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 김무성 '선두권 질주'에 '박근혜-반기문 연대' 제동 거나김 대표 강력한 라이벌은 반 총장?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내외등각국 정상들이 지난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에서 열린'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열린 중국의 전승 70주년 기념 열병식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행사에 참석한 인사들의 면면이 주목받았다.

세계 주요 언론들은 이날 열병식의 핵심 참석자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소개했다.

중국 또한 이들을 각별하게 예우해 열병식에 참석한 60여명의 정상급 지도자들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모두 만난 지도자는 이들 3인을 포함해 5~6개국 정상에 불과했다.

국내에서는 단연 박 대통령이 부각된 가운데 반 총장의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전승절 행사 과정에 만나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의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 참석과 박 대통령과의 만남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 총장이 국제적 시비를 무릅쓰고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것은 박 대통령과의 만남을 고려한 측면이 있고 향후 대선 정국에서 '반기문 변수'가 부상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월 20일 청와대를 방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반 총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잠재적 대선 주자로 상당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차기 대선 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위협하는 요소다. 더구나 박 대통령과 김 대표 사이는 아직 '거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반기문 카드'는 김 대표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차기 대선에서 상수 내지 변수로 거론되는 박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 반기문 총장의 대권 3각 관계를 짚어봤다.

지지율 1위 김무성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

요즘 정치권에서 가장 '잘 나가는' 평가를 받는 인물은 단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다. 여당 대표로 사실상 당을 장악하고 있고 차기 대선의 유력 주자인데다 정치 지형의 분수령이 될 내년 4월 총선도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어서다.

김 대표는 친이ㆍ비박이 중심이 된 당을 이끌고 있고 차기 대선주자 가운데 여야를 통틀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야권이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을 방문 중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가 지난 7월 3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예방, 악수하고 있다.
무엇보다 김 대표를 미소짓게 하는 것은 현재 차기 대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여러 기관의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8월 24~28일 전국 남녀 유권자 2,500명을 상대로 한 전화면접 조사 결과(표본오차 95%±신뢰수준2.0%p) 김 대표는 지지율 24.7%로 여야 차기 대선주자 중 1위를 달렸다. 이는 남북합의 효과에 힘입어 지지율이 1주일 전 대비 2.9% 포인트 상승한 결과로 9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지율 15.9%로 2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지지율 13.5%로 3위를 유지했다. 이어 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7.7%), 김문수 전 경기지사(5.3%), 오세훈 전 서울시장(5.1%), 안희정 충남지사(3.8%),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3.6%),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3.2%), 홍준표 경남지사(3.1%)가 4~10위를 차지했다.

김 대표는 40대(19.0%)에서 문재인 대표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50대(31.5%)와 60대 이상(44.8%)에서도 선두를 이어갔고, 광주·전라(13.9%)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1위를 기록했다.

차기 대선의 전초전으로 평가받는 내년 4월 총선도 김 대표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여권이 김 대표에 '줄서기' 양상을 보이는 반면, 야권은 탈당과 신당 창당 등 분열로 치닫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럴 경우 대선을 1년여 앞두고 '김무성 대세론'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정국이 김 대표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대권 행보에도 힘이 실리는 흐름이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아직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가 소원하고 잠재적 대권 라이벌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때문이다. 나아가 박 대통령과 반 총장 간에 차기 대선과 관련한 '교감'이라도 있다면 김 대표에겐 크나 큰 난제가 아닐 수 없다.

김무성의 '몸 낮추기' 박심(朴心) 얻을까

김무성 대표 측근 인사들에 따르면 '잘 나가는' 김 대표가 현재 가장 신경을 쓰고 공을 들이는 것이 '박심(朴心)'이라고 한다. 멀어진 박근혜 대통령의 마음을 돌리는데 김 대표가 전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측근 인사는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아직 자신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를 바꿔 관계를 회복하는데 적잖이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친박(친박근혜) 인사들도 인정한다. 친박계 한 중진은 "박 대통령은 인연과 신뢰를 중시한다. 김 대표의 지난 행보는 그와는 거리가 있었다. (김 대표에 대한)박 대통령의 입장이 달라진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인연은 2005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이던 박 대통령이 김 대표에게 사무총장을 제의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김 대표는 2007년 대선 경선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명박을 도와라"는 엄명에도 '박근혜 캠프'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아 박 대통령의 신뢰를 얻으면서 '친박 좌장'이란 별칭이 붙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5월 김 대표가 친이계의 지원를 받아 원내대표에 당선되면서 박 대통령과 결별(탈박)했다.

2012년 대선 때 김 대표가 '박근혜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아 박 대통령을 도왔지만 서먹한 관계는 해소되지 않았다. 2014년 당 대표 경선에서 김 대표가 박 대통령을 비롯한 친박의 지원을 받은 서청원 의원을 물리치고 대표에 오른 뒤 곧이어 불거진 '연금 개혁 파동'에서 박 대통령과 정면충돌하면서 두 사람은 완전히 멀어졌다.

