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압도적 차이로 1위 질주 속 '金-文-安' 엎치락뒤치락 호각세총선 대변수… 누가 승천할까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與, 김무성 독주에 오세훈 급부상…총선서 160∼180석 얻어야 金 안정적
野, 문재인-안철수 2파전, 박원순 추격…더민주 현 109석 이하면 文 위기
안철수, 교섭단체 20석 확보 관건…40석이면 '캐스팅보트'돼 대권 탄력
차기 대선 '반기문 출마' 최대 변수… 반 총장 출마ㆍ성공 놓고 견해 갈려

요즘 '정치'는 국민의 외면과 비판을 받으면서도 가장 관심을 끄는 어젠다다. 연일 정치권 동향이 언론의 첫머리를 장식하고 일반의 대화에도 빠짐없이 등장하곤 한다.

온가족이 모이고 고향 사람이 만나는 설날, '정치'는 자연스레 대화에 올려지게 된다. 더구나 4월 총선을 앞둔 터라 정치는 그 어느 때보다 화제가 될 전망이다. 정치인 누구, 당, 잠룡 등에 대해 세대 간 의견이 공유되고 때론 갈리면서 '설날'이라는 민심의 통로를 거쳐 이런저런 여론이 형성된다.

특히 최근의 정치는 여야를 막론하고 차기 유력 대선주자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대선 예비전을 방불케 한다. 이들 대선주자들의 행보는 곧바로 여론에 반영돼 지지율 등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현재 잠룡으로 거론되는 인사 중에 제19 대선의 주인공이 나올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역대 대선이 증거하고 있고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기도 하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지난 1월 18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6년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이들 잠룡 중 누가 여의주를 물고 비상할 수 있을지 다각도로 짚어봤다.

잠룡들, 누가 뛰고 있나

각 언론사가 실시한 신년 여론조사 결과 차기 대선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인사는 20명 가까이에 이른다. 여권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남경필 경기지사, 정몽준 전 대표, 유승민 전 원내대표, 홍준표 경남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이, 야권에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더민주) 전 대표, 국민의당(가칭) 안철수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손학규 더민주 상임고문,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더민주 전 의원,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장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포함된다.

이들 대부분은 2015년 신년 여론조사에서도 차기 대선후보군에 속했고 유승민 전 원내대표만 지난해 7월 사퇴 파동 이후 꾸준하게 후보 반열에 올라 있다.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여권은 김무성 대표가 1년 넘게 타 후보와 압도적 차이로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고, 야권에선 문재인ㆍ안철수ㆍ박원순 '빅3'가 호각세를 이루고 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여론조사에 포함될 경우 줄곧 지지율 1위로 나타났다.

이런 여론 흐름은 지난 1년에 이어 신년 초까지 이어지고 있다. 단 대선 전초전인 4월 총선이 다가오고 여야 내부에 변화가 오면서 지지도에 변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안철수 의원이 지난 1월 25일 마포구 국민의당(가칭) 당사에서 열린 기획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에선 김무성 대표가 여전히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4월 총선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전 시장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오 전 시장은 여권 후보 중 2위를 유지하고 있고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처음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을 앞서며 '빅5'에 들기도 했다.

야권에선 지난 1년 가까이 문재인 전 대표와 박원순 시장이 지지율 1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지난해 12월 13일 안철수 의원이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추진하면서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문 전 대표와 안 의원이 지지율 1위를 다투는 가운데 박 시장은 3위로 밀린 것이다.

제 19대 대선이 있는 2017년 12월까지는 1년 10개월 가량 남아 있다. 차기 대선후보들에겐 짧기도 하고 긴 시간이기도 하다. 그만큼 차기 주자 지지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당장 4월 총선이라는 대변수가 있고 이에 따른 당의 변화, 반기문 총장의 출마 여부, 북풍(北風)이 부는 한반도 상황, 경제ㆍ사회 요인 등 잠룡들의 전진과 후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은 부지기수다. 다시말해 잠룡 중 누가 차기 대권의 여의주를 물고 승천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차기 대선후보 신년 여론조사

언론사-여론조사기관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 반기문(27.4) 문재인(15.2) 김무성(10.6) 박원순(10.3) 안철수(9.9)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 반기문(23.3) 안철수(13.7) 김무성(12.4) 문재인(11.3) 박원순(10.3)
한국일보-코리아리서치 반기문(23.8) 문재인(12.4) 김무성(11.5) 안철수(10.6) 박원순(10.2)
서울신문-에이스리서치 반기문(23.8) 문재인(12.4) 김무성(11.5) 안철수(10.6) 박원순(10.2)
서울경제-한국리서치 반기문(24.3) 문재인(13.5) 안철수(12.2) 김무성(12.1) 박원순(8.6)

與, 김무성 독주 계속 될 것인가

차기 대선후보와 관련해 여권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부동의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고 다른 후보들과의 격차도 상당하다.

