북 간 경색 국면이 풀리고 경협과 교류가 활성화 되면박근혜정부는 국민의 지지를 토대로 정국 주도권을 쥘 수도 있다. 이는 내년 총선과 나아가 대선 구도에도 유리한 국면을 형성하는 것으로 임기말까지 정국의 중심에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

남북관계의 긍정적 변화는 박근혜정부에 국한된 게 아니라 정국에도 큰 영향을 가져 올 변수 중 하나다. 이 여사의 방북에 박 대통령의 뜻이 담겼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정치권은 이 여사의 방북과 향후 남북관계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이홍우 기자 lh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