김 대표는 취임 초 '수평적 당청관계'를 만들겠다며 "청와대에도 할 말은 하는 여당 대표가 되겠다"고 공언했고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 '정윤회 문건' 사건과 4월 '성완종 리스트' 파문 과정에서 "청와대 사과" "김기춘 실장 책임" 등을 언급하며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을 취했다. 6월 '유승민 사태' 초기 김 대표는 유 전 원내대표를 두둔하는 행보로 박 대통령과 맞서는 것처럼 비춰졌다.

하지만 '유승민 사태' 가 청와대 뜻대로(?) 마무리된 것을 기점으로 김 대표의 태도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박 대통령과 거리를 두기보다는 '대통령 프렌들리'로 방향전환을 한 것이다.

"여당은 대통령과 한 몸이다"라거나, "대통령의 4대 개혁을 당이 앞장서 추진하자" 등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적극 뒷받침하고 청와대를 위해 총대를 메는 모습을 연신 보이고 있다.

8월 26일 열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의원들의 청와대 오찬도 김 대표의 역할이 컸다. 8월 25, 26일 이틀간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연찬회는 첫날 일정을 마친 저녁자리에서 김 대표가 "26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로 당 소속 의원 전원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기로 했으며 오전에 전원이 청와대로 출발한다"는 깜짝 발표로 일정이 갑자기 축소됐다. 청와대의 일방적인 통보에 당이 불만을 가질 수 있었는데 김 대표가 앞장서면서 청와대 오찬은 무리없이 진행됐다.

김 대표는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4대 개혁(노동ㆍ공공ㆍ교육ㆍ금융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데 연설의 대부분을 할애하기도 했다.

이같은 김 대표의 '대통령 프렌들리' 행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권 플랜의 전략적 수정"이라고 해석한다. 김 대표가 박 대통과 대립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살려나가기보다 서로 '윈윈(win-win)하는 방향으로 대선 전략을 바꿨다는 것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김 대표 지지율은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과 연동돼 움직이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고 당 대표로서 책임지는 모습이 김 대표에게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은 영남과 보수층을 기반으로 한 콘크리트 지지층 30%가 있다. 김 대표가 이를 흡수하지 않고서는 대선 후보가 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최근 김 대표가 보수적 행보를 이어가는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 정치 평론가는 " '현직 대통령은 누구를 대통령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누구를 안 되게는 할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현재권력인 박 대통령과 대립해서는 김 대표의 미래권력도 장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대통령 입장에서도 국정 후반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당의 지원이 필요한 만큼 김 대표 하기에 따라 박 대통령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 긴장시키는 '반기문 변수'

김무성 대표의 대권 행보를 긴장케 하는 또 다른 요소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다. 반 총장은 차기 대선 출마와 관련해 손사래를 하고 있지만 직접 "불출마"를 언급한 적은 없다. 그래서 반 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차기 대선에서 김 대표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반 총장을 꼽기도 한다. 물론 반 총장의 대권 의지가 전제돼야 하고 대선에 필수적인 조직, 자금 등을 갖춰야 하며 리더십 등이 검증돼야 하지만 대선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게 중론이다.

반 총장은 차기 대선 관련 여론조사에서 다른 잠룡에 비해 우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창간 55주년을 맞아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7월 17~18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8,461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의 유무선 전화 병행 임의전화걸기(RDD) 방법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표본오차95%±신뢰수준 3.1%p)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에서 반 총장이 18.3%의 지지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13.1%), 박원순 서울시장(12.8%),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10.3%)가 상위권을 차지했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6.0%), 안철수 의원(5.8%),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3.8%),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3.9%), 손학규 전 새정연 고문(2.5%) 등이 뒤를 이었다.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묻는 조사에서 자신을 빼달라는 간곡한 요청에도 '반기문 대망론'은 유지되고 있다. 연령별로 보면 반 총장은 20대부터 60대 이상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15.9~21.9%의 지지율로 어느 한쪽에 편중되지 않는 결과를 보였다. 김 대표는 60대 이상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40대 이상의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20~30대에서는 응답률이 저조했다. 문 대표는 20~30대, 박 시장은 30~40대에서 주로 차기 대선후보로 꼽았으나 50대 이상에서는 인기가 없었다.

지지정당별로도 반 총장은 여야를 가리지 않았고 선호 정당이 없는 층에서도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데일리한국이 창간 1주년 기념으로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반 총장의 방한을 앞둔 7월 15~16일 이틀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 수준 ±3.1%p) 응답자의 36.4%가 '가장 적합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반 총장을 꼽았다

반 총장에 이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1.2%로 2위를 차지했고,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10.3%로 3위를 기록했다. 4위는 박원순 서울시장(7.8%), 5위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4.3%), 6위는 안철수 의원(3.7%)이 차지했다.

반 총장은 모든 연령대와 지역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여야 지지층, 무당파에서도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반 총장은 지난해 12월 20~22일 실시한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데일리한국ㆍ주간한국 신년 기획)에서도 39.7%로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지역ㆍ연령대ㆍ지지 정당ㆍ직업ㆍ소득 수준에 관계 없이 1위를 차지했다. 반 총장은 올해 신년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도 부동의 1위를 나타냈다.