지난 1년간 지지율 편차는 있었지만 김 대표는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고 현재도 마찬가지다. 여당 대표로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강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보수층의 지지를 받은 덕이다.

반면 김 대표의 '지지율 1위'를 위협하는 요인도 적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친박근혜)의 견제가 대표적이다. 차기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현재권력' 인 박 대통령은 김 대표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 김 대표의 무수한 구애(?)에도 여전히 거리를 유지하고 있고 반기문 총장과 유대를 보이는 듯한 행보로 김 대표를 압박하기도 한다. 친박은 4월 총선을 앞두고 작정하고 김 대표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김 대표는 강경 보수 이미지로 수도권 청년층에 취약하고, 박근혜정부 지지율에 김 대표 지지율이 연동된 것도 약점이다. 김 대표의 '지지율 1위'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무엇보다 잠룡인 김 대표의 운명은 4월 13일 20대 총선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180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새누리당 국회의석수는 157석(지역구 130석, 비례대표 27석)이다.

김 대표 공언대로 총선에서 180석에 근접하면 그의 대권행보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기대에 훨씬 못미친 결과로 나타나면 김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남과 동시에 대권도전도 위협받게 된다.

여권에서 김 대표 외에 차기 대선후보로 주목받는 잠룡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청와대와 친박 진영이 오 전 시장을 김 대표 대항마로 밀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해 여론조사에서 차기 주자 반열에 올랐지만 줄곧 미미한 지지율을 보였다. 그러나 4월 총선 출마로 주목을 받고, 그가 시장직을 걸었던 무상급식 문제에 긍정적 여론 등이 작용하면서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신년 여론조사와 그 이후 여러 여론조사에서 오 전 시장은 여권 차기 대선후보 중 김 대표에 이어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와의 격차도 10% 포인트 이내로 줄었고,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야권 '빅3' 중 한 명인 박원순 서울시장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오 전 시장이 4월 총선에서 살아올 경우 대권 경쟁에서 김 대표를 위협하는 가장 유력한 잠룡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소통령'이라는 서울시장 경력과 여당이 취약한 20∼40대에 어필할 수 있는 개혁적 이미지, 여권의 기반인 영남의 지지를 받는다면 김 대표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새누리당이 오 전 시장을 '험지 출마자'로 분류한 것 자체가 김 대표가 오 전 시장을 대권 경쟁자로 인식한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여권 차기 주자 중 3위를 오르내리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4월 총선이 관건이다. 상대 후보가 김부겸 더민주 전 의원으로 최근까지 여론조사에서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지사는 "새누리당 핵심 지역이기 때문에 선거에서는 달라질 수 있다"며 말한다. 김 전 지사가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여당 기반인 TK(대구ㆍ경북)에다 당 혁신위원장을 지낸 경력 등 개혁적 이미지로 차기 대선의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다.

정몽준 전 대표는 '보수의 대안'이 될 수 있고, 통일.경제 영역에서 큰 비전을 제시할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총선 출마가 불투명해 정치에서 멀어지고,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를 받은 것도 대권 행보에 악재가 되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는 젊고 개혁적 이미지로 여당 취약지점인 수도권 젊은층에 비교우위가 있지만 당내 기반이 약하고 중앙정치와 떨어져 있는 것이 약점이다. 남 경기지사는 야당과도 소통하는 혁신 이미지로, 원 제주지사는 '협치' 도정으로 중도 개혁층에 호응이 높다.

두 젊은 잠룡은 대선 시기와 경력 등에 비춰 차차기 주자로 평가되지만 획기적인 도정으로 전국적 관심을 끌고 여당내 세대교체 바람이 불 경우 급부상할 수도 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4월 총선에서 살아남는 게 과제다. 이른바 '진박(진짜 친박)'으로 불리는 전 대구 동구청장의 도전이 거센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유 전 대표가 총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차기 대선에 나설 '잠룡'으로 자리잡기엔 시간이 부족하고 박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소신있는 행보로 보수층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성완종 리스트' 수사 대상에 올라 대권은 물건너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野, '빅3' 경쟁에 다크호스 부상하나

야권 차기 대선후보 중엔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빅3'가 선두권을 형성하며 1년 넘게 경합하고 있다. 뒤를 이어 손학규 더민주 상임고문,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더민주 전 의원,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이 잠룡 반열에 올라 있다.