이렇듯 '반기문 대망론'이 1년 이상 지속적ㆍ압도적으로 나타난 것은 반 총장이 실제 2017년 대선에 뛰어들 경우 엄청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전망케 한다.

이런 때문인지 김 대표 측도 반 총장의 행보를 주의깊게 바라보고 있다. 김 대표의 한 측근 인사는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있듯 반 총장이 어떤 선택을 할 지는 알 수 없다. 본인 뜻과 달리 다른 이유로 대선에 나설 수도 있지 않나"하고 반문했다.

일설에는 7월 30일(한국시간 31일) 김 대표가 뉴욕 유엔본부에서 반 총장을 만나 환담했을 때 두 사람 간에 '신경전'이 치열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 대표와 반 총장의 면담과 관련해 양측 모두 "국내 정치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차기 대선과 관련해 기싸움과 탐색전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이날 면담은 본인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의 만남이란 점에서 주목받았다. 약 45분 간 비공개 면담에서 대선 관련 대화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반 총장의 대권에 대한 '진의'를 파악하려 했고, 반 총장은 능란하게 빠져나갔다는 얘기도 들린다. 또 다른 쪽에서는 김 대표가 다른 라인을 통해 단도직입적으로 반 총장의 '대망론'을 알아봤다는 소식도 있다.

김 대표 측에서는 반 총장이 대선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회피하려는 인상에서 오히려 '대권 의지'를 의심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박 대통령-반 총장 대선 교감 있나

김무성 대표 측은 박 대통령의 대선에 대한 생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나아가 혹 있을지도 모를 반 총장과의 '교감'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인천에서 열린 국제교육프로그램에 참석한 반 총장이 예정에 없던 개성 방문을 추진한 것이 발단이 됐다.

반 총장의 개성방문 소식은 김 대표를 비롯해 여야 차기 주자들은 물론, 정치권에서 '대권행보'와 연계해 해석하는 시각이 높았다. 김 대표 측은 반 총장의 개성 방문 시도를 '대망론'의 수순으로 해석했다. 한 측근 인사는 "5월에 김 대표가 차기 주자에서 지지율 1위에 올라 대권에 대한 기대가 상당했는데 반 총장의 갑작스런 개성공단 방문 소식은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었다"면서 "반 총장의 대권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 측은 반 총장의 개성공단 행보를 우려했지만 박 대통령의 생각(朴心)을 더욱 의심했다고 한다. 반 총장의 방북은 박 대통령의 동의 없이는 결행하기 어려운 '사건'으로 박 대통령과 반 총장 간에 차기 대선과 관련해 모종의 '묵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었다고 측근 인사는 말했다.

박 대통령이 6월 2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당리당략에 매몰된 국회와 국민과의 신의를 저버리고 이익을 챙기려는 구태정치를 '배신의 정치'라고 일갈한 뒤 청와대 안팎에서 불거진 박 대통령의 '탈당ㆍ신당설'은 차기 대선과 관련해 아직 꺼지지 않은 '불씨'로 해석되고 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탈당한 뒤 제3 지대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는 인사들로 신당(또는 정치연대)을 만들고 차기 대선도 도모한다는 것으로 그럴 경우 신당의 차기 주자로 반 총장이 최우선으로 거론된다.

이는 실행 여부를 떠나 박 대통령이 차기 대선과 관련해 반 총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인사나 친박 인사 중에 반 총장과 '핫라인'을 가동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청와대를 비롯한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아직 김 대표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는게 중론이다. 박 대통령은 차기 대선과 관련해 언급을 하고 있지 않지만 김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4월 총선 결과에 따라 박 대통령과 김 대표 간의 관계에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한다. 총선에서 여권이 승리할 경우 '김무성 대세론'이 형성될 수 있고, 김 대표가 독자적으로 대권 행보를 해나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부에선 '김무성 대세론'은 박 대통령의 레임덕과 무관하지 않고 김 대표가 정치적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 주변에서는 내년 총선과 관계없이 박 대통령이 여전히 여권에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그 배경에 반기문 총장의 존재가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해석도 있다.

반 총장은 차기 대선 1년을 남겨두고 사무총장직을 마친다. 박 대통령은 집권 기간 남북관계 대전환에 전력했고 앞으로도 이 부분을 국정 최대 현안의 하나로 삼고 있다. 또한 퇴임 후에도 새 대통령이 자신의 과업을 이어가길 기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 점에서 반 총장은 박 대통령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인물이다. 정치권에선 차기 대선과 관련해 박 대통령과 반 총장 간에 '밀약'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반 총장은 7월 30일 유엔본부에서 가진 김 대표와의 면담에서 "남북관계 변화를 이끌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뜻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반 총장의 발언은 유엔 총장의 역할이기도 하지만 실제 행동으로 나타난다면 차기 대선과 무관할 수 없는 행보로 해석될 수 있다.

박 대통령을 비롯한 김무성 대표와 반 총장의 차기 대선과 관련된 행보가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박종진 기자 jjpar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