지난해 12월 안철수 의원이 탈당하기 전까지만 해도 야권의 차기 주자 경쟁은 문 전 대표와 박 시장 '2파전'에 안 의원이 3위로 추격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안 의원이 탈당하고 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하면서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반면 박 시장의 지지율은 급락했다.

신년 주요 언론사의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 조사를 제외한 다른 매체의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은 박 시장에 앞섰다.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도 안 의원이 박 시장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1월 25~27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24명(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야권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18.8%로 1위에 올랐고, 안철수 의원은 13.9%로 2위를 차지했다. 박원순 시장은 3위인 7.1%였다.

전체적으론 김무성 대표 18.2%, 오세훈 전 시장 8.7%, 유승민 전 원내대표 3.7%, 김문수.홍준표 전 지사 3.5%, 안희정 지사 3.1%, 정몽준 전 대표 2.9%, 심상정 정의당 대표 2.0%, 남경필 지사가 1.6% 등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이 1월 12~14일 전국 성인 1005명(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문재인 전 대표가 16%로 1위에 올랐고, 안철수 의원 13%, 김무성 대표 12%, 박원순 시장 8%, 오세훈 전 시장 7% 등으로 뒤를 이었다. 그밖에 김문수 전 지사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 이재명 성남시장이 각각 2%로 나타났다.

야권 잠룡들의 대권전은 더민주 간판인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안철 수 의원 간 2파전이 치열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박원순 시장의 추격, 다른 잠룡들이 기회를 엿보는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의 최대 변곡점은 4월 총선이 될 전망이다. 총선 결과에 따라 문 전 대표와 안 의원 중 한 쪽이 치명상을 입고 대권전에서 물러나거나 팽팽한 접전을 이어갈 수도 있다.

문 전 대표와 행보를 같이해 온 박원순 시장은 문 전 대표의 거취에 따라 대권 행보가 달라질 수 있다. 문 전 대표가 총선에서 일정 성과를 거둬 잠룡의 위상을 강화하면 박 시장의 설 자리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반대로 문 전 대표가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 박 시장이 대역(代役)을 맡을 수도 있다.

또 다른 잠룡인 안희정 지사와 김부겸 전 의원도 총선과 정국 상황에 따라 유력한 잠룡으로 부상할 수 있는 다크호스로 평가받고 있다. 정치권, 특히 야권에서는 문 전 대표가 낙마할 경우 친노(친노무현)계 '대안'으로 안 지사가 보다 일찍 대선 무대에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한 친노계 중진은 "안 지사는 친노계 자산에다 충청이라는 지역 기반, 중도개혁적 이미지로 대선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평했다. 전문가 중 일부는 반기문 총장이 출마하지 않을 경우 안 지사가 '충청대망론'을 앞세워 충청권을 장악하고 호남ㆍ친노계의 지원을 받는다면 대선에서 승산이 있다고 분석한다.

김부겸 전 의원도 잠룡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 전 의원이 4월 총선에서 맞상대로 거론되는 새누리당 김문수 전 지사를 꺽을 경우 여당의 텃밭에서 승리했다는 상징성과 여권 차기 주자를 물리쳤다는 점에서 의미는 매우 크다. 한 정치 전문가는 "김 전 의원이 TK(대구.경북) 중심인 대구에서 승리한다면 여권의 축인 영남에서 적잖은 영역을 확보하게 되는 것으로 차기 대선에서 호남과 수도권의 지지까지 이어진다면 문재인 대표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차기 대선 최대 변수 '반기문 출마'

차기 대선후보들과 관련한 신년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압도적 1위'를 보였다. '압도적'이란 수사는 후순위 주자들과 격차뿐 아니라 그 내용에서 여타 잠룡들을 압도한다는 의미다. 반 총장은 여론조사 지표인 남녀, 지역, 연령대, 계층 등 거의 전 범위에서 1위로 나타났다. 반 총장의 경우 여야 어느쪽으로 출마해도 당선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반기문 대망론'이 허상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그래서 정치 전문가들은 "차기 대선은 반 총장에 달렸다"고 말한다.

물론 일부에선 반 총장이 국내 정치 기반이 없어 대선에 나오더라도 승산이 없다고 분석한다. 반 총장이 '권력의지'가 부족하다거나 출마할 명분이 없어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여건이 되면 왜 출마하지 않겠냐"면서도 "대통령선거는 혼자 하는 게 아니고 세력이 있고, 국민과 접촉해 가치(이념)를 공유해야 하는데 반 총장은 외교 외에 어느 것 하나 없이 '이미지'만 있다. 또 정치적 부분에 검증이 안된 점도 출마 가능성을 낮게 한다. '충청대망론'은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물론, 전문가들 대다수는 반 총장이 차기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본인 의지, 조직 등과는 별개로 일단 출마하면 당선 가능성이 높다"면서 "반 총장의 최근 행보는 '권력의지'를 보여주며 출마 가능성을 전망케 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도 남북관계의 특수성, 세계에서 한국의 역할, 여당 후보의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반 총장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이 이전과 다른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며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본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은 "지난해 국정감사 과정에 미국에서 반 총장을 만났는데 이전과 달리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우리도 놀랐다"며 반 총장의 '권력의지'를 언급했다.

반 총장이 지난해 5월 개성공단 방문을 추진한 것이나 11월 북한방문 계획을 밝힌 것도 대권 도전 의지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특히 반 총장과 박 대통령이 수차례 만나 북한 문제를 포함해 한반도 미래, 심지어 새마을운동까지 논의한 것을 두고 차기 대선과 관련해 '현재권력'(박 대통령)과 '미래권력'(반 총장) 간에 모종의 '묵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다.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여야 어느 당 후보로 나설지도 주목된다. 정치권에선 반 총장의 정치성향과 박근혜정부와의 관계에서 볼 때 여권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럴 경우 여당내 차기 대선후보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무성 대표가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

반면 야권에선 반 총장이 노무현 정부 때 유엔의 수장이 된 것을 근거로 야당 후보론을 내세운다.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반 총장이 여도, 야도 아닌 '제3지대(세력)'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을 한다. 현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실망을 배경으로 여야 인사들과 거리가 있는 참신한 인물을 중심으로 세를 모아 후보로 나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과 가까운 한 인사는 "박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를 언급한 것은 여야를 막론하고 현 정치권에 대한 실망을 드러냄과 동시에 새로운 정치를 기대한 것으로 그 중심에 반 총장과 같은 인물이 서주기를 바란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전술한 상황을 종합할 때 반 총장의 차기 대선 출마 여부는 '가능성'에 무게가 주어진다. 19대 대선이 있는 2017년 12월까지 시간과 변수가 남아있지만 지난 1년과 현재의 여론 추이를 볼 때 반 총장은 강력한 대선 후보인 것은 분명하다.

4월 총선, 잠룡들 운명 가른다

여야 20명 가까운 차기 대선후보들의 운명은 대선 전초전인 4월 총선에 따라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옥?여야 각 당의 대표격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은 총선 성적에 따라 차기 대선후보의 위상도 급변하고 이들 '빅3'의 변화에 따라 다른 잠룡들에게도 대권 도전의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4월 총선이 잠룡들 운명의 잣대가 되는 셈이다. 4ㆍ13 총선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 등 3당 구도가 가시화된 가운데 각 당의 승패가 주목된다.

27일 현재 새누리당이 157석, 더민주가 109석이다. 이는 각 당 총선 승패의 '하안선'으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현재 의석을 넘어 국회선진화법 하에서 야당 반대를 무력화할 수 있는 180석을 목표로 삼았다.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 속에 치러지는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현재 의석을 유지하는 수준에 머물면 '패배'와 다름없고 김 대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따라서 180석에 근접할수록 김 대표의 당내 권한은 강화되고 대권도전은 탄력을 받게 된다.

문재인 전 대표의 성패는 최소한 현재 의석 이상을 확보하느냐에 달렸다.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은 26일 "탈당 전 의석수 이상을 당선시켜야 승리했다고 할 수 있다"며 "현재보다는 한 석이라도 많아야지 책임론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의석수(109석) 아래면 문 대표는 당의 총선 패배는 물론, 야권 분열의 책임까지 떠안아 대권 도전에 비상등이 켜진다. 정치권에서는 109~127석 사이면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은 최소한 국회 교섭단체 요건인 20석을 확보해야 한다. 그 이하면 안 의원은 야권분열의 책임을 지고 대권경쟁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에서는 더민주가 110석 정도를 얻을 것을 가정할 때 국민의당이 40석 정도를 얻어야 '캐스팅보트'가 돼 정국을 주도할 수 있고 안 의원의 대권 도전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여권은 공천 문제로 친박-비박 간 파워게임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고, 야권은 분열된 채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야당 맹주'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예비전을 펼치고 있다.

4월 총선은 아직 안갯속이다. 차기 대선주자들의 운명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잠룡들의 운명을 가를 4월 총선은 어김없이 다가오고 있다.



박종진 기자 jjpark@hankooki.com